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업계의 거대 기업인 Applied Materials Inc.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2025년 10월 23일,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체 인력의 약 4%에 해당하는 1,400명가량을 감원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향후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Applied Materials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제조용 장비 공급업체 중 하나다. 이번 구조조정은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과 까다로워진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탓에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단행됐다.
■ 1억6,000만~1억8,000만 달러 재무 부담
회사 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정식 공시를 통해, 이번 감원에 따른 일회성 비용 1억6,000만 달러에서 1억8,000만 달러(약 2,210억~2,490억 원)를 2025 회계연도 4분기에 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금액은 퇴직금, 복리후생 이월분, 직무 전환 지원 등 인적 자원 관련 비용으로 구성되며 회사 전체 손익구조 개선을 위한 중·장기 계획의 일환이다.
■ 미국의 對중국 수출 통제 확대가 주요 배경
2024년 9월 말, 워싱턴 당국은 중국뿐 아니라 제3국 계열사를 통해 반도체 제조 장비를 우회 구매하는 시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수출 통제(Export Controls) 규정을 한층 강화했다. 이에 따라 Applied Materials와 경쟁사는 특정 중국 고객사에 부품·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별도의 수출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이번 규제 강화로 2026 회계연도 매출이 약 6억 달러 감소할 것” — 회사 경영진, 2025년 10월 초 실적 설명회 中
업계에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지속되는 한, 주요 장비업체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한다.
■ 3만5,700명에서 1,400명 감원… ‘조직 민첩성’ 강조
Applied Materials는 2024년 10월 27일 기준 정규직 직원 3만5,700명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구조조정은 전체 인원의 4% 규모로, 각 사업부·지원부문 전반에 걸쳐 시행된다.
Gary Dickerson 최고경영자(CEO)는 전사(全社) 메모에서 “업무 방식 혁신, 의사결정 단순화, 핵심 역량 집중을 통해 향후 수년간 예상되는 대규모 성장 기회에 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 해설 Export Control이란 국가 안보·외교 정책 목적상 민감한 기술 또는 장비의 해외 반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규제다. 해당 품목을 판매하려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의 허가가 필요하며 위반 시 형사·민사 처벌을 받는다.
■ 업계·시장 영향 및 전문가 시각
글로벌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은 미국 규제에 따라 중국 매출 비중을 낮추고 대만·한국·미국 내 고객사와 신규 계약을 확대하는 전략을 모색 중이다. 특히 TSMC, 삼성전자, 인텔 등이 추진 중인 첨단 공정(High-NA EUV, GAA 등) 투자 사이클이 장비 수요를 일정 부분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재고 조정과 설비 가동률 하락이 겹쳐 실적 압박이 불가피하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장비 기업 주가는 규제·재투자 시점·고객 다변화 전략의 성공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 향후 관전 포인트
1) 미국 정부가 추가 규제로 확장할 범위 및 시점
2)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자체 장비 국산화 속도
3) Applied Materials의 연구·개발(R&D) 투자 중점 분야 재편 방향
4) 구조조정 효과가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는 타임라인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 조정이 장기 성장 발판이 될 가능성”과 “규제 리스크 장기화로 인한 밸류에이션 하향” 사이에서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 결론
Applied Materials의 1,400명 감원 결정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미국 수출 통제로부터 파생된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혁신 전략의 일환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장비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지속적 기술 혁신이 향후 생존과 성장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