미·중 잠정 무역 합의, 달러·귀금속 ‘안전자산’ 수요 줄였다

달러 인덱스(DXY)는 10월 27일(현지시간) -0.17%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미·중 양국이 잠정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와 금ㆍ은 같은 안전자산을 매도하고 위험자산으로 이동한 영향이다.

2025년 10월 2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달러 약세는 9월 미국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0%로, 시장 예상치(3.1%)를 소폭 하회한 점도 한몫했다. 물가 둔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완화 가능성을 키워 달러 강세 요인을 희석했다.

같은 날 달러 인덱스 차트 시장 참가자들은 10월 29일 새벽 마감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98%로 가격에 반영했다.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 달러 보유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환시장은 이미 선제적으로 달러를 매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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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협상 진전이 촉발한 위험선호

지난 주말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실무 협상에서 미국과 중국이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 백악관 측 협상 대표인 재무장관 브레트 베선트(Bessent)는 “

미국이 11월 1일부로 부과하기로 했던 100% 관세는 사실상 철회됐다

”고 밝혔다. 대신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을 1년간 유예하고, 미국산 대두 ‘상당 물량’ 구매에 합의했다. 양국은 운임 협상펜타닐·전구체 단속에서도 전진적 합의에 접근했으며, ‘틱톡(TikTok) 미국 내 서비스 유지’ 방안도 테이블에 올랐다.

베선트 장관은 또 “연준 의장 후보군을 크리스토퍼 월러·케빈 워시·케빈 해싯·미셸 보우먼·릭 리더 등 5명으로 압축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다음 연준 의장을 지명할 예정이며, 현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15일 종료된다.


■ 달러 약세에도 유로·엔 강세 제한적

EUR/USD는 달러 약세에 힘입어 +0.15% 상승했다. 독일 IFO 기업환경지수가 88.4로 전월 대비 0.7포인트 올랐다는 발표가 유로 강세를 거들었다. 반면 시장은 10월 30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금리 인하 확률을 1%로만 반영, 추가 부양 기대는 제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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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는 미묘한 움직임을 보였다. USD/JPY가 장 마감 무렵 보합권에 머무른 가운데, 일본 닛케이225지수+2.46% 급등하면서 일부 일본 자금이 국내 주식으로 환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말로 갈수록 엔화는 ‘안전자산’ 역할보다 자국 투자 수요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 선물 차트 은 선물 차트

■ 금·은 가격, 두 달 상승분 반납

12월물 금 선물-2.85%(-118.10달러) 급락해 2주 신저가로 밀렸다. 12월물 은 선물-3.73%(-1.812달러) 떨어졌다. 최근 두 달 동안 이어진 매수 과열이 빠르게 청산되며 롱 포지션이 일제히 정리된 결과다.

다만 금·은은 여전히 미국 정부의 셧다운 장기화, 지정학 리스크,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연준 독립성 논란 등 구조적 불확실성에서 안전자산 프리미엄을 지지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부진한 미국 지표는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명분을 제공해, 장기적으로 귀금속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ETF(상장지수펀드) 자금 흐름은 반대 방향이다. 10월 24일 기준 금 ETF 보유 잔고는 3년 최고치 대비 -0.8%, 은 ETF는 3.25년 최고치 대비 -1.3% 줄었다. 이는 대규모 롱 청산이 현실화됐음을 시사한다.


■ 용어 해설

  • DXY(달러 인덱스):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것. 100을 기준으로 상승하면 달러가 강세, 하락하면 약세를 의미한다.
  • FOMC: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체. 매 6주마다 열리며 금리 및 유동성 방침을 확정한다.
  • 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 변동 폭을 나타내는 최소 단위. 1bp는 0.01%p에 해당한다.
  • 안전자산(Safe-haven):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자금이 몰리는 자산으로, 달러·엔·스위스프랑·금 등이 대표적이다.
  • ETF: 주식처럼 거래되지만 특정 지수·원자재·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귀금속 ETF는 실제 금속을 보유해 가격을 추종한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필자인 리치 아스플런드(Rich Asplund)는 언급된 종목에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