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귀금속 시장 동향] 7일(현지시각) 미 달러 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39% 상승하며 1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총리 세바스티앙 레코르뉴의 사임과 일본 차기 총리로 다카이치 사나에가 선출된 점이 각각 유로화와 엔화 약세를 부추기며 달러 강세를 견인했다.
2025년 10월 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 국채(미국 재무부 발행 10년 만기 채권·T-note)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반면,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2주째 이어지는 점은 달러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10월 28~29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95% 확률로 25bp(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에도 불구, 단기적으로는 타 통화 약세가 달러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유럽: 정치 불확실성에 흔들리는 유로화
EUR/USD 환율은 이날 0.26% 하락하며 1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개각을 단행하자 총리 레코르뉴가 사임해 유로존 2위 경제국인 프랑스의 정책 공백 우려가 커졌다.
다만, 유로존 10월 센틱스(Sentix) 투자자 신뢰지수가 시장 예상(-7.7)보다 양호한 -5.4로 개선됐고, ECB(유럽중앙은행)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근접했고, 2026년엔 경기 회복을 기대한다”고 발언하며 유로 낙폭은 일부 만회됐다.
스왑 시장에서는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 1%만이 반영돼 있어, 유럽의 정책 스탠스가 당분간 제로금리 고수에 가까울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친재정확대론자 등장에 엔화 급락
USD/JPY 환율은 1.89% 급등하며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중의원이 예상을 깨고 승리해 확장 재정·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일본은행(BOJ)이 이달 중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약화됐고, 국채 공급 증가 우려가 엔화 매도폭을 확대했다.
귀금속: ‘안전자산’ 랠리…금·은 선물 나란히 사상·계약 최고가
뉴욕상품거래소(COMEX)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3,959.40달러의 역사적 최고가를 찍으며 전일 대비 1.72%(+67.40달러) 상승 마감했다. 12월 은 선물도 1.01% 오른 온스당 0.483달러로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프랑스 정치 불안, 일본 부채 확대 우려 등 다중 리스크가 교차하며 안전자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렸다. 금·은 ETF 보유량은 각각 3년 만에 최대치로 늘어 추가 상승 재료를 제공했다.
“최근 미·중 관세 갈등, 지정학적 위험,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까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금리 인하 + 정책 불확실성’ 조합이 귀금속 랠리를 이끌고 있다.”
이 밖에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연준 독립성을 공격하며 리사 쿡 이사 해임을 시사한 점,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이 연준 이사 지명을 추진 중인 점도 투자자들의 헷갈림을 키우고 있다.
용어 풀이
T-note: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국채. 시장에서 ‘벤치마크 금리’ 역할을 해 달러 수급과 글로벌 자산 가격에 큰 영향력을 가진다.
Safe-haven: 전쟁·정치 혼란 등 위기 상황에서 자본이 몰리는 ‘안전 피난처’ 자산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금·엔화·스위스프랑 등이 꼽힌다.
Swap 금리: 시장이 중앙은행의 향후 금리 정책을 어떻게 예상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금리 인하·인상 확률 산정에 널리 쓰인다.
전문가 해설 및 전망
달러 강세는 단기적으로 타 통화 약세에 기반하고 있으나, 연준이 금리를 실제로 인하할 경우 강세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 유럽·일본이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재정 카드를 동시에 확대한다면, 기준금리 차별화가 완화돼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한국 투자자라면 ① 엔화 약세로 인한 일본 소재·관광 기업 투자의 기회를, ② 금·은 가격 급등에 따른 원자재 관련 ETF 분산 효과를 고려할 만하다. 다만 귀금속 가격이 단기간 급등한 만큼 가격 변동성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결국 글로벌 자산시장은 ‘정책과 정치’라는 두 축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셧다운 해결 여부, ECB·BOJ의 정책 시그널, 그리고 미 대선 정국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잇따르는 만큼, 환헤지·분산투자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이 힘을 얻는다.
한편, 리치 애스플런드 필자는 본 기사 작성 시점에 언급된 증권을 직접·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에 해당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