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베일리 총재, 최근 미국 기업 파산을 “시스템 리스크 신호”로 지목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 앤드루 베일리미국 자동차 부품 제조사 퍼스트 브랜즈(First Brands)와 중고차 딜러 트리컬러(Tricolor)의 최근 파산이 금융 시스템 전반에 걸친 잠재적 시스템 리스크를 시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5년 10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베일리 총재는 영국 상원(Financial Services Regulation Committee) 청문회에 출석해 해당 파산 사례가 “고유한(idiosyncratic) 사건”인지, 아니면 “석탄광 속 카나리아(the canary in the coal mine)“처럼 더 근본적인 문제를 경고하는 신호인지가 아직 열린 질문(open question)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사례가 단순히 개별 기업의 문제인지, 아니면 금융 생태계 전반에 잠재된 취약성을 드러내는 선행 지표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주목

“Are these cases idiosyncratic or are they what are called the canary in the coal mine?… I think that is still a very open question,”
— 앤드루 베일리, 2025년 10월 21일 상원 증언 중


상원, ‘프라이빗 마켓(private markets)’ 급성장에 주목

베일리가 출석한 영국 상원 금융서비스규제위원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통적 은행 대출이나 공개 증권 발행을 거치지 않는 대체 자금 조달 시장인 ‘프라이빗 마켓’의 급격한 팽창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퍼스트 브랜즈와 트리컬러는 프라이빗 파이낸스에 크게 의존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들 부실은 이미 미국 은행주의 주가를 흔들고 있다. 위 두 기업에 노출된 일부 미국 은행 주가는 최근 몇 주 사이 하락 압력을 받았다.

베일리 총재는 또한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 가능성도 거론했다. 프라이빗 파이낸스 회사가 생명보험사를 인수한 뒤, 해당 보험사가 다시 그 프라이빗 파이낸스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사들일 수 있다는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용어·배경 설명

카나리아 테스트: 과거 석탄광에서 유독가스 유출을 조기에 감지하기 위해 카나리아 새를 데려가 생존 여부를 확인한 데서 나온 비유로, 시장의 초기 경고 신호를 뜻한다.

주목

프라이빗 마켓(private markets)은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직접 대출(private credit) 등과 같이 공모·공시 의무가 없는 비상장 자금 조달 채널을 포괄한다. 2008년 이후 저금리·규제 강화 환경에서 빠르게 성장했으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글로벌 규모는 2023년 말 12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금융 감독 당국자들이 프라이빗 파이낸스와 전통 은행 시스템의 연결 고리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정보 비대칭·평가 투명성 부족·유동성 위험 등이 체계적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퍼스트 브랜즈·트리컬러 사례가 향후 추가 부실의 도화선이 될지, 아니면 규제 당국의 조기 대응으로 리스크가 국지화될지는 향후 몇 분기 동안 가시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영국 BOE가 미국 사례를 공식 청문회에서 언급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 규제 공조국경 간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 논의가 가속화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