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지수 1주 만에 최고치, 안전자산 선호와 금리차 확대가 배경
달러화가 프랑스와 일본에서 동시에 발생한 정치 변수 덕분에 강세를 보였다. 7일(현지시간) 미국 달러 지수(DXY)는 전 거래일 대비 0.39% 상승해 1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총리 세바스티앵 르코르뉘의 전격 사임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띤 데다, 일본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승리하면서 엔화도 급락했다. 여기에 미국 국채(10년물) 수익률 상승이 겹쳐 달러의 금리 매력도가 높아졌다.
2025년 10월 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유로·엔 하락과 미국 금리차 확대가 맞물리면서 달러에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특히 프랑스 내각개편이 유럽 2위 경제의 정책 공백을 키울 가능성을 주목했고,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해 유로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은 벌써 2주째 이어지고 있으나, 당장은 달러 약세보다는 글로벌 불안 심리를 자극해 오히려 달러를 지지했다. 다만 정부 기능 마비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성장률(GDP) 둔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은 잠재적인 달러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 유로화, 정치 공백 속 1주 최저치…ECB 추가 인하 가능성은 1%
유로/달러(EUR/USD)는 이날 0.26% 떨어지며 1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르코르뉘 총리의 사임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됐고, 투자자들은 프랑스 국채 스프레드 확대 가능성을 경계했다. 다만 유럽연합(EU) 10월 센틱스(Sentix) 투자자 신뢰지수가 전월 대비 3.8포인트 오른 –5.4를 기록, 예상치(–7.7)를 웃돌면서 낙폭이 일시적으로 제한됐다.
같은 날 ECB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2% 목표 근처에 머물고 있으며, 2026년에 성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생상품 시장(스와프)은 10월 30일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단 1%로 반영하고 있다.
■ 엔화, 2개월 만에 최저…다카이치 총재 선출이 완화 기조 강화
달러/엔(USD/JPY)은 1.89% 급등해 엔화가 2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당선되며 차기 총리로 사실상 확정된 것이 결정타였다. 그는 대규모 재정 지출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해온 인물로, 일본은행(BOJ)의 조기 금리 인상 기대를 후퇴시키면서 엔화 매도를 부추겼다. 동시에 재정 확대→국채 발행 증가→채권 공급 확대라는 우려가 엔 가치 하락 압력을 강화했다.
■ 금·은, 사상 최고가 경신…‘셧다운·정치 불안’ 안전자산 선호
12월물 금 선물은 1.72%(67.40달러) 급등해 계약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근월물 연속 차트 기준으로도 온스당 3,959.40달러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물 은 선물 역시 1.01%(0.483달러) 오르며 14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셧다운 장기화가 글로벌 성장 우려를 자극했다. 둘째, 프랑스 정치 공백이 유로존 리스크를 확대했다. 셋째, 일본의 완화적 정책 전망이 엔화 약세→달러 강세로 이어지며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를 부각시켰다. 여기에 최근 금·은 ETF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실물 수요와 투기적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 FOMC·ECB·BOJ 정책 경로 전망
스와프 시장은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95%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반면 ECB는 같은 달 30일 회의에서 사실상 동결이 유력하다. BOJ의 경우, 다카이치 차기 총리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연내 금리 인상 관측이 약화됐다.
“최근 들어 각국 중앙은행의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은 경기둔화 방어를 위해 추가 인하, 유럽은 물가 안정에 성공하며 대기, 일본은 여전히 완화를 유지하는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 용어 해설: T-note·스와프 금리·ETF
T-note는 ‘Treasury Note’의 약자로,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2~10년 만기 국채를 말한다. 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무위험 기준금리 역할을 해, 달러화의 상대적 매력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스와프 금리는 파생상품 시장에서 특정 만기의 고정금리를 의미한다. 시장참가자들이 정책금리 전망을 조기에 거래할 수 있는 수단이므로, 중앙은행 회의 결과 예측에 자주 활용된다.
ETF(Exchange Traded Fund)는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는 펀드다. 금·은 ETF로 투자자금이 들어오면 펀드가 실제 금속을 매입해야 하므로 현물 가격이 지지받는다.
■ 기자 시각
이번 달러 강세 국면은 정치 이벤트·통화정책 기대·안전자산 선호라는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며 복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프랑스·일본·미국 세 국가의 변수가 하나의 시점에 겹친 것은 드문 사례다. 향후 주목할 포인트는 다음 두 가지다. 첫째, 미국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달러의 기축통화 프리미엄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둘째, 유럽과 일본의 정책 스탠스가 변곡점을 맞을 경우 달러 인덱스의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통화 간 금리·물가·정치안정 지표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