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조업, 주문 전망 2020년 이후 최악 — 에너지 비용·세금 불확실성 ‘복합 악재’

[런던] 영국 제조업체들이 주문 전망현재 주문 실적 모두에서 2020년 팬데믹 충격 이후 가장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영국산업연합회(Confederation of British Industry·CBI)가 24일(현지 시각) 발표한 월간 설문 결과에서 확인된 수치다.

2025년 10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CBI의 월별 주문지수(order book index)는 9월 –27에서 10월 –38로 급락하며 장기 평균 –14보다 크게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이후 최저치다. 특히 수출 주문 악화가 두드러졌다.

분기 단위 자료에서도 국내 주문·수출 주문2020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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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2개월 수출 주문 기대치는 – COVID-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CBI 수석 이코노미스트 벤 존스(Ben Jones)는 “주문 감소, 완고한 비용 압력, 예산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맞물려 기업들이 고용과 투자에 손을 대기 주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재무장관 레이철 리브스(Rachel Reeves)는 11월 26일 두 번째 연례 예산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약 250억 파운드(미화 335억5,000만 달러) 규모의 세수 확대 또는 지출 삭감이 기업 부문을 정조준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존스는 특히 에너지 요금을 “제조업 경쟁력을 마비시키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하며, 정부가 비용 경감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 용어·배경 설명

CBI 주문지수 –38은 ‘성장·위축’ 기준선이 0이다. 수치가 마이너스로 갈수록 주문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38이면 ‘주문이 늘었다’는 기업보다 ‘줄었다’는 기업이 38%포인트 더 많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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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파운드화(£)와 달러($) 환율은 기사 작성 시점 기준 1달러당 0.7451파운드로 환산됐다(로이터 고시 환율).


● 전문가 시각

업계 관계자들은 높은 전력·가스 단가세제 개편 불안이 동시다발적으로 제조업 심리를 짓누른다고 분석한다. 우선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관세·비관세 장벽이 높아지며 수출 환경이 약화됐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 전반에서 에너지 비용이 반등해 제조업 매출총이익(Margin)을 점점 잠식하는 형국이다.

문제는 ‘투자 공백’이다. 주문 감소와 비용 불확실성은 설비 투자 축소로 이어져 생산성(productivity) 회복까지 지연시킬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영국 경제 전반의 성장 잠재력을 제약하는 ‘이중 고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예산안에서 정부가 에너지 지원책기술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할 경우, 제조업 심리 회복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반대로 기업 증세가 앞세워질 경우 하락세가 굳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