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연준 매파 발언·유로·엔 약세에 1.5주 만에 최고치

[뉴욕 외환시장] 주요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가 7일(현지시간) 또다시 상승해 DXY 달러지수가 1.5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10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hawkish) 발언과 프랑스 및 일본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캔자스시티 연은의 제프 슈미트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아 통화정책이 수요를 억제해 공급이 확대될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의 닐 카슈카리 총재도 “금리를 과격하게 인하하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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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발언 이후 달러지수(DXY)는 전장 대비 0.48% 오른 106.14를 기록하며 1.5주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금리 기대도 재조정됐다. 금리선물과 스와프 시장은 10월 28~29일 열리는 FOMC에서 연방기금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93%로 반영했으나, 매파적 발언 이후 이러한 베팅이 일부 약화됐다는 평가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은 달러 약세 요인으로 남아 있다. 2주째 이어지는 예산 교착은 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키워 달러 수요에 부담을 주고 있다.

용어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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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Y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량이나 물가가 아니라,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가중평균한 지수다. 지수가 오르면 달러 강세를 의미한다.


[유로화] 유로/달러 환율은 0.50% 내린 1.057달러로 1.5주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독일의 8월 공장 수주가 전월 대비 0.8% 감소해 시장 예상치(+1.2%)를 밑돈 데다, 프랑스에서 세바스티앙 르코르뉴 총리가 마크롱 대통령의 개각 발표 직후 사임하면서 정치 공백 우려가 커졌다.

스왑 시장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10월 30일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은 1%에 불과해 시장은 동결을 전망하고 있다.


[엔화] 달러/엔 환율은 1.00% 급등해 152엔 선에 근접, 7.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깜짝 승리해 차기 총리로 유력해지면서, 일본은행(BOJ)의 긴축 시기가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된 영향이다.

다카이치 당선인은 재정·통화 부양책 확대에 우호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어 국채 공급 증가와 완화적 통화정책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일본 8월 선행지수(Composite Leading Indicator)는 107.4로 전월 대비 1.3포인트 상승해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긴축 지연 전망이 엔화 약세로 직결됐다.


[귀금속 시장]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28.10달러(0.71%) 올라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반면 12월물 은 선물은 0.933달러(1.93%) 내려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 및 프랑스 정치 혼란이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긴 것이 금 가격을 밀어 올렸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이 9월에만 4만온스, 11개월 연속 금을 매입한 점도 가격을 지지했다.

다만 달러 강세와 연준 인사의 매파 발언은 귀금속 가격 상단을 제한했다. 특히 독일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산업용 수요 둔화 전망이 부각되면서 은 가격이 압박을 받았다.

무역갈등, 지정학 리스크, 미국 행정부의 연준 독립성 공격 등도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 이사 경질을 시사한 점, 스티븐 미랜이 백악관 경제자문 신분을 유지하며 연준 이사직에 도전하는 점 등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gold chart
금 ETF 보유량은 3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며 기관 자금이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은 ETF 역시 지난주 3년 만의 고점을 기록해 현물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다.

한편, 미국 8월 소비자 신용(Consumer Credit)은 3억6,300만 달러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140억 달러)를 크게 밑돌았으며, 6개월 사이 가장 낮은 증가폭을 보였다.

용어설명 소비자 신용은 신용카드 잔액과 자동차·학자금 대출 등을 합산한 것으로, 가계 소비 여력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이 기사를 작성한 리치 아스플런드 기자는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한다.

전문가 시각* 달러 강세는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동시에, 유로존과 일본의 정치·경제 리스크 프리미엄을 가격에 선반영한 결과다. 향후 셧다운 장기화로 미국 지표가 급격히 둔화될 경우 달러 랠리는 제한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금리 격차 요인이 우세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