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셧다운 사흘째…달러 약세 지속·금 가격 사상 최고치 경신

달러화가 정부 Shutdown 장기화 충격과 주요 경제지표 부진에 밀려 하락세를 이어갔다. 4일(현지시간) 뉴욕 차트 플랫폼 바차트(Barchart)에 따르면, 달러지수(DXY00)는 전일 대비 -0.12% 하락 마감했다.

2025년 10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사흘째(3일째) 이어지면서 달러화 수요가 위축됐다고 전했다. 셧다운이 장기화될수록 미국 경제 성장률(GDP)이 둔화되고 소비·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달러 약세 압력이 커졌다.

서비스업 경기를 가늠하는 9월 ISM 서비스업 지수가 4개월 만의 최저 수준(50.0)으로 내려앉은 점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이는 시장 예상치(51.7)를 밑돈 결과로, 확장·위축의 기준선인 50선을 간신히 지켜내는 데 그쳤다. 반면 물가 압력을 보여주는 ‘서비스업 지불가격(Paid Prices) 서브지수’는 전월보다 0.2p 오른 69.4를 기록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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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연은 총재 오스턴 굴스비는 “최근 인플레이션 반등과 고용시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 Fed가 정책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나치게 앞당긴 금리 인하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댈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역시 “물가가 여전히 목표치(2%)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추가적인 완화조치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두 연준 인사의 매파적(hawkish) 발언은 장중 달러 낙폭을 다소 축소시켰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97%로 반영하고 있다. 스왑시장에 포착된 확률 수치는 최근 경제지표 악화와 정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유로화·엔화 동향

EUR/USD 환율은 달러 약세 효과로 +0.22%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 겸 벨기에 국립은행 총재 피에르 윈쉬는 “현 통화정책이 물가를 2% 목표로 되돌리기에 적절하다”고 평가했으며, 이는 추가 금리 인하가 멈췄다는 해석을 낳아 유로 강세를 거들었다.

다만 9월 유로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0.6%로 시장 전망보다 큰 폭 하락했다. 이는 9개월 만의 최대 낙폭으로, 경기 둔화를 시사해 유로화 상승을 제한했다. 스왑시장은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1%에 불과한 수준으로 반영, 사실상 동결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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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는 USD/JPY 환율 기준 +0.15% 약세(엔화 가치 하락)를 보였다. 일본 8월 실업률이 2.6%로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어 고용시장 둔화를 드러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완화적 금융환경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 연내 금리인상 기대를 낮췄다. 반면 10년 만기 일본국채 금리는 1.675%로 17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며 엔화 낙폭을 제한했다.

참고: 달러·엔 환율이 상승하면 엔화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안전자산 랠리—금·은 가격 급등

12월 인도분 금 선물(GCZ2)은 온스당 40.80달러(▲1.05%) 급등, 은 선물(SIZ2)은 1.593달러(▲3.45%) 치솟으며 각각 사상 최고치와 14년래 고점을 기록했다. 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되는 불확실성과 달러 약세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한 결과다.

이미 지난 1일 근월물(2025년 11월물)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891.9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내 투자자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트로이온스(troy ounce)’는 금·은 등 귀금속 계량 단위로, 1트로이온스는 약 31.1035g에 해당한다.

국제 ETF(상장지수펀드) 자금 흐름도 금·은 가격 상승을 거들었다. 금 ETF 보유량은 3년래 최고치, 은 ETF 보유량은 14년래 최고치로 집계됐다. 이는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요가 높아졌음을 뜻한다.


전문가 진단 및 전망

기자가 종합한 바에 따르면, 정치적 교착 상태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달러 약세·금·은 강세 구도는 단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셧다운이 2018~2019년 사례(35일)를 넘어설 경우 4분기 미국 GDP 성장률은 최대 0.4%p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민간 IB들의 시나리오가 제시된다.

반면, 연준이 10월 FOMC에서 기대와 달리 금리 인하를 연기할 경우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실제로 FedWatch 모델상 금리 동결 확률은 여전히 한 자릿수지만, 서비스 물가의 ‘끈적한(sticky)’ 특성을 고려하면 인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 인덱스 103선 붕괴 여부, 금 현물가격 4,000달러 돌파 여부를 단기 핵심 분수령으로 꼽는다. 또한 일본은행의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 수정 가능성, 유럽중앙은행의 조기 통화정책 전환 타이밍이 교차하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ISM·PPI·PMI가 무엇인가?
ISM(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 서비스업 지수: 미국 서비스기업 구매관리자들의 신규주문·고용·지불가격 등을 설문해 경기 확장(50 이상)·위축(50 이하)을 판단한다.
PPI(Producer Price Index): 생산자가 받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지수화해 선행적 물가 지표로 활용된다.
PMI(Purchasing Managers’ Index): 제조·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구매 동향을 통해 경기 선행 신호를 제공한다.

이처럼 복합적인 거시·금융 변수가 맞물리며 글로벌 외환·원자재 시장은 향후 몇 주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