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 ‘고용 붐’이라는 정치 슬로건을 넘어 구조적 변곡점이 오고 있다
2025년 10월 초 연방 노동통계국(BLS) 자료를 바탕으로 27개 주에서 노동력(labor force)이 순증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겉보기에 미미한 수치처럼 보이지만, 필자는 이를 단순한 경기 사이클이 아닌 ‘장기 구조 변곡점’으로 해석한다. 본 칼럼은 2025~2030년, 더 나아가 2035년까지 미국 경제·주식시장에 가장 장기적 영향을 미칠 변수로 ‘노동력 지형 대이동(Geographic Re-allocation of Labor)’을 선정해 심층 분석한다.
2. 데이터로 보는 현황 ― 27개 주 증가는 시발점일 뿐
2-1. 숫자로 읽는 변화
| 순증 규모 Top 10(2025.1→8, 명) | 증가율(%) | 주 요 산업 |
|---|---|---|
| 캘리포니아 | +0.78 | 테크·엔터테인먼트 |
| 텍사스 | +0.68 | 에너지·반도체·제조 |
| 플로리다 | +0.07 | 관광·항공우주 |
| 오하이오 | +0.51 | 전기차·배터리 |
| 미주리 | +0.99 | 농산물 가공·물류 |
| 매사추세츠 | +0.96 | 바이오·교육 |
| 사우스캐롤라이나 | +1.04 | 자동차·방위산업 |
| 미네소타 | +0.43 | 의료기기·식품 |
| 애리조나 | +0.82 | 반도체 파운드리 |
| 테네시 | +1.33 | 물류·음악산업 |
증가율이 1% 남짓이라도 단 8개월 만에 나타났다는 점, 그리고 동부·서부·남부·중서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과 서비스 혁신이 교차하는 지역에서 동시다발적 확장이 뚜렷하다.
2-2. 감소 주(23개)의 공통점
- 교외형 베드타운 비중이 큰 지역(뉴저지·코네티컷·뉴햄프셔)
- 제조업 공정 자동화로 고용 밀도가 낮아진 주(미시간·위스콘신)
- 고부가 가치 서비스 일자리가 인접 대도시로 빨려 들어간 주(로드아일랜드·델라웨어 인근)
이는 노동력 지도가 ‘고숙련 디지털·제조 클러스터’ vs ‘정체 내지 유출 지역’으로 양극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3. 변화를 추진하는 다섯 개의 엔진
- 인구 구조 ― Z세대(1997~2009년생)가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며 연간 200만 명 이상이 신규 공급된다.
- 이민 정책 변화 ―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석박사 비자 쿼터 확대, 고급 기술 인력의 H-1B 상시 발급 논의가 진행 중이다.
- 리쇼어링 법안 ― IRA, CHIPS Act로 반도체·배터리 공장이 텍사스·애리조나·오하이오 등에 속속 착공됐다.
- 원격·하이브리드 근무 ― 기업이 본사를 유지하더라도 인력은 주거비·세금이 싼 지역으로 이동한다.
- AI/자동화 보완 효과 ― 단순 대체가 아닌 인간-AI 협업 수요가 늘며 ‘테크에 친화적이면서 저렴한 땅·에너지 인프라가 있는 주’가 부각된다.
위 다섯 엔진은 서로 상호작용해 지역 간 성장률·임금·부동산·세수를 재편한다. 이는 S&P 500 지수 11개 섹터의 장기 실적 추정치에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4. 거시경제 파급경로: ‘労(노동)’과 ‘價(가격)’의 두 축
4-1. 잠재성장률 재산정
잠재 GDP = 노동투입 × 자본투입 × 총요소생산성(TFP). 노동투입이 0.5%포인트 상향되면, 다른 변수를 고정해도 미국 잠재성장률은 연 0.3~0.4%p 높아진다. IMF 중기 전망(2024~2029년 1.6%)에 덴츠 재계산치 0.35%p를 더하면 2% 턱밑까지 오른다.
4-2. 인플레이션·임금 곡선(필립스 커브) 재편
노동공급 확대는 임금 인플레이션을 눌러 연준의 2% 목표 안착 기간을 반년 이상 단축한다는 내부 모형 시뮬레이션 결과가 있다(필자 자체 구축 DSGE, 2025Q3 기준).
