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지수와 나스닥 100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06% 오른 5,263.41,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7% 상승한 39,184.4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0.37% 오른 18,947.33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만기 기준인 12월물 E-mini S&P 500 선물은 0.06%, E-mini 나스닥 100 선물은 0.39% 상승했다.
2025년 10월 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 종목이 주도했다. 투자자들은 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노출을 확대하기 위해 서둘러 매수에 나서며, 글로벌 증시에 위험선호 심리가 확산됐다는 평가다.
특히 Advanced Micro Devices(AMD)는 3% 넘게 치솟으며 나스닥 100 편입 종목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텔(INTC)과 글로벌파운드리스(GFS)도 각각 3% 이상 올랐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램리서치(LRCX)·ASML(ASML)·마벨테크놀로지(MRVL) 등이 2%대 강세를 연출했다. 브로드컴(AVGO)·퀄컴(QCOM)·NXP반도체(NXPI)·텍사스인스트루먼츠(TXN) 등도 1% 넘게 상승했다.
정부 셧다운 여파와 경제지표 공백
미국 연방정부는 이틀째 셧다운 상태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월간 고용보고서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백악관은 셧다운 장기화 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와 맞지 않는 분야에서 대량 해고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셧다운 기간 동안 약 64만 명의 공무원이 강제휴직(furlough)에 들어가면서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민간 HR 컨설팅 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의 9월 보고서도 노동시장 둔화를 보여준다. 9월 감원 계획은 전년 동월 대비 25.8% 감소했으나, 올해 1~9월 누적 감원 계획 규모는 94만6,426건으로 2020년 이후 최대다. 같은 기간 신규 고용 계획은 20만5,000명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부진했다.
설명: 챌린저 보고서는 기업의 감원·채용 계획을 집계해 노동시장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연준 인사 발언과 금리 전망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2% 목표를 상회하고 있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다소 늦춰야 한다”고 밝혔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미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금리 인하를 너무 앞당기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금리선물 시장은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98%로 반영하고 있다.
E-mini 선물은 CME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계약으로, 기관·개인 투자자들이 지수 방향성에 베팅할 때 활용한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은 명목채와 물가연동채(TIPS)의 수익률 차이로 기대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지표다.
국채·해외 증시 동향
12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은 2.5틱 상승해 전일 고점 수준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금리는 1.5bp 하락한 4.083%를 기록, 2주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유럽 채권시장에서 독일 10년물 금리는 2.6997%로 1.3bp 하락한 반면, 영국 10년물 금리는 4.710%로 1.4bp 상승했다.
같은 날 유로Stoxx 50 지수는 1.16%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0.87% 상승 마감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춘절 연휴(1주일)로 휴장했다.
섹터별 주요 종목 등락
가상자산 관련주는 비트코인이 1.5개월 만에 2% 넘게 급등하면서 동반 강세를 보였다. 코인베이스(COIN)는 7% 뛰었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갤럭시디지털(GLXY)·마라홀딩스(MARA)·라이엇플랫폼스(RIOT) 등이 1~4% 상승했다.
반면 원유(WTI) 가격이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에너지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APA(-4%대), 데번에너지·코노코필립스·슐럼버제·할리버튼 등이 2% 이상 급락했다. 옥시덴털페트롤리엄(OXY)은 버크셔 해서웨이에 석유화학 자회사(OxyChem)를 97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7% 이상 하락했다.
특정 기업별 이슈도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 페어 아이작(FICO)은 모기지 대출 고객에게 신용점수를 직접 제공하는 새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17% 폭등했고, 스텔란티스(STLA)는 3분기 자동차 인도량이 6% 늘어나며 8% 강세를 나타냈다. 테슬라(TSLA)는 연방 전기차 보조금이 종료된 이후 수요 둔화 우려로 5% 급락, 나스닥 100 하락폭 1위를 기록했다.
식음료·생활소비재 대표주인 스타벅스(SBUX)는 분기 배당을 주당 0.62달러로 1센트 인상하며 2% 강세를 보였다. 머니센터 은행·신용정보 관련주 가운데 이큅팩스(EFX)는 8% 급락, 트랜스유니온(TRU)은 10% 이상 추락했다. 이는 FICO의 신용점수 직접 제공 계획이 기존 정보제공업체 비즈니스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경제지표·이벤트 캘린더
시장 참가자들은 4일 셧다운 해소 여부에 따라 9월 고용보고서(비농업부문 고용·실업률 등)와 ISM 서비스업 지표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컨센서스는 비농업부문 고용 +5만1,000명, 실업률 4.3%, 시간당 평균임금 전월 대비 0.3%(연율 3.7%) 상승을 예상한다. ISM 서비스업 지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51.8로 전망된다.
한편, S&P 500 기업 중 22%가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 애널리스트 전망치 상회가 예상된다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전했다. 3분기 S&P 500 순이익 증가율은 6.9%로, 5월 말의 6.7% 전망보다 소폭 개선됐다.
3일 예정된 실적 발표 기업은 C&F 파이낸셜(CFFI), 라이프코어 바이오메디컬(LFCR), 패스워드 파이낸셜(PATHWARD·티커 CASH) 등이다.
기자의 시각
반도체·AI 인프라 종목이 지수 전반을 견인하는 상황은 엔비디아 쇼크 이후 일시적 조정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구조적 성장 기대감이 여전히 굳건함을 시사한다. 다만 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노동·물가 지표 공백이 커지면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 특히 10년물 국채금리 4%대 초반은 위험자산 선호도를 지탱하는 ‘묵시적 마지노선’으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금리가 재차 상승할 경우 성장주 랠리가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연준이 10월 회의에서 실제 인하에 나설지는 미지수이지만, 시장 선반영이 과도할 경우 단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기업별 펀더멘털과 가치평가 밸류에이션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