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반등, 금·은 사상 최고가…무역 협상 기대와 안전자산 수요가 교차

[뉴욕 외환·원자재 마감] 달러화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은 가격이 기록적 수준으로 치솟았다.

2025년 10월 13일(현지시간),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러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32% 오른 106.24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백악관이 미·중 무역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무역 긴장이 일부 완화된 것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뉴욕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유동성 차원에서의 달러 수요는 제한됐다.

반면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할수록 미국 경제에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달러에는 중·장기적 약세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방정부가 조속히 정상화하지 못할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 성장률(GDP)이 분기 기준 최대 0.3%p까지 둔화될 수 있다는 월가 추정치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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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 차트

무역 협상 시사 │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중국과 건설적 대화를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흘 전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전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산 소프트웨어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경고한 직후 나온 메시지여서 시장의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했다.


FOMC·ECB 관전 포인트

금융선물 가격에 기초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10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97%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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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EUR/USD)-0.46% 하락했다. 달러 강세 외에도 프랑스 정치 불확실성이 압박 요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개각을 발표하며 위기를 진정시키려 했으나, 새 내각은 이번 주 하원에서 예정된 불신임 투표를 통과해야 조기 총선을 피할 수 있다.

독일 9월 도매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1.2%를 기록해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독일 물가상승률 가속화에도 불구하고 스왑시장에서는 10월 30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2%로 미미하게 반영했다.


엔화·일본 정치 변수

엔화(USD/JPY)+0.78%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일본 증시가 체육의 날(Health-Sports Day) 공휴일로 휴장한 가운데, 미국 주가 급반등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든 것이 엔 약세를 부추겼다.

지난주 자민당 총재에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가 차기 총리로 유력해지면서 일본은행(BOJ) 긴축 지연 전망이 제기됐다. 다카이치 총재가 대규모 재정 확대를 지지하는 만큼 국채 발행량 증가와 금리 상승 부담이 동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 협상 결렬로 정국 교착이 심화돼 조기 총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귀금속 시장: 사상 최고치 경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2.81%(+112.50달러) 급등한 4,086.30달러로 장을 마감,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같은 달 은 선물+6.35%(+2.998달러) 오른 50.375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선물 차트

귀금속 급등 배경에는 미·중 무역 갈등, 미 정부 셧다운, 프랑스·일본의 정치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독립성 비판이 지속되면서 연준의 추가 완화정책 관측이 강화,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됐다.

중국 무역지표도 상승 압력을 뒷받침했다. 중국 9월 수출은 전년 대비 +8.3% 늘어 시장 예상치(+6.6%)를 상회, 6개월 내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달 수입은 +6.4%로 1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며, 산업용 귀금속 수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펀드 자금 유입도 이어졌다. 지난주 금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은 3년 만에 최고치로 증가했고, 은 ETF 보유량 역시 10월 1일 3년래 정점을 찍었다.


전문가가 짚은 핵심 개념

DXY 달러인덱스는 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스웨덴크로나·스위스프랑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지수다.
FOMC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연중 8회 정례회의를 가진다.
bp(basis point)는 금리 변화 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p에 해당한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은 정치·통상 변수에 극도로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안전자산·위험자산 간의 자금 이동이 빨라지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필자는 해당 증권·상품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