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에 9월 미국 기존주택 판매 1.5%↑…가격 상승세는 여전

[부동산 심층 리포트] 8월 22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단독주택 앞에는 ‘오픈 하우스(Open House)’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이는 잠재적 구매자에게 집을 개방해 직접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판매 관행이다. 게티이미지(Mario Tama) 촬영 사진이 보도에 첨부됐다.

2025년 10월 23일, CNBC 뉴스는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이하 NAR)의 최신 통계를 인용해, 9월 미국 기존주택 판매(existing-home sales)가 전월 대비 1.5% 증가한 연율 406만 건(계절조정치)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에는 살짝 못 미치지만, 7개월 만의 최고치다.

NAR에 따르면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하면 판매량은 4.1% 늘었다. ※계절조정연율(Seasonally Adjusted Annual Rate·SAAR)이란 특정 월의 거래량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고 계절 요인을 제거해, 월별 변동성을 최소화한 통계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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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가격대별 거래 동향

미국 4대 권역(북동부·남부·중서부·서부)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남부(South)북동부(Northeast)였다. 전월 대비로 보면 서부(West)가 가장 선전했고, 중서부(Midwest)는 유일하게 소폭 감소했다.

“예상했던 대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이 거래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주거비 부담 완화가 판매 증가의 핵심 동력이다.” — 로런스 윤(Lawrence Yun),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

지난 7~8월 계약 체결 후 9월에 마무리된 거래가 통계에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30년 만기 고정형 모기지 금리는 6.67%에서 6.17%(Mortgage News Daily 기준)까지 내려온 상태였다. 모기지 금리 0.5%p 하락은 대출 이자 비용을 평균적으로 월 수십 달러 절감시켜 구매력 상승 효과를 낸다.


공급 상황과 가격 압력

9월 말 기준 시장에 나온 매물은 155만 호로 전년 대비 14% 늘었다. 그러나 장기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품귀’ 수준이다. 현 판매 속도를 감안할 때 재고는 4.6개월 분에 불과하며, 일반적으로 6개월이 ‘수요·공급 균형점’으로 여겨진다.

재고 부족은 가격 상승 압력을 유지한다. 9월 기존주택 중간가격(Median)은 41만5,2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해 27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 대비 무려 53%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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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00만 달러 이상 고가주택 거래가 전년 동월 대비 20% 급증하며 시장 회복을 주도했다. 반면 $10만 달러 이하 저가주택은 3%가 채 안 되는 증가폭에 그쳤다. 고가 물건은 매물 자체가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대출 의존도가 낮은 현금부자 수요가 몰린다는 점이 배경으로 분석된다.


모기지 금리와 수요 구조 변화

금리 하락은 생애 첫 주택구매자(First-time buyers)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첫 구매자 비중은 30%로 1년 전 26%에서 4%p 상승했다. NAR은 “금리 부담이 일부 완화되면서 이들 세대가 시장 진입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체 거래 중 현금거래(all-cash) 비중은 30%로, 부동산 자산을 ‘안전자산’으로 보는 고자산층의 선호가 여전함을 시사한다. 평균 거래 완료까지 걸린 기간은 33일로 전년 28일보다 늘어 매물이 시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해석과 전망 — 기자의 시각

이번 수치는 금리 하락과 맞물린 ‘기저 효과’의 영향을 받았지만, 공급 제약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해소되지 않는 한 가격 상승은 쉽게 꺾이기 어렵다. 팬데믹 이후 급등한 집값을 감안하면, 단기적 금리 인하만으로는 주거비 부담 완화 체감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고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향후 시장은 금리 재반등 리스크적체된 공급 부족이라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주택 투자자는 지역별 수급 균형, 고정금리 확보 전략, 재고 회전율 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가격 민감도가 높은 중저가 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정책적 접근이 없다면 ‘주거 양극화’ 현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비 여력 감소, 이동성 저하, 우선순위 소비 감소 등 거시경제 전반에도 부정적 파급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미국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정상화를 위해서는 단순 금리 조정만으로는 부족하며, 건설 인허가∙세제 인센티브∙인프라 확충 등 종합적 공급 확대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