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우드 머티리얼즈, 3억5천만 달러 대규모 자금 조달
배터리 재활용 및 에너지 저장 분야의 선도 기업 레드우드 머티리얼즈(Redwood Materials)가 Eclipse Ventures가 주도하고 엔비디아(Nvidia)의 투자 부문인 NVentures 등이 참여한 시리즈 투자 라운드를 통해 3억5천만 달러(약 4,700억 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2025년 10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국내외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 광물의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뤄졌으며, 동시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과도 맞물려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네바다주 카슨시티에 본사를 둔 레드우드는 사용이 종료된 배터리에서 리튬·코발트·니켈·구리 등 희소 금속을 회수해 재생산하는 ‘어번 마이닝’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동시에 데이터센터 및 전력 계통 안정화를 위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을 공급하며 시장을 확대해 왔다.
“국제 공급망의 제약이 심화되는 동시에 미국 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 시점은 우리 회사와 미국 전체에 중대한 분기점이 되고 있다.” – 레드우드 머티리얼즈 공식 성명
테슬라 공동 창업자 J.B. 스트라우벨의 리더십
레드우드는 2017년 테슬라 공동 창업자이자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인 J.B. 스트라우벨(J.B. Straubel)이 설립했다. 그는 2019년 테슬라를 떠난 뒤 레드우드 경영에 전념하며, 폐배터리 재활용→소재 정련→배터리용 전극 소재 생산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모델을 구축했다.
스트라우벨 CEO는 “재생 가능 에너지 전환을 가속하려면 순환경제가 필수”라며, 배터리 원료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폐배터리 회수율 95%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배터리·IT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레드우드는 이미 폭스바겐, 파나소닉, 도요타, 리프트 등과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이를 통해 폐배터리 공급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함과 동시에, 재활용 금속을 다시 파트너사에 공급해 원료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파나소닉과는 네바다주 기가팩토리 인근에 재활용 공정을 설치하여 물류비를 최소화했고, 폭스바겐과는 북미 공장 배터리 재생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장기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업가치 50억 달러에서 추가 도약
레드우드는 2023년 8월 10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5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해당 가치를 유지한 채 이뤄졌으며, 회사는 신규 자금을 ▲ESS 사업 확대 ▲소재 생산능력 증설 ▲인력 확충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배터리 재활용 소재의 연간 생산량을 2027년까지 100GWh 규모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히며, 캘리포니아·텍사스 등 신규 공장 설립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배터리 재활용·에너지 저장 산업이 주목받는 배경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리튬과 니켈 등 핵심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커지자,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들은 원재료 자체 조달에 나서고 있다. 재활용은 신규 광산 개발보다 탄소 배출이 최대 80%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ESG 시대의 핵심 솔루션으로 부상했다.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전력망 안정화와 피크 부하 관리를 위한 ESS 수요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레드우드는 이 두 가지 구조적 성장 동인을 모두 겨냥함으로써 투자자 유입을 이끌어냈다.
핵심 용어 해설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은 전력을 저장해두었다가 필요할 때 방전하는 장치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전력망 주파수 조정을 돕는다.
어번 마이닝은 전자폐기물·폐배터리 등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도시 광산 개념으로, 지하 광산 개발에 비해 환경 부담이 적다.
시장·정책 관점에서의 시사점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통해 국내 생산·재활용을 촉진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 사례는 민간 분야가 정책 기조에 어떻게 호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레드우드의 발표는 희소 금속 공급망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순환경제 기반 내재화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향후 ESS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는 레드우드의 사업 다각화가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이 될 전망이다. 다만 원자재 가격 사이클, 정책 지원 지속성, 기술적 수율 개선 여부가 향후 기업가치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