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즈브로(Hasbro Inc.)가 디지털 게임 부문의 호조세를 바탕으로 2025 회계연도 매출 및 핵심 영업이익(EBITDA)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이는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미국 완구 업계 전반에 드리운 관세(타리프)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자사 브랜드의 견조한 성장세를 재확인한 조치다.
2025년 10월 2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즈브로는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연간 매출 증가율을 종전 ‘중한 자릿수(mid-single digit)’에서 ‘높은 한 자릿수(high single digit)’로, 조정 EBITDA 가이던스를 12억4,000만~12억6,000만 달러로 각각 상향했다. 기존 가이던스(11억7,000만~12억 달러) 대비 최대 9% 확대된 수치다.
3분기 기준 주요 지표
• 매출: 13억9,000만 달러(전년 동기 대비 8% 증가, LSEG 컨센서스 13억4,000만 달러 상회)
• 조정 주당순이익(EPS): 1.68달러(시장 전망치 1.63달러 상회)
• Wizards of the Coast & Digital Gaming 부문 매출: 42% 급증(전년 동기 -5%)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과 모노폴리 고!(Monopoly Go) 등 핵심 타이틀의 흥행이 디지털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Wizards of the Coast는 TCG(트레이딩 카드 게임) ‘매직’의 디지털·모바일 버전과 신규 세트 출시 효과가 동반 호조를 보이며,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확장 중인 해즈브로 디지털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재무총괄책임자(CFO) 지나 고에터(Gina Goetter)는 “우리는 관세 대응 전략(tariff remediation playbook)을 단호히 실행해 위험을 완화하고 수익성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의회와 행정부가 중국산 완구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위협을 내놓으면서 업계 전반이 긴장하고 있다. 해즈브로는 이에 선제 대응 차원에서 중국 의존도 축소 로드맵을 공개했다. 기존 ‘2027년까지 매출 비중 40% 이하’ 목표를 2026년까지 30% 이하로 한층 강화했다.
● 완구 업계의 관세 리스크와 구조조정 현황
미국 완구업계는 생산 기지 대부분을 중국, 베트남, 멕시코 등에 두고 있어 관세 인상 시 직접적인 원가 상승 압력에 직면한다. 해즈브로는 올해 초 1억 달러 규모의 구조조정과 1,000명 이상 인력 감축을 발표했으며, 10억 달러 비용 절감 프로그램도 병행 중이다. 동종업체 마텔(Mattel Inc.)은 같은 날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주문 지연과 재고 조정으로 매출·이익이 시장 예상을 하회했으나 연간 가이던스는 유지했다.
e마케터(eMarketer) 애널리스트 잭 스탬보어(Zak Stambor)는 “소매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지만, 해즈브로의 매직: 더 개더링과 모노폴리 고! 등 핵심 브랜드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해즈브로 측은 “4분기(홀리데이 시즌)에도 브랜드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용어·배경 설명
①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
1993년 출시된 세계 최초의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으로, 해즈브로 자회사 Wizards of the Coast가 개발·운영한다. 실물 카드뿐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Arena 등)으로도 확장돼 고수익 모델을 형성했다.
② 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의 약자로, 이자·세금·감가상각·무형자산상각 비용을 차감하기 전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업의 본질적 수익성을 가늠할 때 자주 활용된다.
③ 관세 리스크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전략산업 보호 차원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뜻한다. 완구업체는 제조·조립 과정의 70% 이상을 아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관세 인상 시 즉각적인 원가 상승 및 소비자 가격 전가 압박을 받는다.
● 기자 해설 및 전망
해즈브로의 이번 가이던스 상향은 ‘콘텐츠 IP 강화→디지털화→팬 커뮤니티 확대’라는 선순환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Wizards of the Coast 부문을 통한 고마진 디지털 매출 확대 △제조 거점 다변화로 관세 리스크 완화 △비용 절감 프로그램에 따른 운영 레버리지 등이 맞물리며, 연말 성수기 실적도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단,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과 소비 경기 둔화는 여전히 잠재적 변수로 작용한다.
올해 들어 주가가 34% 이상 상승한 해즈브로는 이날 실적 발표 직후 장 초반 보합권을 유지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디지털 포트폴리오 경쟁력과 공급망 재편 성과가 얼마나 빠르게 수익으로 연결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