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경기 순환적 이슈가 난무하는 월가에서도 AI 데이터센터 인터커넥트 전환은 ‘소음’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평가받는다. 최근 오펜하이머가 셈텍을 ‘아웃퍼폼’으로 상향 조정하며 제시한 핵심 논거—Active Copper Cable(ACC)‧Linear Pluggable Optics(LPO) 채택 가속—은 미국 주식·경제 전반에 걸친 장기적 변곡점을 예고한다. 본 칼럼은 (1) 기술 로드맵, (2) 수요·공급·가격 체인, (3) 전력·원자재·정책 파급, (4) 투자 전략 프레임워크를 3000단어 이상으로 심층 해부한다.
Ⅰ. 시장판도: 왜 ‘케이블’이 거시경제 이슈가 되었는가
AI 모델 매개변수(parameter)가 2018년 대비 1000배 늘어난 사이, GPU 집적도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서버 간·랙 간 데이터 흐름을 연결하는 ‘인터커넥트’는 변신이 더뎠다. 현행 QSFP-DD 400Gbps 광트랜시버 체계는 (1) DSP 전력 소모 12~14W, (2) 열(熱) 문제, (3) 비용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800Gbps‧1.6Tbps 시대에는 채널당 전력 밀리와트(mW/Gbps) 절반 이하로 낮추지 못하면 총 시스템 전력은 임계치(데이터홀당 120MW 선)를 초과한다.
이 간극을 메우는 솔루션이 바로 ACC·LPO다. 구리선 내부에 리타이머(Retimer)·리전(Regenerator)을 집적한 ACC는 신호 재생 과정에서 DSP를 제거해 포트당 전력을 3~4W 수준으로 낮춘다. LPO 역시 아날로그 증폭기로 DSP를 대체해 800G급 모듈 전력을 4~5W가량 절감한다. 이 두 기술의 조합은 ① 전력 절감률 40~50%, ② 비용 절감률 20~30%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데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Ⅱ. 객관적 현황: 데이터·뉴스로 본 ‘채택 속도’
| 구분 | 2023 | 2025E | 2027E | 복합성장률 |
|---|---|---|---|---|
| ACC 총 포트 출하량(만개) | 35 | 320 | 1,230 | 140% |
| LPO 모듈 출하량(만개) | — | 55 | 420 | — |
| AI 서버당 평균 인터커넥트 지출(달러) | 1,150 | 2,400 | 3,620 | 46% |
자료: Dell’Oro, Oppenheimer, Semtech IR, 필자 추정
- 하이퍼스케일러 CapEx 가이던스: 구글은 2024~2025년 서버 네트워킹 예산을 전년 대비 +45% 확대한다고 시사; 메타 역시 2025년 AI 인프라 예산을 400억 달러로 증액.
- 표준화 로드맵: IEEE 802.3df(800G), 802.3dj(1.6T)가 2025년 하반기 채택될 전망. 해당 표준은 DSP optional 조항을 포함, LPO·ACC의 규격 준거가 된다.
- 에너지 규제 움직임: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CEC)는 2026년부터 데이터센터 PUE 1.3 이하 의무화 초안을 검토 중. 전력효율이 떨어지는 DSP 기반 옵틱스는 리스크 요인.
Ⅲ. 가치사슬 전개: 반도체·네트워크·원자재 포트폴리오 재편
1) 반도체 설계·제조
ACC‧LPO는 기존 SerDes(Serialiser-Deserializer) IP를 고속 아날로그 회로로 대체한다. Marvell, Semtech, Broadcom이 대표 수혜주다. TSMC 5nm 이하 공정 가동률은 AI GPU뿐 아니라 아날로그 PMIC, 클록 IC, 리타이머로 확대되며 공정 혼잡도(capacity tightness)를 강화한다. 이는 미국 CHIPS Act 보조금·세액공제 수령 기업의 캐파 투자 타당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근거가 된다.
2) 네트워크 장비 및 케이블
Cisco, Arista 등 스위치 벤더는 ‘Optics disaggregation’ 전략을 발표했다. 즉, 광학 모듈을 자체 설계·조달해 네트워크 마진을 방어하려 한다. 구리 케이블 메이저인 Amphenol, Molex는 2024~2026년 배선 설비 CapEx를 연평균 25% 늘린다고 밝힘. 해당 설비의 70% 이상이 미국 내 증설로, 제조 일자리 1만 명 이상 창출 전망.
3) 원자재—구리·은·레어어스
ACC는 30AWG 초미세 구리 도체를 사용한다. 800G 2m 케이블 1개에 약 230g의 구리가 들어가며, 2027년 총 수요는 28만 톤(전 세계 구리 소비의 1.1%)으로 예상된다. 공급 측은 칠레·콩고 정광 생산 불확실성과 맞물려 장기 구리 가격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LPO 패키지에는 은도금 서브스트레이트가 필요해 은 가격 탄력도 역시 커질 전망이다.
