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낙관론이 주도한 뉴욕증시 랠리
미국 현지 시각 8일 수요일,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58% 오른 5,218.4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보합권(-0.00%)에 머물렀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1.19%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선물 시장에서도 12월물 E-미니 S&P 500 선물과 12월물 E-미니 나스닥 100 선물 가격이 각각 0.60%, 1.17% 상승했다.
2025년 10월 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랠리는 반도체 및 AI(인공지능) 인프라 관련 종목이 시장 전반을 이끌며 실현됐다. 투자자들은 AI 분야의 고성장과 이에 따른 IT 지출 확대가 기업 실적으로 본격 전이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동시에 미국 경제의 견조한 체력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완화 기대가 맞물려 ‘거침없는 위험 선호 현상’을 자극했다.
거시경제 및 정책 동향
미국 MBA 주택담보대출 신청 지수는 10월 3일로 끝난 주간에 전주 대비 4.7% 감소했다. 구매자용 대출 지수는 ‑1.2%, 리파이낸싱 지수는 ‑7.7% 줄었다. 고정금리 30년 모기지 평균 금리는 6.46%에서 6.43%로 0.03%p 하락했다.
9월 16~17일 열린 FOMC 회의록은 “대다수 위원이 연내 추가 완화가 적절하다”고 평가했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을 강조했다. 시장에선 매파(긴축)와 비둘기파(완화) 발언이 혼재한 것으로 해석한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은 2주 차에 접어들며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지연시키고 있다. 10월 15일 예정된 9월 소비자물가(CPI) 발표까지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연방 공무원 64만 명이 무급휴직(furlough)을 겪고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 전문용어 해설
– Furlough: 정부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공무원이 임시로 무급휴직 상태에 놓이는 것을 뜻한다.
– Bid-to-Cover Ratio: 국채 입찰에서 총 응찰액을 발행액으로 나눈 값. 2.0을 넘으면 ‘양호’, 낮을수록 수요 부진을 의미한다.
정치·정책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선호가 확산되면서 금 가격은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9월에도 11개월 연속 금을 매입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역시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주요 일정 및 시장 전망
이번 주 시장은 관세·무역 협상과 셧다운 해소를 위한 의회 협상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목) 제롬 파월 의장은 ‘커뮤니티 뱅크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미국 경제를 진단할 예정이며, 11일(금) 발표될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10월 잠정치)는 54.0으로 전월 대비 1.1p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 실적 기대 역시 증시에 우호적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22%가 3분기 예상 실적을 상향 가이던스했는데, 이는 최근 1년 사이 최고치다. 다만 3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7.2%로 2년 만에 최저, 매출 증가율도 5.9%로 둔화될 전망이다.
연방기금(FF) 선물 가격은 10월 28~29일 FOMC에서 0.25%p 인하 가능성을 93% 반영하고 있다.
해외 증시 및 채권 시장
유럽 Euro Stoxx 50 지수는 0.64% 상승 마감했다. 음력 설 연휴로 휴장 중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를 제외하면, 일본 닛케이 225는 0.45%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12월물 T-노트 선물) 금리는 4.127%로 0.4bp 상승했다. 39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입찰에서 Bid-to-Cover Ratio가 2.48로 10회 평균(2.57)을 밑돌아 수요 부진이 확인됐다. 유럽에서도 독일 10년물 금리는 3주 만에 최저인 2.666%까지 떨어졌고, 영국 길트 10년물은 4.709%로 1bp 하락했다.
독일 8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4.3% 급감해 3년 반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ECB 집행이사회 위원 뮐러는 “유로존 경기는 완만히 개선, 인플레이션은 2% 목표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스왑시장은 10월 30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1%로만 반영하고 있다.
섹터별 주가 동향
반도체·AI 인프라주가 랠리를 주도했다. AMD 주가는 11% 넘게 급등해 S&P500과 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델 테크놀로지스(+9%), 슈퍼마이크로컴퓨터·마벨테크놀로지(+6% 이상), 마이크론·온세미컨덕터(+5% 이상), ARM·마이크로칩(+3% 이상), 엔비디아·브로드컴 등도 2% 이상 올랐다.
금 가격 급등에 금광업체인 앵글로골드아산티, 코어마이닝, 골드필즈가 3% 이상 상승했고, 뉴먼트도 1% 넘게 올랐다.
통신위성 스타트업 AST 스페이스모바일은 2026년부터 버라이즌 고객에게 직접 위성-휴대폰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합의한 뒤 8% 뛰었다. 실시간 데이터 스트림 플랫폼 컨플루언트는 인수 제안설로 7% 올랐고, 로켓랩은 일본 iQPS와 추가 위성 발사 계약을 체결하며 6% 상승했다.
데이터 분석 기업 데이터독은 번스타인이 목표주가를 170달러로 상향 조정하자 6% 상승했다. 시티그룹이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한 프리포트-맥모런은 5% 올랐다. 씨포트글로벌이 ‘매수’로 바꾼 컨스텔레이션 에너지도 4% 이상 상승했다.
반면 Penguin Solutions는 2026 회계연도 매출 가이던스(13.1억~15.9억 달러)가 시장 추정 중앙값을 밑돌면서 15% 급락했다. 페어 아이작(FICO)는 경쟁사 에퀴팩스가 모기지 점수를 공격적으로 할인하겠다고 발표하자 9% 넘게 하락해 S&P500 최약체였다.
앞선 조정장에 방어주로 각광받던 식품주는 자금이 성장주로 이동하면서 약세였다. 타이슨푸드(-3%), 제이엠스머커·제너럴밀스(-2%대), 크래프트하인츠·몬델레즈·코나그라·캠벨수프도 1% 넘게 빠졌다.
이외에 라이브네이션(-3%)은 13억 달러 규모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1%대)는 TD 코웬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을 각각 발표했다.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 또한 오펜하이머의 투자의견 하향 영향으로 하락했다.
다음 실적 발표 일정(현지 시각 10월 9일)
델타항공, 펩시코, 아포지엔터프라이즈, 어플라이드디지털, 버나테크놀로지, 헬렌오브트로이, 니오젠, 오일-드라이, 파크에어로스페이스 등 9개 기업이 실적을 공개한다.
결론 및 관전 포인트
AI 성장 기대, 실적 모멘텀, 연준 완화 전망이 맞물리며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다만 정부 셧다운 장기화, 인플레이션 잔존 위험, 금리인하 기대 선반영 등은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다. 투자자들은 정책 이벤트와 기업 실적에서 새 단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