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분야 파산 잇따라…저소득층 신용위험 확대 우려

뉴욕발(Reuters)—미국 자동차 산업에서 잇따라 발생한 파산 사례가 크레디트(credit) 시장 일부를 흔들며, 저소득 가계와 이주 노동계층의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2025년 9월 30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 브랜즈(First Brands)가 30일(현지시간) 미국 파산법 11장에 따라 법원에 보호를 신청했다. 이는 최근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리컬러 홀딩스(Tricolor Holdings)가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 데 이은 것이다.

퍼스트 브랜즈트리컬러의 사태는 개별 기업의 특수 요인이 작용했지만, ‘크레디트 시장 전반의 체력 저하’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 반응]

웰링턴 매니지먼트(Wellington Management)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 캠프 굿맨(Campe Goodman)은 “일부 소비자 금융사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스프레드가 상당폭 벌어졌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 심리가 고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ABS는 자동차 대출을 묶어 채권 형태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판매하고, 대출기관은 현금을 확보하며 위험을 이전하는 구조다. 굿맨은 “각 기업마다 개별적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런 사건은 대개 거시환경이 변할 때 등장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소비자 체력 악화이민 규제 변화 같은 정책 요인이 저소득층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퍼스트 브랜즈 부실의 배경]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에 따르면, 퍼스트 브랜즈는 올해 초 대규모 차입금 재조정을 추진했으나 투자자들이 재무제표 정밀 검토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좌초됐다. 한 소식통은 “미·중 관세 부담이 퍼스트 브랜즈의 현금흐름을 더욱 압박했다”고 전했다.


[트리컬러 홀딩스 파산]

트리컬러는 주로 미국 남서부 6개 주에서 저소득 히스패닉(중남미계) 고객을 대상으로 중고차 판매와 대출을 병행해 왔다. 법원에서 지정한 파산관재인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영업시간 외라는 이유로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스티브 에드워즈 시니어 투자전략가는 “시장에서는 아직 이 사안을 개별 기업 문제로 보고 있지만, 특정 소비자층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소득 소비자는 고금리노동시장 약화, 그리고 관세 부담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연체율·부도율 상승은 놀랄 일이 아니다.” — 스티브 에드워즈


[신용시장 지표]

ICE BofA AA-BBB 미국 고정금리 자동차 ABS 지수 스프레드는 이달 20bp(0.2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반면 전반적인 회사채 시장은 투자등급·하이일드 모두 스프레드가 축소되며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 ICE BofA 미국 투자등급 지수 스프레드는 9월 초 이후 6bp 줄었고, 하이일드 지수도 약 10bp 좁혀졌다.

레버리지드바이아웃(LBO) 시장의 열기도 유지되고 있다. 최근 비디오게임 개발사 일렉트로닉아츠(Electronic Arts)는 55억 달러 규모로 사모투자 컨소시엄에 매각되기로 합의했다.

월가의 한 투자은행 임원은 “주택·주식 자산이 상승한 고소득층과, 생활비 부담이 커진 저소득층 간에 사실상 ‘두 개의 경제’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소비자 부실 확대]

소비자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밴티지스코어(VantageScore)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리카드 반데보는 “자동차 대출 연체율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소득층의 연체율은 여전히 높지만 최근 1년 반 동안 다소 안정됐고, 중·고소득층의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 트랜스유니온(TransUnion)의 사티얀 머천트 부사장은 “서브프라임 소비자는 주로 중고차를 융자 구매하는데, 팬데믹 이후 중고차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부담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차량 할부금 외에도 보험료·정비비가 일반 물가보다 더 빠른 속도로 뛰어 저소득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갉아먹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용어 풀이]

자산유동화증권(ABS, Asset-Backed Securities)은 대출·할부계약 등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하는 채권이다. 금융회사는 이를 통해 채권투자자에게 위험을 일부 넘기고, 유동성을 확보한다. 자동차 ABS는 차량 할부·리스 계약을 묶은 대표적인 구조다.

서브프라임(Subprime)신용등급이 낮은 차주를 가리키는 금융 용어다. 기존 금융권 접근이 어려운 계층인 만큼 금리가 높고,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당장의 연쇄 부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저소득층 중심의 소비자 금융 부실이 신용시장 전반으로 전이될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고금리·고물가가 장기화될 경우, ABS 시장에서 요구수익률(스프레드)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또한, 관세·이민정책 변화가 지속되면 히스패닉계와 이주노동자 중심의 서브프라임 대출 부실이 확대될 수 있어, 정책 모니터링의 중요성이 함께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