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약세에 뉴욕증시 하락 마감

S&P 500 지수($SPX)는 0.38%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0.20% 내렸으며, 나스닥 100 지수($IUXX)는 0.55% 떨어졌다. 동시에 12월물 E-mini S&P 선물은 0.37%, 12월물 E-mini 나스닥 선물은 0.54% 각각 하락했다.

2025년 10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는 장 초반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인프라 종목 강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오후 들어 대부분의 반도체주가 전일 급등분을 반납하면서 하락 전환했다. 전날 23% 급등했던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는 이날도 3% 넘게 오르며 초반 랠리를 이끌었으나, 다른 대형 반도체주는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AI 관련 지출 확대가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완화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 그러나 장중 발표된 8월 미국 소비자신용 잔액 증가 폭이 전월 대비 3억 6,300만 달러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140억 달러)를 크게 하회한 점이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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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시티 연은 제프 슈미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만큼 수요를 억제하는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미니애폴리스 연은 닐 카시카리 총재도 “급격한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매파적 발언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2주 차에 접어들며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셧다운으로 8월 무역수지 및 9월 고용지표 발표가 지연됐고, 10월 15일 예정된 물가 지표마저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장 기간 셧다운 시 64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가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비트코인 같은 안전자산이 주목받았다. 금 현물 가격은 골드만삭스가 2026년 금 목표가를 온스당 4,300달러에서 4,900달러로 상향했다는 소식에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9월에도 11개월 연속 금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주 주요 일정으로는 9월 FOMC 의사록(9~17일), 제롬 파월 의장(9일) 연설, 10월 미시간대학 소비심리지수(11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은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 25bp(0.25%p)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93%로 반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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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 중 22%가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제시해 1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전체 3분기 순익 증가율 전망치는 7.2%로 2년 내 최저치이며, 매출 증가율 역시 5.9%로 둔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증시에서는 유로스톡스50 지수가 0.27% 하락했고, 휴장 중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를 제외하고 일본 니케이225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0.01% 상승 마감했다.

채권시장 동향

12월물 미국 10년물 국채 선물은 9틱 상승했으며, 금리는 2.5bp 내려 4.127%를 기록했다.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과 주식시장 약세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했다. 또한 3년물 국채 580억 달러 입찰이 비드-투-커버(bid-to-cover) 비율 2.66을 기록해 최근 10차 평균(2.60)을 상회하며 견조한 수요를 과시했다.

유럽에서는 10년물 독일 국채 금리가 0.9bp 내린 2.709%, 10년물 영국 길트 금리가 1.6bp 내린 4.719%로 마감했다. 같은 날 발표된 독일 8월 공장 수주가 전월 대비 0.8% 감소(예상 +1.2%)한 점이 금리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 주요 종목별 움직임

반도체 및 AI 인프라주 약세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씨게이트 테크놀로지(-6% 이상)가 S&P500에서 가장 부진했고, 램리서치·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나란히 5% 넘게 떨어졌다. KLA·NXP·ON세미콘덕터가 4% 이상, 아날로그디바이스·ASML은 3% 넘게 밀렸다. 글로벌파운드리스·마이크론·마벨·마이크로칩도 2% 이상 하락했다.

테스트 장비 업체 Aehr Test Systems는 1분기 매출이 1,310만 달러에서 1,100만 달러로 16% 감소했다고 발표한 뒤 17% 급락했다.

포드는 뉴욕 주 알루미늄 공장 화재에 따른 수개월간 생산 차질 우려로 6% 이상 하락했고, 주택건설주는 에버코어 ISI가 업종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동일’로 하향하면서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반면 모바일 광고 플랫폼 앱러빈은 씨티그룹이 “약세 시 매수” 의견을 제시하며 7% 급등, S&P500과 나스닥100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AMD(+3%), 페이팔(+4%), 델(+3%), 넷플릭스(+2%), 비바시스템즈(+2%), IBM(+1% 이상), 콘스텔레이션브랜즈(+1% 이상) 등도 강세를 기록했다.

이날 장 마감 후 또는 9일 새벽에는 Acuity, Cal-Maine Foods, Conagra Brands, Novagold Resources, Rezolve AI, RPM International 등 6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용어 풀이 및 해설

E-mini 선물은 CME가 상장한 S&P500·나스닥100 등의 지수 선물 계약으로, 표준 규격보다 계약 크기가 작아 개인 투자자 접근성이 높은 상품이다.
Bid-to-cover 비율은 국채 입찰에서 발행 규모 대비 총 입찰 규모를 나타내며, 숫자가 클수록 투자 수요가 견조함을 뜻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중앙은행 정책 대응이 까다롭다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문가 견해: 현 시점에서 반도체주가 단기 과열권에 진입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금리 인하 기대와 경기 둔화 우려가 교차하며 ‘좋은 뉴스=나쁜 뉴스’ 구도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는 실적 가이던스, 정책 불확실성, 국채 수급 등 복합 변수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