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동향] 30일(현지시간) 달러화의 종합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00)가 전장 대비 -0.13%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미 의회의 예산안 합의 불발로 10월 1일(수) 자정부터 연방정부 셧다운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이 직격탄이 됐다.
2025년 9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국채(미국 T-note10년물) 금리가 하루 새 낮아지며 달러와의 금리 차(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된 점도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연준(Fed) 부의장 필립 제퍼슨이 노동시장 둔화와 물가 상방 위험을 동시에 거론해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 달러 약세를 심화했다.
미국 민간 싱크탱크 컨퍼런스보드가 집계한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3.6포인트 급락한 94.2로 5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 심리 위축에 달러 매도 압력이 가중됐지만,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의 일자리 공고가 예상을 웃도는 722만7천 건(+1만9천)으로 집계되면서 낙폭은 제한됐다.
[주택·제조업·고용 지표]
7월 S&P 코어로직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2%(예상 +1.55%) 상승했다. 상승률은 2년 만에 가장 둔화했으나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반면 9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0.6으로 전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하며 ‘경기 확장·수축의 경계선(50)’을 크게 밑돌았다. 애널리스트 컨센서스(43.3)에 못 미치는 부진한 수치다.
필립 제퍼슨 부의장 “고용 위험은 하방, 물가 위험은 상방으로 기울어 있다”
같은 날 보스턴 연은 수전 콜린스 총재는 “완만하게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적절하다”면서도 “연내 추가로 기준금리를 소폭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혀 시장에 유연성을 시사했다.
선물시장은 10월 28~29일 FOMC에서 0.25%p 추가 인하 가능성을 97% 반영하고 있다.
[유로·엔 환율 동향]
유로/달러(EUR/USD)는 달러 약세와 독일의 물가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0.11% 상승했다. 독일 9월 EU조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4%로 예상치(+2.2%)를 웃돌며 7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해 ECB의 긴축 기대를 부추겼다. 다만 8월 소매판매는 -0.2% m/m로 예상(+0.6%)에 못 미쳤고, 9월 실업자 수가 1만4천 명 늘어난 점이 상단을 제한했다.
엔/달러(USD/JPY)는 -0.48% 하락(엔화 강세)했다. 일본은행(BOJ)이 10~12월 장기국채 매입액을 월 3,450억 엔에서 3,300억 엔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한 ‘조용한 긴축’이 엔화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8월 산업생산(-1.2% m/m)과 소매판매(-1.1% m/m)가 모두 시장 예상을 하회해 추가 강세는 제한됐다.
[금·은 귀금속]
12월 인도분 금(GCZ2)은 +0.46% (+17.80달러) 상승하며 계약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최근월물(V25)은 트로이온스당 3,865.5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반면 12월 은(SIZ2)은 -0.82% (-0.386달러) 하락했다.
약달러와 하락한 미 국채 금리가 금값을 밀어 올린 가운데, 셧다운·무역긴장·연준 독립성 논란 등 복합적인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수요를 키웠다. 특히 전·현직 백악관 관계자인 스티븐 미란이 연준 이사직에 관심을 표명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셸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한다는 보도가 불확실성을 더했다.
반면 BOJ의 채권 매입 축소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 신호로 해석돼 금 상승폭을 다소 제약했다. 은 가격은 시카고 PMI와 일본 산업생산 부진이 ‘산업금속’ 수요 우려를 자극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ETF 자금 유입 지속
세계 금 ETF 보유량은 월요일 기준 3년 내 최고치를, 은 ETF 보유량은 지난주 3년 만의 최고치를 각각 경신했다.
[용어 해설]
JOLTS(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는 미국 노동부가 매달 발표하는 구인·이직 동향 조사로, 채용 수요와 노동시장 긴장도를 측정한다.
PMI(Purchasing Managers’ Index)는 공급관리협회(ISM)·S&P글로벌 등이 조사하는 제조업 체감경기 지표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이하면 수축을 의미한다.
T-note는 만기 2~10년 사이 중기 미국 국채를 통칭하며, 일반적으로 10년물 금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무위험 수익률’ 벤치마크로 활용된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고실업)와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문가 진단]
현재 달러 약세는 단순히 셧다운 우려에 그치지 않고, 미 경제의 ‘골디락스’ 균형이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제퍼슨 부의장의 경고처럼 고용이 둔화되면서 물가 상승이 재점화될 경우, 연준은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시장 불안을 완전히 잠재우기 어렵다. 본보는 달러가 단기적으로 104선 아래로 밀릴 가능성을 열어두되, 셧다운이 단기간에 봉합되고 고용 지표가 급격히 악화되지 않는다면 4분기 중반 이후 ‘단기 저점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한다.
※ 2025년 9월 30일 기준, 기사 작성자 리치 아스플런드는 본문에서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