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약세·미·중 갈등 재점화에 뉴욕증시 하락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22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S&P500 지수는 ‑0.53% 밀린 4,248.09,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71% 내린 33,035.55, 나스닥100 지수는 ‑0.99% 떨어진 14,531.93에 각각 장을 마쳤다. 선물 시장에서도 12월물 E-mini S&P500(ESZ25)은 ‑0.52%, 12월물 E-mini 나스닥(NQZ25)은 ‑0.96% 추가 하락했다.

2025년 10월 2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장 초반부터 반도체주 전반이 매도세를 보인 것이 지수 전반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는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시장 예상치(중간값 45억 달러)에 못 미치는 42억2,000만~45억8,000만 달러로 제시하면서 ‑5% 넘게 급락했다.

여기에 넷플릭스(Netflix)가 3분기 주당순이익(EPS)을 5.87달러로 발표해 컨센서스(6.94달러)를 크게 하회하자 주가가 ‑9% 이상 폭락하면서 기술주 약세를 부추겼다. 반면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은 연간 다빈치 로봇 수술 건수 성장률 전망을 상향하면서 +13% 급등했고, 캐피털원 파이낸셜(Capital One Financial)도 예상치를 웃도는 EPS로 +1% 상승해 일부 방어적 흐름을 보였다.

주목

美 정부가 중국에 대한 추가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는 로이터 보도가 오후에 전해지자 투자심리는 급격히 냉각됐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한 보복 조치로서 미국 소프트웨어가 사용된 제품의 對중국 수출 전면 제한을 검토 중이다. 시장은 11월 1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중(對中)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다음 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경제·금융 지표도 부정적인 분위기를 자극했다. 전미주택대출은행협회(MBA)에 따르면 10월 17일 기준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0.3% 감소했다. 구입용 지수는 ‑5.2% 급락했으나, 재융자 지수는 +4.0% 늘었다. 30년 만기 고정금리 평균은 6.42%에서 6.37%로 5bp 하락했다.

또한 연방정부 셧다운이 4주 차에 접어들면서 실업급여·고용보고서·소비자물가 등 핵심 통계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64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임시해고(furlough)될 경우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 중인 가운데 S&P500 편입 기업의 85%가 현재까지 시장 기대를 상회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증가율은 +7.2%로 2년 만에 최저치이며, 매출 증가율도 5.9%로 둔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주목

연준(FOMC) 관측치와 관련해 시장은 10월 28~29일 회의에서 25bp 추가 금리 인하 확률을 97%로 반영하고 있다.


해외시장 동향에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유로스톡스50 ‑0.84%, 중국 상하이종합 ‑0.07%, 일본 닛케이225 ‑0.02% 등 주요 지수가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12월물 10년물 미 국채선물(ZNZ5)이 +1.5틱 올라 금리(수익률)가 1.4bp 내린 3.949%를 기록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 200억 달러 규모 20년물 국채 입찰 강세(응찰률 2.73배)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유럽에서는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1.1bp 오른 반면,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6.5개월 만에 최저치인 4.417%까지 6bp 하락했다.

주요 경제 용어 해설
E-mini 선물: CME가 소액 투자자를 위해 만든 지수선물로, 표준 계약 대비 규모가 1/5 수준이다.
Bid-to-Cover Ratio: 국채 입찰 시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응찰금액/발행금액으로 계산한다. 2.0 이상이면 통상 양호로 평가된다.
희토류(Rare Earth): 전기차·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17개 원소의 통칭으로 중국이 세계 공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종목별 움직임

반도체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5% 외에도 ON세미콘덕터 ‑5%·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4%·AMD·마벨·인텔이 각각 ‑3% 이상 떨어졌다. 아날로그디바이스·KLA·ARM Holdings·글로벌파운드리즈·램리서치·마이크론·NXP 등도 ‑2% 이상씩 하락했다.

가상자산 연관주: 비트코인 가격이 ‑2% 하락하면서 코인베이스·갤럭시디지털·마라·리엇·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가 ‑4% 이상 동반하락했다.

기타 대형주: 건축 자재업체 레녹스 ‑10%(연간 EPS 전망 하향), 우주통신 스타트업 AST 스페이스모바일 ‑10%(8억5천만 달러 전환사채 발행 계획), 맨해튼어소시에이츠 ‑4%(잔여 계약액 RPO 기대치 하회), 마텔 ‑3%(매출 부진), 커머셜 메탈스 ‑3%(제프리스 투자의견 하향) 등 약세가 두드러졌다.

상승주: 인튜이티브 서지컬 +13%, 에이버리 데니슨 +9%(월마트 RFID 라벨 협업·EPS 호조), 에너지 대형주(WTI +2%)인 할리버튼 +4%, 마라톤페트롤리엄 +3%, 필립스66·옥시덴털·발레로 +2% 등도 강세를 보였다.


기업 실적 예정(10월 23일)
알래스카 에어 그룹, 알레지온, 아메리칸항공, 오토네이션, 베이커휴즈, 블랙스톤, 보스턴비어, 보이드게이밍, 브런즈윅, 카펜터테크놀로지, CBRE, 센터포인트에너지, 컴포트시스템즈USA, 달링인디그리디언츠, 데커스아웃도어, 디지털리얼티, 도버, 다우, 이스트그룹프로퍼티, 유로넷월드와이드, 퍼스트시티즌스뱅크셰어스, 포드, 프리포트맥모란, FTI컨설팅, 해즈브로, 헬스피크프로퍼티, 허니웰, 인텔, 이리디움, 킨세일캐피털, 라자드, 모하이크, MSC인더스트리얼, 뉴몬트, 노퍽서던, 올드리퍼블릭, PG&E, 풀, 파퓰러, 로퍼테크놀로지, 라이더시스템, SLM, 스피릿에어로시스템즈, SS&C, 테크닙FMC, 텍스트론, T-모바일, 트랙터서플라이, 트랜스유니언, 유니언퍼시픽, 발레로, 베리사인, 웨스트파마 등 총 50여 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 기사 작성 시점(10월 23일) 기준 필자 리치 애플런드는 본문에 언급된 종목에 대해 직접·간접적 보유 지분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