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호주, 핵심 광물 분야에 20억 달러 공동투자…알코아 ‘갈륨 플랜트’ 추진 가속

미국과 호주 정부가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 공급망 구축을 위해 약 20억 달러(미화 기준)를 공동 조달하기로 하며, 호주 현지 광물 업체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두 국가는 서명식을 통해 향후 6개월간 최소 10억 달러씩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고, 가격 하한선(price floor) 설정이라는 업계 숙원 과제도 공식화했다.

2025년 10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수출입은행(EXIM)은 호주 내 7개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서(LOI) 7건을 발송하며 총 22억 달러 규모의 지원 여력을 확보했다. 이 단계는 미국 제조업·국가안보·전략산업 전반을 뒷받침할 필수 광물을 ‘중국 의존’ 없이 확보하려는 차세대 공급망 전략의 일환이다.

LOI를 받은 기업은 Arafura Rare Earths, Northern Minerals, Graphinex, Latrobe Magnesium, VHM, RZ Resources, Sunrise Energy Metals 등 총 7곳이다.

이날 호주 증시에서 Arafura는 8% 올랐고, Northern Minerals·Latrobe Magnesium·VHM은 각각 11%, 15%, 20% 급등했다. Sunrise Energy Metals만 소폭 하락했고, 이는 0.7% 상승에 그친 호주 벤치마크 지수 대비 크게 앞서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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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아(Alcoa) 갈륨 프로젝트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두 정부는 서호주(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알루미나 제련소 인근에 연산 10%의 글로벌 공급량을 책임질 갈륨 추출·정제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호주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최대 2억 호주달러(약 1억 3,000만 달러)의 저리 지분투자(Concessional Equity)를 제공하고, 미국도 지분투자에 참여해 오프테이크(Off-take) 권리를 확보한다.

알코아의 호주 상장 주식은 이번 뉴스 직후 8% 급등했다. 알코아는 지난 8월 일본 정부·소지츠(Sojitz) 합작사인 Japan Australia Gallium Associates(JAGA)와 공동개발 협약(JDA)을 체결했으며, 향후 미·호·알코아 3자 특수목적법인(SPV)이 JAGA와 합작사(JV)를 세워 플랜트를 건설·운영할 예정이다.

갈륨(gallium)이란?
갈륨은 알루미나 정제 과정의 부산물로, 융점이 29.8℃에 불과해 손에 쥐면 녹는 금속이다. 하지만 화합물 형태로 화합물 반도체(갈륨비소·갈륨질화물)·5G·레이더·LED·국방 전자장비에 필수적이어서 ‘21세기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2023년 중국이 갈륨 수출 규제를 단행하면서 공급망 리스크가 부각됐고, 미국·호주·일본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

가격 하한선 설정은 호주 광산업계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사안이다. 핵심 광물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중국 업체가 ‘덤핑’ 가격으로 시장을 쥐락펴락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미·호 양국이 일정 수준 이하로 가격이 하락할 경우 공적 자금으로 차액을 보전하면, 기업들은 안정적인 IRR(내부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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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기자 의견 포함
이번 결정은 ‘친환경‧디지털 전환’ 가속화 흐름 속에서 서방권이 중국 의존도를 탈피하려는 전략적 수순으로 해석된다. 특히 반도체·방산·재생에너지 장비에 들어가는 희토류·갈륨·마그네슘 등의 ‘소재 안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미·호 공동투자는 공급망 다변화·원가 절감·기술 내재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청사진이다.

다만 프로젝트 상업화까지는 탐사·인허가·환경평가·건설 등 적어도 3~5년이 소요된다. 또 중국의 추가 규제나 가격 덤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시장 구조가 어떻게 재편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부 보조금·오프테이크 계약·장기 가격 전망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용어 설명
오프테이크(Off-take): 생산 전 단계에서 미리 판매 계약을 체결해 수요처를 확보하는 방식.
희토류(Rare Earths):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등 17개 원소를 묶는 용어로, 전기차·풍력터빈·고성능 자석에 필수.
EXIM: 미국 정부가 전액 출자한 수출신용기관으로, 해외 프로젝트에 금융·보증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