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 100 상승 마감… 9월 영국 물가 안정·바클레이스·레킷 실적 호조

런던 증시가 물가 지표와 대형주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FTSE 100 지수는 0.9% 넘게 올라 7,700선 안착을 시도했고, 파운드/달러 환율은 1.3364달러로 0.03%가량 하락했다.

2025년 10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영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해 7‧8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 컨센서스(4.0%)를 하회했지만 영란은행(BoE)의 중기 목표치 2.0%를 여전히 거의 두 배 웃돌았다.

같은 시각 독일 DAX 지수는 0.7% 하락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0.6% 밀리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는 영국 증시가 국내 요인(물가 둔화·대형주 실적)에 힘입어 상대적 강세를 나타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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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둔화의 의미
영국 CPI는 6월 이후 사실상 횡보 중이다. 에너지 가격 안정과 서비스 부문의 임금 압력 완화가 주된 배경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3.8%라는 절대 수준은 물가가 아직 ‘뜨겁다’는 점을 시사하며,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BoE가 긴축 기조를 즉각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책금리 동결이 당장은 유력하지만, 임금·주거비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경우 추가 인상 카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시티 인덱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캐서린 모건이 전했다.

■ JLR(재규어 랜드로버) 사이버 공격 여파
영국 사이버 모니터링 센터에 따르면 2025년 8월 말부터 약 5주간 이어진 해킹 사태로 JLR은 핵심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직·간접 피해액은 19억 파운드(약 3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망 마비가 자동차·부품주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 기업 실적·주가 동향

바클레이스(Barclays PLC)는 3분기 순이자마진 안정과 비용 절감 효과로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해 주가가 상승했다. 은행은 2025년 자기자본이익률(RoTE) 가이던스를 ‘11% 이상’으로 상향하고, 추가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RoTE는 주주환원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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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킷 벤키저(Reckitt Benckiser Group PLC)는 3분기 동일 매출 7% 성장을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신흥국 수요와 선진국 역성장이 완화된 점이 동력이었다. 회사는 2025년 가이던스를 재확인했다.

하프ords Group PLC모터·사이클 부문 매출 호조로 상반기(4~9월) 기존점 매출이 4.1% 증가했다. 주가는 7.2% 급등했다.

ITV는 대주주 리버티 글로벌이 보유 지분 절반(Ordinary Shares 1억 9,336만 주)을 시간외 블록딜로 매각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이는 ITV 발행주식 총수의 5% 규모다.

스코틀랜드 자산운용사 애버딘(Aberdeen Group PLC)은 3분기 운용·관리자산(AUMA)이 5,424억 파운드로 연초 대비 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터랙티브 인베스터 플랫폼 고객 수가 49만 2,000명으로 14%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프레스닐로(Fresnillo PLC)는 3분기 은 1,170만 온스(전분기비 –6.6%)를 생산해 연간 가이던스 달성을 재확인했다. 금 생산은 목표 상단에 근접하는 흐름이다.

영국 IT 리셀러 소프트캣(Softcat PLC)은 2024/25 회계연도 20년 연속 두 자릿수 이익 성장이라는 이례적 기록을 이어갔다. 총 송장 매출은 26.8% 증가한 36억 2,000만 파운드로 집계됐다.

자문·자산관리사 퀼터(Quilter PLC)는 3분기 순유입액이 22억 파운드로 전년 동기 대비 48% 급증하며 AUM/AUA가 1,348억 파운드로 확대됐다.

호치실드 마이닝(Hochschild Mining PLC)은 브라질 마라 로사 광산 구조조정 여파로 3분기 금 환산 생산량이 7만 308온스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으나, 수정된 2025년 가이던스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 용어·지표 해설

FTSE 100은 ‘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의 약자로, 런던 증권거래소 상위 100개 대형주의 시가총액 가중 평균지수를 말한다. 영국 경제 상황을 가늠하는 대표 바로미터다.

RoTE(Return on Tangible Equity)는 무형자산을 제외한 순자본 대비 순이익 비율이다. 은행 업계에서는 배당·자사주 매입 여력을 판단하는 핵심 수익성 지표로 통한다.

또한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일반 가계가 구입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대표 물가 지표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입력 자료다.


■ 기자의 시각

이번 CPI 둔화에도 불구하고 절대 물가 수준이 높다는 점은 영란은행의 ‘긴축 유지’ 논리를 뒷받침한다. 다만 바클레이스·레킷 등 FTSE 대형주의 탄탄한 실적은 기업 차원에서의 비용 통제와 글로벌 수요 회복을 시사하며 영국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를 지지하고 있다. 다가올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BoE가 강경 기조를 지속할지 여부가 향후 파운드와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총평하자면, 물가와 실적이라는 두 축 모두 시장 예상보다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FTSE 100의 추가 상승 여력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사이버 공격, 지분 매각 등 기업별 이벤트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종목별 차별화 흐름이 심화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