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체이스(JP Morgan)가 금 가격 전망을 대폭 상향했다. 은행은 향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주기, ‘연준 독립성’에 대한 우려,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 가격이 지금보다 훨씬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년 10월 2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은 2026년 4분기 평균 금 가격이 온스당 5,055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현행 전망치보다 한층 상향 조정된 수치로, 은행은 투자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중앙은행의 지속적 매입이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서 JP모건은 “미 달러화 자산에 크게 노출돼 있는 해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미세 조정하며 일부 비중을 금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면서, “달러 대비 자산 다변화 욕구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미국 자산이 여전히 해외 투자자 포트폴리오의 핵심이지만, 노출 비중을 45%에서 43% 정도로 줄이고 그 가운데 0.5%포인트를 금으로 이동시키는 것만으로도 금값은 6,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 — 나타샤 카네바(Natasha Kaneva), JP모건 글로벌 상품 전략 책임자
해설 및 용어 설명
•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 성장이 정체되는데도 물가가 오르는 현상으로, 안전자산 수요를 급격히 확대시킬 수 있다.
• 연준 독립성(Fed Independence) 우려는 정치권 압력이 통화정책 결정에 개입할 가능성을 의미하며, 이는 달러 가치와 금 시장 모두에 불확실성을 높인다.
중앙은행 ‘큰손’ 효과
세계 중앙은행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JP모건은 “특히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외화보유액 내 금 비중을 장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중”이라며, 이러한 구조적 수요가 금 가격에 장기적 지지선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약 57% 상승했으며, 가장 최근 기록된 사상 최고가는 10월 21일 온스당 4,381.21달러였다. JP모건은 연준의 완화적 전환 기대, 지정학적 긴장,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이같은 랠리를 촉진했다고 평가했다.
다국적 금융기관 별 2025·2026년 금 가격 전망
로이터가 집계한 주요 금융기관 10곳의 최신 전망치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모두 온스당 달러 기준
2025년 평균 목표가는 3,291~4,000달러, 2026년 목표가는 3,250~5,000달러로 분포한다. JP모건(5,055달러), HSBC(4,600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5,000달러), 소시에테제네랄(5,000달러) 등 ‘5,000달러 클럽’이 급격히 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장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본 곳은 씨티리서치(3,250달러)가 대표적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 대비 평균 전망치가 15% 이상 상승한 것으로, 금 시장에 대한 월가 시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투자 전략 및 시장 영향
전문가들은 금 상장지수펀드(ETF)·금 현물·금 관련 채굴주(마이닝 스톡)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포트폴리오 위험완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실질금리가 하락하거나 음(負)의 영역으로 진입할 경우 금 가격 탄력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다만 급격한 가격 상승 후 따른 조정 리스크 역시 존재한다. JP모건은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되, ‘묵직한 구조적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에 중·장기적 매수 관점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기자의 시각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서는 시나리오는 과거 여러 번 제기됐지만, 이번처럼 다수 글로벌 IB가 동시에 5,000달러를 제언한 사례는 흔치 않다. 이는 글로벌 통화·재정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달러화의 상대적 약세 전망과 중앙은행의 탈(脫)달러 행보가 맞물리면서, 금이 ‘최후의 가치저장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미 금리 사이클이 실제 인하 국면에 들어서는 시점과 강도, 그리고 지정학·에너지 가격 흐름 등 변동 요인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본다. 결국 금 가격의 추세적 방향은 확률이 높은 ‘완만한 우상향’이지만, 단기 과열 신호에는 유의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