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dings Channel1이 공개한 최신 13F 보고서 묶음을 분석한 결과, 2025년 3월 31일 기준 보고 기간에 제출된 121개 펀드 가운데 37개 펀드가 브로드컴(Broadcom Inc., 종목코드 AVGO)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F 보고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일정 자산 규모(1억 달러 이상)를 보유한 기관투자가가 분기마다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공개 서류다.
2025년 10월 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여러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특정 종목에서 유사한 포지션을 취할 경우 투자자들이 그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번 분석 역시 기관의 보유 현황을 집단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숨은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13F 보고서에는 치명적인 맹점도 존재한다. 법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것은 롱(long) 포지션뿐이며, 공매도·옵션 등 숏(short) 포지션은 공개 의무가 없다. 예컨대 한 펀드가 콜옵션을 매도해 주가 하락에 베팅하면서 위험 헤지 차원에서 현물 주식을 일부 매수했다면, 보고서에는 현물 매수분만 기록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강세’로 보이지만 실제 전략은 ‘약세’일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는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주요 펀드별 AVGO 보유 변동 현황
자료에 따르면 IHT 웰스매니지먼트(IHT Wealth Management LLC)는 주식 14,537주를 추가했지만, 시가 기준으로는 161만5,000달러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State Street Corp는 1,862,447주를 매도하며 시가 약 12억3,167만 달러가 줄었다. 이처럼 펀드마다 ‘주식 수’와 ‘시장 가치’의 증감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포착됐는데, 이는 보고 기간 중 해당 종목의 주가 변동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규 진입 펀드는 세 곳으로, 그중 Altshuler Shaham Ltd가 32주(5,000달러 규모)로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Totem Point Management LLC는 19,101주(319만8,000달러)를 매수해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진입을 보였다. 반면 Lombard Odier Asset Management Europe Ltd와 Albar Capital Partners LLP는 2025년 3월 31일 기준 AVGO 보유분을 전량 매도해 목록에서 사라졌다.
전체 33개 기존 보유 펀드 가운데 18개가 보유 주식을 늘렸고 15개는 줄였으며, 총 3개 펀드가 신규 편입됐다.
집단 데이터가 시사하는 의미
이번 보고 기간(2024년 12월 31일 → 2025년 3월 31일) 동안 AVGO 총 보유 주식 수는 4,019만9,526주 감소했다. 전체 6,128개 기관 가운데 AVGO를 보유한 펀드들의 합산 물량은 27억8,378만8,887주에서 27억4,358만9,361주로 약 1.44% 줄어든 것이다.
가장 많이 보유한 상위 3개 기관은 다음과 같다.
1) Vanguard Group Inc. — 4억7,722만137주
2) BlackRock Inc. — 3억7,157만8,962주
3) Capital International Investors — 1억6,368만2,774주

이들 초대형 자산운용사는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해, 개별 종목의 주가뿐 아니라 시장 심리 자체를 좌우하기도 한다. 특히 패시브 펀드 비중이 큰 경우 리밸런싱 일정에 따라 대규모 매수·매도가 이뤄지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13F 보고서가 중요한 이유
13F 보고서는 분기 단위로 제출되기에 시차가 있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 전략과 섹터 선호를 엿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적 통로다. 특히 여러 헤지펀드가 같은 종목을 동시다발적으로 매수하거나 매도할 때 ‘군집 효과’를 포착하면, 시장의 테마 전환을 예측하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한편 Broadcom은 반도체 설계와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다루는 하이브리드 기업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현금흐름과 배당 성장으로 유명하다. 다만, 같은 산업 내에서도 AI·데이터센터 관련 주도주에 자금이 쏠리면서 상대적 강도는 수시로 변동한다. 이번 집단적 보유 감소(-1.44%)도 반도체 업황 사이클 조정 또는 일부 헤지펀드의 차익 실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Long / Short : 자산을 매수해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전략을 ‘롱’, 공매도나 파생상품 매도를 통해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을 ‘숏’이라 부른다.
13F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제정한 ‘Form 13F’로, 자산 1억 달러 이상 기관투자가의 미국 상장 유가증권 보유 현황을 분기마다 공개하도록 한 보고서.
Hedge Fund : 절대수익을 목표로 롱·숏, 파생상품, 레버리지 등 전략적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모펀드 일종.
전문가 시각
필자는 13F 데이터를 해석할 때 반드시 거시경제 지표와 업종별 사이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예컨대 연준(Fed)의 금리 경로가 완화 국면으로 전환될 조짐을 보인다면 기술주 전반에 대한 위축 심리가 완화되고, 헤지펀드들도 숏 포지션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번 Broadcom 보유 감소가 일시적 ‘포트폴리오 재배분’인지, 혹은 구조적 성장률 둔화 우려에 따른 것인지 추가 지표를 교차 검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옵션 거래와 같은 비공개 포지션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13F는 어디까지나 ‘퍼즐 한 조각’임을 상기해야 한다.
Holdings Channel은 앞으로도 최신 13F 제출 현황을 추적하며, 분기별 변화에서 드러나는 ‘군집 행동’을 지속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은 본 보고서를 출발점으로 삼아, 각 펀드의 공시·주석·시장 코멘트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보다 입체적인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