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2025년 10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 500 지수(티커: $SPX)는 전장 대비 0.79% 오른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0.66%, 나스닥 100 지수($IUXX)는 1.04% 상승 마감했다. 동시에 12월물 E-미니 S&P 선물(ESZ25)은 0.68%, 12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Z25)은 0.89% 각각 올랐다.
시장은 0.4% 전월 대비 상승을 예상했으나 실제 9월 CPI는 0.3% 상승에 그쳤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3.0% 상승하며 예측치(3.1%)를 소폭 하회했다. 핵심 CPI(식품·에너지 제외) 역시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1% 증가했는데, 이는 시장이 기대한 0.2% 및 3.1% 수준과 유사하거나 소폭 낮은 수준이었다.
미국 연준(Fed) 정책 기대감 확대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약화되자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선물시장은 10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97%로 반영하고 있다.
다만 CPI 상승률(3.0%)은 여전히 지난 16개월래 최고치와 맞먹는 수준이며, 핵심 CPI도 연준의 목표치(2.0%)를 웃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경제지표 및 기업 실적 – 엇갈린 신호
시장에는 추가로 긍정적인 지표가 나왔다. 10월 S&P 글로벌 미국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52.2를 기록, 예상치(52.0)를 상회했다. 서비스 PMI 역시 1.0포인트 오른 55.2로 집계돼, 전망치(53.5) 하락 예상과 달리 호조를 보였다.
반면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10월 최종치)는 53.6으로 전월 대비 1.4포인트 하락, 시장 전망치(54.5)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소비 둔화 우려가 일부 불거지면서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정치·무역 변수 – 트럼프, 캐나다와의 협상 중단 선언
시장 분위기를 위축시킨 요인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늦은 밤 캐나다와의 무역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는 온타리오 주정부가 공개한 반(反)관세
광고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광고에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자유무역의 중요성
을 강조하며 관세를 “낡은 발상”
이라고 비판하는 연설 장면이 담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광고가 11월 5일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 합법성 여부 심리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제작됐다고 주장했다. 하급심은 이미 상호 관세를 긴급 권한 남용
으로 판단하며 위법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미·중 무역협상과 APEC 회담 관전 포인트
시장 참가자들은 또한 미·중 정상회담에 주목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 주 목요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별도 면담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1일까지 합의가 없을 경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 인상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여기에 더해 미 연방정부 셧다운(4주째)이 지속되며 소비·고용 둔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블룸버그 경제연구소는 64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강제 휴직 상태에 놓여 실업보험 청구가 늘고,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업 실적과 주가 움직임
3분기 어닝시즌이 한창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기업 중 85%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면서 2021년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 중이다. 다만 3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7.2%로 2년 만에 최저, 매출 성장률은 5.9%로 전분기(6.4%)보다 둔화될 전망이다.
개별 종목으로는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빅테크 가운데 테슬라(TSLA)가 1.5% 하락했다. 반면 알파벳(GOOG)은 2.4%, 엔비디아(NVDA)와 아마존(AMZN)은 각각 1% 이상 상승했다.
가상자산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이 1.2%, 이더리움이 3.2% 오르자 코인베이스(COIN)는 JP모건의 투자의견 상향(뉴트럴→비중확대)에 힘입어 5% 이상 급등했다. 라이엇 플랫폼스(RIOT)는 3%, 마라 홀딩스(MARA)는 2% 넘게 올랐다.
업종별로는 포드(F)가 공급업체 화재 이후 생산 정상화 전망을 밝히며 8% 급등했다. 반면 뉴몬트(NEM)는 2026년 금 생산량 전망이 2025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발표에 7% 하락했다. 데커스 아웃도어(DECK)도 2026 회계연도 순매출 가이던스가 실망을 안기며 13% 급락했다.
국제 금융시장 동향
글로벌 주식시장은 혼조세였다. 유로 스톡스 50지수는 0.26% 하락했으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71%,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1.35% 각각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12월물 T-노트) 가격이 2틱 상승했고, 수익률은 3.989%로 1.2bp 하락했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은 2.279%로 2.4bp 내렸다. 유로존 10년물 독일 분트 금리는 2.618%(+3.5bp)였고, 영국 길트는 4.420%(-0.4bp)로 나타났다.
한편 스왑시장은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1% 미만으로 낮게 반영하고 있다.
전망 및 해설
이번 CPI 둔화는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3%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준이 조기 완화로 돌아서기까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고용 및 소비 지표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어, 11월 이후 발표될 10월·11월 경제지표가 정책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11월 1일 전까지 미·중 무역협상 결과, 11월 5일 연방대법원 판결, 연방정부 셧다운 교착 여부, 그리고 4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증시 변동성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편,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베팅과 함께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교차하며 스프레드 포지션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는 향후 물가 및 경기 전망에 대한 시장 참여자 간 견해차가 여전히 크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요약하면, 물가 완화·기업 실적 호조·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세 축이 공존하면서 향후 몇 주간 증시 방향성은 계속해서 빠르게 변동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