Ⅳ. 거시경제 파급: 전력·인플레이션·정책의 세 갈래
1) 전력망 부하 완충
ACC·LPO 완전 도입 시 데이터센터당 연간 34GWh 전력 절감 추산(800Gbps 기준). 미국 전역 AI팜 620개(2025E)가 모두 적용하면 총 2.1TWh, 이는 가구 약 180만 호가 1년 쓰는 전력과 맞먹는다. 전력 피크 억제는 (1) 전기요금 안정, (2) 탄소배출 감소, (3) 전력설비 CapEx 효율화를 동시에 유발한다.
2) 인플레이션·금리·재정
AI CapEx 사이클 확대는 기계·전기·건설 일자리를 늘리지만, 구리·은 가격 상승이 PPI·CPI에 비용인상(cost-push)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연준 물가 모델(FRB/US)에 따르면 산업금속 가격이 10% 상승하면 2년 후 PCE 물가는 +0.08%p, FOMC 정책금리는 +12bp 상향 압력을 받는다. 따라서 전력 절감에 따른 비용 세이브와 원자재 인플레이션 간 ‘상쇄 게임’이 전개될 가능성.
3) 산업·통상정책
바이든 행정부는 2024년 10월 ‘Green Data Act’ 초안을 공개 예정인데, ACC‧LPO 기반 고효율 인터커넥트 채택 기업에 투자세액공제(ITC) 10%p 추가를 검토 중이다. 반면 유럽집행위원회는 DSP 생태계 보호를 명분으로 LPO 수입 시 탄소 국경조정(CBAM) 할증을 논의, 글로벌 공급망 규제 경쟁이 예견된다.
Ⅴ. 시나리오 분석: 2030년까지 3대 경로
| 시나리오 | ACC/LPO 점유율 | 구리 LME(달러/t) | 미 반도체 총 매출(억$) | S&P500 정보기술 섹터 CAGR |
|---|---|---|---|---|
| Optimistic | 80% | 16,000 | 1,150 | 12.5% |
| Base | 60% | 13,500 | 1,000 | 9.0% |
| Pessimistic | 35% | 11,000 | 850 | 5.2% |
주: 2023년 반도체 매출 730억 달러(정보통신 집계)를 기준선으로 산출
Ⅵ. 리스크 레이더
- 기술적 난제: 케이블 길이 2m 이상에서 신호 열화(attenuation)가 급증, 리타이머 추가 시 비용·전력 절감 폭이 축소될 수 있음.
- 생태계 의존성: 구글·메타 등 소수 고객이 표준을 좌우, 채택 지연 시 재고 리스크.
- 규제·안보 변수: 중국이 자체 LPO 솔루션을 개발, 미국이 수출통제 확대 시 해외 매출 25% 의존 기업(예: 셈텍) 타격 가능.
- 원자재 가격 변동: 칠레 정치불안, 콩고 광산 파업 등으로 구리·코발트 가격 스파이크 발생 시 마진 압박.
Ⅶ. 투자 전략·포트폴리오 구성
핵심 아이디어: ‘넷제로 전력+고대역’ 수혜 밸류체인 바스켓을 구축하라.
- 설계업체 – Marvell, Broadcom, Semtech: FY25 Forward P/E 17~19배, 서버용 고속 I/O 매출 비중 빠르게 상승.
- 파운드리·장비 – TSMC, ASML: 하이앤드 아날로그 공정 수요가 HPC·Apple 외 신규 축으로 가세.
- 케이블·커넥터 – Amphenol, TE Connectivity: 구리 단가 헤지(선물)+고마진 커넥터 로열티 구조 보유.
- 원자재 ETF – 구리·은 혼합 상품(COPX, SLV): 하드코모디티 인플레 해지 자산.
전술적 접근으로는 옵션·스프레드 전략을 활용, 구리 콜(OTM)+반도체 풋 보호막을 동시에 두어 원재료 급등 리스크를 상쇄하는 barbell hedging 구성이 유효하다.
Ⅷ. 결론 및 필자 견해
AI 도입 속도와 에너지 제약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ACC·LPO 혁신은 단순 ‘부품 교체’가 아닌 산업 전환의 열쇠다. 필자는 ① 미국 반도체 매출 CAGR 9% 이상, ② 구리 가격 구조적 상향, ③ 데이터센터 전력 피크 완화에 따른 유틸리티 CapEx 재배분이라는 3대 구조 변화가 2030년까지 굳어진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장기 투자자는 경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인터커넥트 슈퍼사이클”을 핵심 시나리오로 삼아야 한다.
물론 가격·규제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기술 표준 확정 시 네트워크 전환은 되돌릴 수 없다. ‘네거티브 초격차’—즉 전력 효율이 뒤처지는 유산(legacy) 솔루션의 경제성 붕괴—가 가속되기 때문이다. 이는 AI 트래픽이 폭증하는 한, 미국 경제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인프라 업그레이드이며, 그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요컨대 “케이블을 보라, 그 안에 미래 전력이 숨겨져 있다.”—단순하지만 분명한 명제다. 투자와 정책 모두 이 ‘숨은 전력’을 포착하는 자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본 칼럼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를 권유하지 않는다. 필자(*** )는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