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즈 네자티안의 부임, 오픈도어 주가 랠리 지속 가능할까

미 국증권거래소 나스닥 상장사 오픈도어 테크놀로지스(NASDAQ: OPEN)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상장폐지 위기를 겪었지만,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카즈 네자티안(Kaz Nejatian)의 합류 소식과 함께 주가가 급등하며 ‘밈(meme) 주식’으로까지 부상했다.

2025년 10월 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오픈도어 주가는 사상 최고치 대비 약 75% 하락해 여전히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으나, 최근 3개월 동안에는 무려 1,300% 이상 급등했다. 이는 주가가 1달러 아래로 떨어져 상장 유지 요건을 위반할 뻔했던 시점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회의실에서 회의 중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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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 후 급등: 오픈도어 주가가 걸어온 길

오픈도어는 2020년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상장한 직후 투자자들의 열광 속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적자를 이어가는 스타트업이라는 현실이 드러나자 주가는 장기간 하락했고, 결국 이른바 ‘페니주식’(penny stock) 영역으로 추락했다.

스팩(SPAC) 설명1
스팩은 ‘백지수표 기업(blank-check company)’이라고도 불리며, 먼저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적합한 비상장 기업을 찾아 합병하는 방식으로 상장을 지원한다. 2020년 팬데믹 기간 저금리·유동성 환경이 맞물리며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나, 이후 실적 부진·규제 강화로 많은 스팩 합병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다.

주가 부진이 장기화되자 나스닥은 최소 주가 1달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오픈도어에 상장폐지 가능성을 통보했다. 회사는 이를 피하기 위해 1주를 여러 주로 묶어 주가를 인위적으로 높이는 리버스 스톡 스플릿(reverse stock split)을 준비했다. 이는 대개 성장성이 의심받는 기업이 택하는 ‘마지막 수단’으로 인식돼 투자자 신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행동주의 펀드 압박·새 CEO 영입이 촉발한 ‘반전 시나리오’

한편 행동주의 투자자의 압박이 거세지며 기존 CEO가 사임했고, 후임자를 찾는 과정에서 주가가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쇼피파이(Shopify) 제품·파트너 개발 부문 부사장을 지낸 카즈 네자티안이 신임 CEO로 내정되자 기대감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AI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이라는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고, 결과적으로 ‘AI 테마주’라는 새로운 서사가 주가 급등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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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 스톡 스플릿 설명2
통상 기업이 1주를 10주·20주 등으로 합쳐 주가를 높이는 방식이다. 발행주식 수는 줄고, 주가만 높아져 상장요건을 충족하지만 기업 펀더멘털에 실질적 변화는 없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약세 신호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AI 플립’ 전략, 실현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

중요한 사실은 오픈도어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는 변한 것이 없고 여전히 큰 손실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전국 단위에서 주택을 매입한 뒤 단기 수리·리노베이션을 거쳐 되파는 ‘하우스 플리핑’(house flipping)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다. 본래 소규모 지역 투자자가 주도하던 시장에 대규모 자본과 기술을 접목한 전례 없는 실험이다.

네자티안 CEO는 ‘AI 도입을 통한 비용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주택 실사, 가격 산정, 리모델링 공정 관리, 사후 매각 시점 최적화를 자동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AI 도입에는 대규모 선투자(데이터 수집·모델 학습·시스템 구축)와 인력 구조조정 비용이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단기간에 손익계산서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시장 중론이다.

투자자 열기가 식을 때 주가 방어 가능할까

실제로 주가는 네자티안 취임 발표 직후 급등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20%가량 반락했다. 월가 투자자들의 ‘짧은 관심 집중(span)’을 고려할 때, 회사가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현재 주가를 방어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우스 플리핑처럼 마진이 박한 사업에서는 거래 규모보다 단가 개선이 중요하다. 인공지능으로 가격 예측 정확도를 끌어올리더라도 주택 시장 사이클·금리·지역별 수급 등 거시 요소가 변수로 작용한다.” — 부동산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CEO 인터뷰 中

리버스 스플릿 위협은 일단 해소

주가 상승 덕분에 최소 주가 요건을 충족, 상장폐지 위험과 리버스 스플릿 추진은 당분간 보류됐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기대가 사라지면 다시 주가가 하락해 스플릿 이슈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취재진 관전 포인트 및 전망

첫째, 2025년 4분기~2026년 1분기에 발표될 영업현금흐름과 매출총이익률 변화가 실질적 투자 판단 지표가 될 전망이다. 둘째, 인공지능 시스템 구축 로드맵과 그로 인한 비용 구조 재편이 구체적으로 공개될 경우,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다시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책이 주택 거래량·매입 비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므로 거시 환경 역시 변동성 요인이다.

요약하면, 오픈도어는 현재 투자 심리에 의존하는 ‘스토리 주식’으로 분류된다. AI 결합형 부동산 거래 플랫폼이라는 매력적인 내러티브에도 불구하고, 현금창출력과 수익성은 미확인 단계다. 따라서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에게만 적합한 종목으로 평가된다.

1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2Reverse Stock Split: 액면병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