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포트-맥모런(Freeport-McMoRan Inc.)이 3분기 구리 가격 상승 효과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주가가 장 초반 3.3% 상승한 42.10달러까지 올랐다.
2025년 10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를 둔 이 광산기업은 주당 0.50달러의 조정 순이익을 올려 시장 예상치였던 0.41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회사 측은 구리·금·몰리브덴 등 핵심 금속 가격의 상승이 인력 사고에 따른 생산 차질을 부분적으로 만회했다고 밝혔다.
구리 가격 동향은 이번 실적에 결정적이었다. 회사의 3분기 평균 실현 구리가격은 파운드당 4.68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 올랐다. 이는 중국 내 제조업 활동 회복과 전력·재생에너지 인프라 수요 확대로 금속 가격이 견조하게 유지된 덕분이다.
Freeport-McMoRan은 “현재 구리 수급 환경은 구조적으로 타이트하며,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기초체력 개선이 가격 방어막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적 호조 이면에는 인도네시아 파푸아주 그라스버그(Grasberg) 광산의 약 한 달간 가동 중단이라는 암울한 사건이 자리한다. 지난달 80만t 규모의 토사·진흙이 갱도를 덮치면서 7명의 노동자가 매몰·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해당 사고는 세계 2위 규모 구리·1위 금 생산 기지인 그라스버그의 생산 차질을 유발해 회사 전체 실적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다.
회사는 사고 여파로 2026년 중반까지 단계적 재가동이 불가피하다고 밝혀, 향후 2년간 공급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4분기 판매 가이던스로 구리 6억3,500만파운드, 금 6만온스를 제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감소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그라스버그의 “지속적 운영 리스크”가 프리포트-맥모런 주가의 상수(常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프리스(Jefferies)의 애널리스트 크리스 라페미나는 “4분기 목표는 달성 가능하겠지만, 인프라 손상과 안전 문제에 대한 투자자 불신은 장기적으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3분기 생산·재무 지표
• 구리 생산량: 9억1,200만파운드 (전년 대비 13.2%↓)
• 금 생산량: 28만7,000온스 (37.1%↓)
• 조정 주당순이익(EPS): 0.50달러
• 주가 반응: 개장 후 +3.3%로 긍정적
회사 관계자는 “사고 조사 완료 이후 다음 달 투자자 회의를 열어 장기 복구 일정과 자본 지출 계획을 세부 공유하겠다”며 당일 컨퍼런스콜을 생략했다. 이는 잠정 보고서 뒤에 최종 사고 원인·비용을 명확히 한 뒤, 향후 배당·자사주 매입 정책을 포함한 전략을 일괄 발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 해설: 그라스버그 변수와 구리 시장 전망
그라스버그는 고지·열대 우림이라는 지형적 특성상 계절성 홍수·산사태에 취약하다. 이번 사고도 해발 4,000m 이상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폭우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동 광산은 연 150만t 이상의 구리와 150만~200만온스의 금을 생산해오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구리는 전기차, 풍력·태양광 발전, 배터리, 스마트그리드 등 탈탄소 인프라의 핵심 소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에너지 전환 관련 구리 수요가 연평균 4%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처럼 대형 광산이 멈추면 공급 부족 우려가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기자 관전평
프리포트-맥모런의 이번 실적은 “가격 호재 vs. 물량 부재”라는 산업 전반 딜레마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구리 강세가 수익성을 지지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광산 안전·환경 리스크 관리가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구리가격 지표(LME·COMEX)와 현장 리스크 완화 속도를 함께 모니터링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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