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30일(현지시간) 제약주와 반도체주의 동반 강세에 힘입어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41% 오른 4,335.66포인트에서 장을 마감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18% 상승한 34,390.78포인트, 나스닥100 지수는 +0.28% 오른 15,146.59포인트를 기록했다.
2025년 10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12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39%, 12월물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은 +0.26% 각각 상승해 현물 지수의 강세 흐름을 뒷받침했다.
장 초반 지수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우려가 고조되면서 한때 약세를 보였으나, 단기 베어커버링(쇼트커버링)과 함께 제약업종의 급등이 투자심리를 반전시켰다. 이번 랠리의 단초는 화이자(Pfizer)가 최대 85%에 달하는 약가 인하에 합의하는 대가로 3년간의 제약관세 면제를 보장받았다는 소식이다. 시장은 정부와의 이 같은 ‘윈윈’ 합의가 일라이 릴리(Eli Lilly) 등 다른 빅파마에도 확산될 가능성을 주목했다.

반도체 업종 역시 강세를 연출했다. Nvidia, Micron Technology, Marvell Technology, Lam Research는 모두 2% 이상 상승했으며, KLA Corp와 Arm Holdings도 1%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WTI 유가가 1주일 만에 1% 넘게 하락하자 에너지 섹터는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정부 셧다운 리스크와 경제 지표 혼재
전일 밤 벤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 간 막판 협상이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예산안이 30일 밤 11시 59분까지 통과되지 못할 경우 10월 1일 0시를 기해 연방정부의 상당수 부처가 문을 닫게 된다. 미 노동통계국(BLS)도 셧다운 시 운영이 중단돼 4일 발표 예정이었던 9월 고용보고서가 지연될 전망이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긍정적인 소식으로는 8월 JOLTS 구인·이직보고서가 7백22만7천 건으로, 시장 예상 7백20만 건을 상회했다. JOLTS(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는 미국 노동시장의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로, 채용 공고가 많을수록 고용 시장이 탄탄함을 의미한다.
반면 9월 MNI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0.6으로 전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수축을 가늠하는 PMI 특성상, 40선은 제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됐음을 시사한다. 또한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도 94.2로 내려앉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 소비 심리 둔화를 나타냈다.
주택 시장에서는 S&P/코어로직 케이스실러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82% 상승해 예상치(+1.55%)를 웃돌았으나, 상승률은 2년 내 최저다.
“고용 측면의 위험은 하방, 물가 측면의 위험은 상방으로 기울어 있다.” —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제퍼슨 부의장은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동시 발생, 즉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해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이었다. 반면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준 총재는 “노동시장의 추가 약화를 최소화하면서 물가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완만히 긴축적인’ 정책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연말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 다소 온건한 발언을 내놨다.
무역·관세 뉴스와 기업 실적 가이던스
전일 밤 트럼프 대통령은 연질 목재·가공 목재에 10%, 주방 캐비닛·화장대·목재 가구에는 25%의 신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일부 품목은 10월 14일부터, 나머지는 2026년 1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한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22% 이상이 3분기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으며, 전체 이익 증가율은 +6.9%로 5월 말 집계치(+6.7%) 대비 개선됐다. 이는 주가의 ‘펀더멘털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방기금선물시장은 10월 28~29일 열리는 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97%로 반영하고 있다.
주요 일정 및 해외 시장 동향
주 중 발표 예정인 주요 지표는 2일(수) ADP 민간고용(예상 +5만1천 명)과 ISM 제조업지수(예상 49.0), 3일(목)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예상 22만5천 건) 및 8월 공장주문(예상 전월 대비 +1.4%), 4일(금) 9월 비농업부문 고용(예상 +5만1천 명)과 실업률(4.3%), 시간당 평균임금(전월 대비 +0.3%) 등이 꼽힌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였다. 유럽 Stoxx50 지수는 +0.42%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5주 만에 최고치로 +0.52% 올랐다. 반면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1주 내 최저 수준으로 -0.25% 하락했다.
채권 시장 및 금리 흐름
10년 만기 미 재무부채권(12월물)은 0.5틱 하락 마감했으며, 이에 따라 미 10년물 금리는 4.146%로 0.7bp 상승했다. 주식 시장이 낙폭을 만회하자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된 결과다. 8월 JOLTS가 예상을 상회한 점도 연준의 매파(긴축) 스탠스를 자극했다.
유럽 국채금리는 혼조세였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1.5주 최저치(2.693%)에서 반등해 2.711%로 0.3bp 상승했고, 영국 길트 10년물은 4.699%로 0.1bp 하락했다. 독일 9월 EU조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4% y/y로 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해 긴축 압력을 높였다.
섹터·종목별 움직임
제약 — 화이자(PFE) +6%, 머크(MRK) +6%, 일라이 릴리(LLY) +5%, 애브비(ABBV)·아스트라제네카(AZN)·암젠(AMGN) +3%,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Y) +2%
반도체 — 엔비디아(NVDA)·마이크론(MU)·마벨(MRVL)·램리서치(LRCX) +2%, KLA Corp(KLAC)·ARM Holdings(ARM) +1%
에너지 — 베이커휴즈(BKR) -3%, 슐럼버거(SLB) -2%, 옥시덴털페트롤리엄(OXY)·코노코필립스(COP)·엑슨모빌(XOM) 등 대부분 종목 -1%
이 외에도 Oppenheimer Securities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비중확대’로 상향한 Semtech(SMTC)가 +15% 급등했고, CoreWeave(CRWV)는 메타플랫폼스와 최대 142억 달러 규모 컴퓨팅 파워 공급 계약에 힘입어 +11% 뛰었다. 반면, 로켓 1단이 폭발했다는 소식을 전한 Firefly Aerospace(FLY)는 -20% 이상 급락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JOLTS — ‘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의 약자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구인·이직 현황 보고서다. 채용 공고, 이직, 해고 등 노동수급을 종합적으로 보여줘 고용시장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시카고 PMI — ‘MNI Chicago Purchasing Managers Index’의 약자로, 시카고 지역 제조업체들의 신규주문·생산·고용 등 종합경기를 0~100 사이 수치로 산출한다. 50 이상은 경기 확장, 미만은 위축을 의미한다.
쇼트커버링 —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했던 투자자가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주식을 되사는 행위다. 매수 물량이 유입되면서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
전문가 시각
이번 장세는 ‘방어주(제약)와 성장주(반도체)의 공존’이라는 이례적 구도로, 경기 불확실성 × 정책 기대감이 교차하는 과도기 국면을 잘 보여준다. 특히 화이자의 약가 인하 합의는 정치·정책 리스크가 주가에 미칠 수 있는 변수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반도체 업종은 AI·클라우드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이 재차 확인됐으며, 이는 연준 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향후 이익 모멘텀을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다음 달 FOMC까지 남은 기간 동안 연방정부 셧다운 파행 여부, 9월 고용지표, ISM 제조·서비스지수 등 굵직한 변수가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투자자는 금리와 달러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방어주 중심 포트폴리오와 유동성 관리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