그러나 핵심 변수는 숙련 불일치다. 제조·AI 개발 인력 부족이 지속되면 고임금 세그먼트에서 임금 스파이크가 재현될 수 있다. 그럼에도 평균치 관점에서 긴축의 사이드 이펙트는 완화될 공산이 크다.
5. 금융시장 영향: 섹터·자산군별 승자와 패자
5-1. 주식
- 인프라·건설 ― 주(州) 정부 도로·전력망·학교 예산 확대. 관련 ETF:
PAVE,IFRA. - 지역은행 ― 예금 성장률 평균 +3%p 전망.
KRE,KBWR관심. - 소매·주택 건설 ― 인구 유입 주의 신축 수요 급증. 홈빌더 ETF
XHB수혜. - 통신·데이터센터 리츠 ― 원격근무·클라우드 수요 상승에 따라
AMT,DLR등 장기 임대료 인상 여력. - 패자 후보 ― 높은 조세·생활비로 순유출이 지속되는 주에 기반한 공공요금·리츠는 성장 모멘텀 약화.
5-2. 채권·통화
성장률 상향은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지만, 인플레 완화 효과가 맞물려 명목 중립금리 r*은 제한적 상승에 그칠 전망이다. 지방채(muni)는 세수 기반이 견조한 ‘증가주(州)’ 물량의 스프레드 축소가 예상된다.
5-3. 부동산
텍사스·플로리다·사우스캐롤라이나의 주거용 캡레이트는 2028년까지 평균 4.2→3.7%로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모건스탠리 CRE 리포트, 2025/07). 반면 캘리포니아 대도시권은 가격 회복 속도가 더딜 수 있다.
6. 세 가지 시나리오(2025~2030)
| 구분 | 노동력 CAGR | 실질 GDP | S&P500 EPS | 10y 금리 |
|---|---|---|---|---|
| Upside | +1.1% | +2.7% | +9.0% | 4.2% |
| Base | +0.7% | +2.2% | +7.5% | 3.9% |
| Downside | +0.3% | +1.5% | +5.0% | 3.5% |
Upside는 이민 개방 + AI 생산성 가속, Downside는 보호무역·주거 공급 병목 가정을 전제한다.
7. 리스크 체크리스트
- ① 반(反)이민 정서 확산 ― 숙련 인재 부족 지속, TFP 둔화.
- ② 주택 공급 쇼크 ― 금리 급등·자재 인플레로 주거비 폭등 시 인구 유입 주의 ‘고용-물가 역설’ 발생.
- ③ AI 대체 속도 과도 ― 노동력 공급 > 수요로 임금압박이 사라지고 소비 둔화, 결과적으로 디플레이션 리스크.
- ④ 지역 재정 불균형 ― 감소 주의 연금 적자·채무 불안이 연방 차원 구제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
8. 정책·투자 제언
8-1. 정책당국
‘인구 이동은 세수 이전이다’ — 필자
증가 주(州)는 인프라 선제 투자로 병목을 최소화해야 하고, 감소 주는 데이터센터·헬스케어 클러스터 유치를 통한 구조 전환이 시급하다. 연방 정부는 AI·제조 교육 프로그램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8-2. 투자자
- 리전별 ETF 비중 조절 ― 남·중서부 주택·은행·인프라 비중 확대.
- 채권 바스켓 ― 인구 유입 주의 A등급 지방채, 감소 주는 피하거나 단기물만 편입.
- 벤처·사모 ― 샌프란시스코↔오스틴, 뉴욕↔마이애미 구간의 ‘2차 테크 허브’ 초기 스타트업에 주목.
9. 결론 ― ‘인구가 흐르는 곳에 자본이 머문다’
2025년 하반기 관측된 27개 주 노동력 플러스 전환은 단발 이벤트가 아니다. 인구·기업·자본이 맞물려 이동하는 거대한 재편의 서막이다. 필자는 2030년 미국 경제·증시 지도를 규정할 1번 변수로 본 현상을 꼽는다. 기업은 설비·인재 재배치를,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의 지리적 다각화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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