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가 주간 마지막 거래일인 금요일(현지시간)에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53% 오른 5,112.34에 거래를 마쳤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2% 상승한 38,692.2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 역시 0.65% 오른 17,972.18에 마감하며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됐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12월물 E-mini S&P 500 선물이 0.55%, 12월물 E-mini 나스닥 선물이 0.70% 상승했다.
2025년 10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증시를 짓눌렀던 지역은행 신용 악화 우려와 미·중 무역 갈등이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됐다. 특히 Truist Financial과 Fifth Third Bancorp가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은행주 전반이 급반등하며 시장 전반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 1E-mini 선물은 정규 선물 대비 계약 단위가 1/5 수준으로, 고액 증거금 없이도 주요 지수를 추종할 수 있는 상품이다.
무역 긴장 완화, 안전자산 매도세 촉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 중국에 부과된 관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이달 말 한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미·중 협상 재개 기대를 부각시키며 위험자산 선호를 높였다.
재무장관 브라이언 베선트는 “다가오는 협상이 더 포괄적인 무역 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낙관했다.
같은 시간 안전자산으로 몰렸던 금·은 가격이 1%·5% 넘게 급락했고, 금광주인 Kinross Gold와 Newmont는 각각 9%·7% 하락했다.
연준 인사 발언·정부 셧다운 변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은 완만한 제약에서 중립 사이”라며 “고용시장이 둔화된다면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10월 28~29일 열리는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이어지면서 실업수당 청구, 무역수지, 고용보고서 등 주요 지표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셧다운이 지속될 경우 64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강제휴직에 들어가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적 시즌 돌입… 기업 실적 ‘선방’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의 78%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또한 가이던스를 제공한 기업의 22% 이상이 컨센서스를 웃돌 것으로 전망돼 투자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3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7.2%로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매출 증가율도 5.9%로 2분기(6.4%)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금리 동향
해외 증시는 혼조세였다. 유로 스톡스 50은 0.79%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95%, 일본 니케이225는 1.44% 떨어졌다. 국채시장에서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6.25개월 만의 장중 저점 3.934%에서 반등해 4.003%로 마감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2.580%, 영국 10년물 국채는 4.531%로 동반 상승했다.
유로존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발표치(2.3%)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2.4%로 집계됐다. ECB 집행이사 시무커스는 “성장과 물가의 하방 위험이 확대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개별 종목 동향
이날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대형 기술주 7종을 일컫는 신조어—이 대체로 상승하며 시장을 방어했다. Tesla 2%↑, Apple 1%↑, Nvidia 0.78%↑, Alphabet 0.76%↑, Meta 0.68%↑, Microsoft 0.39%↑ 순이다. 반면, 최근 급등했던 AI 인프라·반도체주는 차익실현 매물에 약세를 보였다. Oracle은 6% 이상, Super Micro Computer와 ARM은 3% 넘게 하락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인 American Express는 주당순이익(EPS) 4.14달러로 컨센서스(3.99달러)를 상회하며 7% 급등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Zions Bancorp와 Jeffries Financial도 각각 목표가 상향 및 투자의견 상향으로 5% 이상 뛰었다. 반면 Astra SpaceMobile은 바클레이즈의 투자의견 두 단계 하향(Overweight → Underweight)으로 6% 급락했고, Lilly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젬픽 약가 인하’ 발언 여파로 2% 하락했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가자들은 은행권 건전성과 무역협상 진전이라는 두 변수의 개선이 단기 랠리를 촉발했지만, 정부 셧다운과 실적 성장 둔화, 물가 상방 압력은 여전히 잠재 리스크라고 진단한다. 특히 금·은 같은 안전자산이 하루 만에 급락했다는 것은 투자자 심리가 ‘공포 모드’에서 ‘탐욕 모드’로 다시 기울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변동성 지수(VIX)가 추가 하락할 경우 기술적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지만, 10월 말 FOMC와 셧다운 상황에 따라 방향성이 재차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계감도 높다.
기자 해설: 본지 분석 결과, 지역은행 부실 대출 사기 이슈가 불거지면서 ‘은행권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비교적 탄탄한 실적이 확인되자 공포 심리가 빠르게 해소됐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 부실 문제는 구조적이어서, 해당 이슈가 재부상할 경우 금융주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미국 정치권 교착이 길어질수록 경제지표 공백이 확대돼 데이터 기반 통화정책 실행이 난항을 겪을 수 있어 투자자들은 ‘헤드라인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향후 일정으로는 10월 20일 AGNC 인베스트먼트, 클리블랜드-클리프스, 스틸 다이내믹스 등 10여 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들의 가이던스가 4분기 경기 방향성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