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 업계에 새로운 대형 플레이어가 탄생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지낸 릭 페리(Rick Perry) 전 장관이 공동 설립한 데이터센터 전문 리츠(REIT) 페르미(Fermi)가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IPO)를 단행해 6억8,250만 달러(약 9,340억 원)1를 조달했다.
2025년 9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페르미는 이날 투자자 수요 예측 및 공모 절차를 마무리하고 총 6억8,250만 달러 규모의 신주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데이터센터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리츠 가운데 최근 몇 년간 드물게 등장한 대형 IPO 사례로, 디지털 인프라 투자 열기를 방증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페르미는 클라우드 컴퓨팅·인공지능·5G 등 고성능 연산 수요 증가에 따른 데이터 처리 허브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라고 회사 측은 공식 자료에서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주당 공모가나 최초 시가총액 등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데이터센터 리츠란 무엇인가? 리츠(REIT)는 부동산 자산을 신탁 구조로 묶어 다수 투자자가 지분 증권을 매매하도록 설계된 부동산 집합투자 기구다. 전통적으로 오피스·쇼핑몰·호텔·물류센터 등이 편입 대상이었으나, 최근에는 고성장 섹터로 분류되는 데이터센터가 핵심 기초 자산으로 급부상했다. 데이터센터 리츠는 서버 랙(Rack)·전력·쿨링(냉각) 설비를 갖춘 건물과 토지를 장기 임대해 안정적인 임대료를 창출한다. 이에 따라 배당 성향이 높고 현금흐름 예측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기관투자자와 공모펀드의 선호도가 높다.
릭 페리 전 장관의 역할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페리는 2017~2019년 미국 에너지부 장관으로 재임하며 셰일 혁명 확산 및 에너지 인프라 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가 퇴임 후 친환경·디지털 인프라로 사업 보폭을 넓힌 배경에는 “에너지 소비 효율화와 데이터 경제의 폭발적 성장”이라는 두 가지 거대 흐름이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데이터 생성량은 175제타바이트(ZB)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2020년 59ZB 대비 약 3배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서비스·스트리밍·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의 대중화가 데이터센터 신규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PO 규모의 의미와 향후 관전 포인트
이번에 확보한 6억8,250만 달러는 북미 데이터센터 리츠 평균 시가총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상장 직후 유동성 확보 및 시설 확충·M&A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랜더 브루킹스, UBS, BofA 증권 등 주요 투자은행(IB)이 주관사단(syndicate)에 이름을 올려 자본시장의 관심도를 방증했다. 공모 수요예측 단계에서 주문 규모가 모집 목표치의 3배를 상회했다는 시장 참여자 전언도 나온다.2
향후 관전 포인트는 ▲IPO 직후 주가안정화(스태빌라이징) 여부 ▲실제 배당 수익률과 성장성의 조화 ▲친환경 전력 사용 비중이다. 특히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전력망(그리드) 과부하와 수자원 고갈 문제가 부각돼, 데이터센터 업계의 친환경 전력 확충 전략이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투자자 유의사항 IPO 직후 리츠 주가는 공모가 대비 단기적 변동성이 클 수 있다. 리츠 특성상 금리 수준·부동산 가치·임대료 추세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므로, 투자 시점·투자 기간·배당 재투자 전략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센터는 기술적 특수 자산에 속해, 설비 노후화 및 서비스 중단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도 숙지할 필요가 있다.
한편, 페르미의 상장 첫 거래일과 공모가 대비 초기 주가 흐름은 현지 시각 기준 10월 1일 뉴욕장 개장 후 확인될 예정이다.
1 달러-원 환율 1,370원 기준 환산.
2 주관사단·기관투자가 익명 발언이므로 정확한 수치는 회사 측 공식 발표 후 재확인 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