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 증시] 인도 주요 주가지수인 BSE 센섹스와 NSE 니프티가 17일 개장 직후 변동폭이 제한된 채 움직였다. 미·중 갈등 심화와 미국 은행권에 대한 불안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두 지수 모두 전일 대비 소폭 등락을 반복하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2025년 10월 17일, 나스닥닷컴과 RTT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현지 시각 04시 33분 기준 센섹스는 전장 대비 7포인트 하락한 83,460선을 기록했고, 니프티는 25,595포인트로 0.02%가량 상승했다. 양대 지수 모두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상승 동력 부재’를 드러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의회가 대(對)중국 추가 제재 법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자금이 위험 자산 노출을 줄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같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신흥국 주식에 대한 매도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주요 종목 동향

IT 대형주들의 실적 발표가 시장 전반을 누르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인포시스(Infosys) ▼1.6%는 2026회계연도 2분기(Q2FY26) 매출이 전분기 대비 2.2% 증가(고정환율 기준)했다는 소식에도 주가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매출 성장률이 예상을 밑돌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됐다”고 해석했다.

위프로(Wipro) ▼4.2%는 같은 기간 연결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2.5% 감소했다. 투자자들은 ‘실적 모멘텀 둔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거 매도에 나섰다.
핀테크 기업 지오 파이낸셜 서비스(Jio Financial Services) 역시 1.2% 하락했다. Q2FY2(2025년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사실상 제자리에 머문 것이 실망 요인이 됐다.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와리 에너지(Waaree Energies)는 2.0% 하락했다.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이익을 올렸음에도 주가가 떨어진 데 대해 시장에서는 “이미 반영된 실적”이라는 시각과 “밸류 부담 탓”이라는 해석이 동시에 제시됐다.
지 엔터테인먼트(Zee Entertainment Enterprises) ▼2.7%는 올해 회계연도(FY26) 광고 매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는 광고 시장 회복 속도가 기대보다 더딘 현실을 반영한다.
호재 기대주 및 기타 특징주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IL), 힌두스탄 징크(Hindustan Zinc), JSW 스틸(JSW Steel)은 0.3~0.7% 범위에서 소폭 상승했다. 선제적 실적 기대감이 매수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국영 방산·중장비 업체 BEML은 1.0% 상승했다. 회사는 킨에코(Kineco)와 손잡고 방위·항공우주용 첨단 복합소재 공동 생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고부가가치 부문 진출”로 평가하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지수 해설 및 배경 설명
센섹스(Sensex)는 봄베이증권거래소(BSE) 상장 대형주 30종목으로 구성된 대표 지수다. 1986년부터 산출돼 인도 증시를 상징하는 지표로 자리 잡았다. 니프티(Nifty)는 국립증권거래소(NSE)의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을 추종한다. 두 지수 모두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인도 시장 투자 판단 기준으로 활용된다.
최근 미국 의회가 대중국 관련 추가 수출 통제·제재를 논의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공급망 불확실성과 무역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인도 IT 기업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북미·유럽 고객사에 의존해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한편, 미국 은행권 건전성 이슈는 장기 금리 급등과 맞물려 전 세계 금융시장에 파장을 미치고 있다. 인도 루피화 약세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해외 투자 자금 유출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 시각
뭄바이 소재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IT 섹터 실적이 기대보다 악화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대형 IT주의 디레이팅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브로커리지 하우스는 “RIL과 JSW 스틸 같은 경기민감주는 원자재 가격 상승·내수 회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며 업종별 차별화 전략을 제시했다.
또 다른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갈등 장기화가 인도 제조업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다국적 기업의 중국 대체 생산기지로서 인도의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릴라이언스·JSW 스틸 등 대기업 실적 발표 이후 니프티 EPS 컨센서스 조정 여부
②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1월 금리 결정과 달러 인덱스 흐름
③ 인도 정부의 차기 회계연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의 재정 지출 확대 여부
이 세 가지 변수는 향후 수 주 내 인도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이벤트로 꼽힌다. 특히 내년 상반기 총선을 앞두고 정부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17일 장 초반 인도 증시는 뚜렷한 상승·하락 동력을 찾지 못한 채 관망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갈등, 미국 은행권 이슈, 주요 기업 실적 등 복합 재료를 주시하며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선호하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