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외환·원자재 시장에서 달러화가 힘을 얻고 있다. 7일(현지시간) 달러 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39% 상승하며 1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유로화와 엔화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정책 기대 약화로 동반 하락했다.
2025년 10월 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와 일본에서 발생한 정치 이벤트가 주요 통화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했다. 프랑스의 가브리엘 르코르뉘 총리가 사임하면서 유럽연합(EU) 2위 경제 대국의 정책 공백 우려가 유로 약세로 이어졌고, 일본에서는 타카이치 사나에 중의원이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예상 밖 승리를 거두며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자 엔화가 2개월 최저치로 밀렸다.
달러 강세 배경※정책금리 차별화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프랑스 정국 혼란으로 유럽 내 정책 연속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고, 둘째, 타카이치 당선으로 일본은행(BOJ)의 조기 금리 인상 기대가 사실상 소멸했다. 셋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상승이 달러 금리 매력을 부각했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2주 차에 접어들어 달러에는 단기적 부담 요인이나, 시장은 오히려 안전 통화·삼중 적자 심화를 동시에 반영하며 달러 매수·달러 차익거래를 병행하는 복합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유로화: 프랑스 총리 사임 여파
EUR/USD 환율은 이날 -0.26% 하락하며 1주 최저치에 근접했다. 르코르뉘 총리 사임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새 각료 인선과 맞물려 프랑스 경제정책 불확실성을 키웠다. 다만 유로존 10월 센틱스(Sentix) 투자자 신뢰지수가 –5.4로 시장 예상치(–7.7)를 상회했고, ECB(유럽중앙은행)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2026년 경기 반등”을 언급함에 따라 낙폭은 제한됐다. 유로존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증가해 예상치와 일치했다.
현재 이달 30일 열릴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스왑시장에서 1%에 불과하다. 유럽 투자자들은 정치적 변수와 함께 에너지 가격 동향, 독일 경기 둔화 속도를 주시하고 있다.
엔화: 예상 밖 ‘타카이치 효과’
USD/JPY는 1.89% 급등해 두 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타카이치 사나에 의원은 완화적 재정·통화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인물로, 시장은 향후 BOJ가 마이너스 금리에서 조기 탈피할 것이란 기대를 대폭 후퇴시켰다. 동시에 대규모 추경 편성을 통한 국채 발행 확대 우려가 외국인 투자자의 엔화 매도를 부추겼다.
일본 국채시장(JGB)의 수급 균형이 흔들릴 경우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에도 파급력이 크다. 전문가들은 “국채 장기 보유자 중심의 일본 금융구조상, 금리 10bp 변동이 해외 자금 유출입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 정부 셧다운과 FOMC 전망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2주째 지속되면서 성장률 둔화 위험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10월 28~29일 FOMC에서 95% 확률로 25bp 추가 인하를 반영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셧다운 장기화 시점과 경기 충격 정도, 그리고 연준의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 중이다.
데이터 의존적이란 표현은 미국 중앙은행이 물가·고용·소비 등 실물지표를 면밀히 검토해 정책을 결정함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 지표는 일부 둔화 조짐을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아직 ‘연착륙(soft landing)’ 범주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금·은 가격: 사상 최고 경신
12월물 금 선물(GCZ2)은 1.72% 급등해 종가기준 $3,959.40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은 선물(SIZ2)도 1.01% 상승하며 14년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셧다운과 프랑스·일본 정치 리스크가 맞물리며 안전자산 수요가 폭발한 결과다.
“미국 정부 기능 마비가 길어질수록, 금과 은은 정치·정책 리스크 해지(hedge)의 최후 방어선으로 부상한다.” — 시장 참여자 멘트
금 ETF 보유량은 지난주 3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늘었고, 은 ETF 역시 같은 기간 3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관·개인투자자 모두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귀금속 비중을 높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 진단 및 전망
필자는 이번 달러 강세를 ‘정치 불확실성 프리미엄’과 ‘미 국채 금리 상향’이 결합한 복합적 모멘텀으로 판단한다. 프랑스·일본 변수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달러 지수는 105선 안착 시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유로화는 ECB 정책 경로가 보다 명확해지기 전까지 1.05달러 부근에서 등락이 예상되며, 엔화는 BOJ 10월 회의 후 구체적인 긴축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150엔 돌파도 배제하기 어렵다. 귀금속 시장에서는 $4,000 돌파 여부가 단기 관전 포인트다.
결론적으로, 통화·귀금속·채권 시장은 4분기에도 정책·정치 리스크를 핵심 변수로 삼아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포지션 편중을 피하고, 환헤지·안전자산 배분을 병행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