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2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대표 지수인 S&P500은 –0.53% 밀렸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100은 각각 –0.71%, –0.99% 떨어졌다. 지수 선물도 동반 약세를 보이며 장중 낙폭을 키웠다.
2025년 10월 2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반도체 섹터 부진과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라는 이중 악재에 직면했다. 특히 장 마감 무렵 로이터가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에 맞서 미국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제품의 대중(對中) 수출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하면서 매도세가 거세졌다.
이날 현물시장뿐 아니라 12월물 E-미니 S&P500 선물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각각 –0.52%, –0.96% 하락했다. 반도체 대표주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XN)가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시장 기대 이하로 제시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 여파로 ON세미컨덕터,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AMD, 마벨 테크놀로지, 인텔 등 주요 반도체주가 줄줄이 3~5% 이상 급락했다.
같은 날 넷플릭스는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5.87달러로 컨센서스(6.94달러)를 크게 하회하면서 –10%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반면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다빈치 수술 로봇의 연간 시술 증가율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13% 급등했고, 캐피털원 파이낸셜도 어닝 서프라이즈로 +1% 올랐다.
“3분기 현재까지 S&P500 기업의 85%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고, 이는 2021년 이후 최고 수준”(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다만 전체 이익 증가율은 7.2%에 머물러 2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시장 지표도 부진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집계한 10월 17일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0.3% 감소했다. 구입 수요 지표가 –5.2% 후퇴한 반면, 금리 하락을 이용한 재융자 신청은 +4.0% 늘었다. 30년 고정금리 평균은 6.37%로 5bp 내려갔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4주 차에 접어들면서 고용·소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64만 명의 공무원이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갈 경우 실업률이 4.7%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불안 심리를 반영해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1.4bp 내린 3.949%를 기록했다. 20년물 입찰은 응찰률(bid-to-cover) 2.73배로 최근 10차 평균(2.63배)을 상회, 발행물 소화를 무난히 마쳤다.
Bid-to-cover란? 국채 입찰에서 응찰 금액을 발행 금액으로 나눈 수치다. 3배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튼튼하다는 뜻으로, 이날 수치는 시장의 위험회피 움직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유럽 국채 수익률은 혼조세였다. 독일 10년물은 +1.1bp 올라 2.563%를 기록했지만,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417%로 –6bp 내리며 6개월여 만의 최저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영국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8%로 시장 예상치(4.0%)를 밑돌며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를 보냈다.
주요 종목별 변동도 뚜렷했다. AST 스페이스모바일은 8억5,000만 달러 규모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며 –10% 급락했고, 쉐브론·엑슨모빌 등 에너지 대형주는 WTI 유가가 1주 최고치로 뛰자 1~4%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크립토 관련주도 약세였다. 비트코인이 –2% 밀리면서 코인베이스, 라이엇 플랫폼,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이 –4% 이상 하락했다.
이 밖에 어베리 데니슨은 월마트와의 RFID 센서 계약 소식에 +9% 급등했고, 힐튼 월드와이드·암페놀·아바델 파마슈티컬스 등도 긍정적 가이던스 또는 인수합병(M&A) 이슈로 3% 넘게 상승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시장 참여자들은 10월 28~29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시하고 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97%로 반영하며 사실상 추가 완화를 기정사실화했다.
주말까지 예정된 포드, 인텔, 유니언 퍼시픽 등 다수 기업의 실적 발표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가이던스가 보수적으로 변할 경우 추가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하면서도, “금리 인하와 실적 저점 통과가 맞물리면 연말 반등 모멘텀이 살아날 수 있다”고 진단한다.
Ebitda란?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흐름을 뜻하는 지표로,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은 순수한 영업력 파악을 위해 Ebitda를 주목한다.
종합하면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대중 수출 규제 가능성이 맞물리며 위험자산 전반이 압박받았다. 다만 통화 완화 기대와 선별적 실적 호조가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어,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업종·종목별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