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주가가 급락하며 덴마크 코펜하겐 증시에 충격을 줬다.
2025년 10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불임 치료 및 약가 문제 관련 행사 도중 자사의 대표적 체중 감량 치료제 가격을 낮추겠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 직후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주가는 개장 초반 5.6% 하락했고, 같은 시장에 상장된 경쟁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덴마크 질랜드 파마(Zealand Pharma) 역시 4% 안팎의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가격을 낮추겠다고 언급한 특정 약이 무엇이냐”라고 묻자 “오젬픽(Ozempic)을 말한 것이다. 살 빼는 약(fat loss drug)을 의미했다… 가격을 크게 낮출 것”이라고 답했다. 오젬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받았으나, 체중 감소 효과도 있어 실제 미국 내에서는 비만 치료 ‘오프라벨(off-label)’※ 용도로 광범위하게 처방돼 왔다.
오프라벨 처방이란?
‘오프라벨’이란 식품의약국(FDA) 등 규제 기관이 승인한 공식 효능·용량·대상 범위를 벗어나 의료진이 임상 경험과 연구 논문 등을 근거로 약물을 처방하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 의사협회는 법적으로 허용된 의료행위로 분류하지만 보험 적용, 책임 소재 문제 등에서 논쟁이 많다.
오젬픽의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노보 노디스크의 블록버스터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와 동일하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발언이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치료제 전반의 가격 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은행·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가격 결정권이 정치적 변수에 노출될 경우 제약·바이오 업계의 수익성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발생한다”고 평가했다.
0736 GMT(한국시간 16시 36분) 기준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전일 대비 5.6% 하락한 821.40 덴마크 크로네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일라이 릴리는 4.1%, 질랜드 파마는 4.3% 내렸다. 월가 트레이더들은 “의약품 규제·약가 정책이 대선 국면에서 단골 공약으로 부상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관련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노보 노디스크 대변인: “노보 노디스크는 가장 유리한 국가(MFN) 약가 산정 행정명령※과 관련해 미국 행정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 환자의 접근성과 약가 부담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발언 자체에 대해선 코멘트할 내용이 없다.”
‘가장 유리한 국가(Most Favored Nation) 행정명령’이란?
트럼프 행정부가 2020년 도입을 추진했던 정책으로, 미국 정부가 특정 의약품의 해외 최저가 수준을 기준으로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약가를 재협상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제약업계는 “혁신 인센티브 훼손”을, 소비자 단체는 “약가 거품 제거”를 주장하며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시장 영향 및 전망
전문가들은 세마글루타이드 계열이 2024~2025년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매출 1위를 지켜온 만큼, 가격 인하 압력이 현실화되면 노보 노디스크 연간 매출(2024년 397억 달러)과 영업이익률(44.3%)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이후 의회 승인·행정 절차가 필요해 실제 인하 시점과 폭은 유동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가격 접근성이 개선되면 잠재 수요가 급증해 전체 매출 규모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리드는 “체중 감량 약은 만성질환 관리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보험사의 비용 부담이 우려되나 ‘적정 가격·보장 범위’를 놓고 이해관계자들이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 기술·제휴를 보유한
국내 바이오텍들의 주가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GLP-1수용체 작용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인 기업들에게는 규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안은 정치권 약가 인하 압박, 비만 치료제 시장 성장성, 제약사 수익구조라는 세 갈래 이슈가 교차한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단순한 언급에 그칠지, 행정명령 또는 의회 입법으로 현실화될지에 따라 향후 주가 흐름이 달라질 전망이다. 투자자·의료업계·정책 당국 간 복합적 이해관계가 첨예해지는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