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국제유가는 약세를 보였다. 시장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정지) 가능성과 그에 따른 경제지표 공백 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치권의 예산 협상이 교착에 빠지면서 “정부가 셧다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는 진단이 힘을 얻었다. 이 경우 이번 주 발표 예정이던 9월 고용보고서(Non-Farm Payrolls·NFP)가 연기될 가능성이 커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전날 기자단에 “진전이 거의 없다”며 셧다운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 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 사이의 예산안 합의가 무산될 경우, 10월 1일 0시(현지시간)부터 연방 공무원 급여 지급·통계 집계 등 정부 기능이 부분적으로 중단된다.
1. 아시아·환율 동향
MSCI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지수는 장 초반 0.5% 상승해 9월 한 달간 5.6% 오르며 1년 만에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0.3% 하락해 사흘 연속 내렸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8.62엔으로 보합을 유지했다. 유로/달러는 1.1723달러로 변동폭이 제한적이었고, 호주달러는 0.6587달러로 0.2% 상승했다. 시장은 이날 열리는 호주중앙은행(RBA)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유력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2. 미국 지표·연준 시계
“만약 이번 주 비농업부문 고용지표(NFP)가 발표되지 못한다면, 현재로선 JOLTS(구인·이직 보고서)가 연준 정책 판단의 유일한 나침반이 될 것” — 레이 애트릴, NAB 외환전략총괄
NFP는 연준이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할 때 핵심 참고 지표로 꼽힌다. 오는 10월 29일 연준 통화정책회의(FOMC)까지 지표 공백이 길어질 경우, 정책 결정권자들은 "불확실성 속에 눈 가리고 운전"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시장 컨센서스는 8월 JOLTS 구인 건수가 718만 건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본다.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JOLTS 역시 통계청(미 노동부)의 인력 부족으로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3. 상품시장: 금 vs 유가
금 현물 가격은 장중 3,843.49달러/온스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정치·경제 불확실성 확대 국면에서 수요가 급증한다.
반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0.6% 하락한 63.07달러, 브렌트유 12월물은 0.6% 하락한 67.51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OPEC+의 증산 가능성과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의 수출 재개를 주된 하락 요인으로 꼽는다.
4. 중국·호주 등 아시아 거시지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8로 전월(49.4)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기준선 50을 여전히 하회했다. 이는 중국 제조업이 여섯 달 연속 위축을 의미한다. 국내 수요 회복과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기업 심리를 억누른다는 평가다.
경제 용어 해설
• JOLTS : 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의 약자로, 미국 노동부가 매월 발표하는 구인·이직 보고서다. 신규 일자리 수, 이직률 등을 포함해 노동시장 열기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 OPEC+ :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 10개 산유국이 결성한 협의체다. 원유 생산량을 공조함으로써 유가를 조절한다.
5. 유럽 선물시장·향후 전망
유럽 개장 전 선물시장에서 Euro Stoxx 50은 0.11%, 독일 DAX는 0.07%, 영국 FTSE는 0.06% 하락 출발을 예고했다. 이는 미국발 셧다운 리스크가 글로벌 투자심리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방증한다.
한편 미 무역대표부(USTR)는 10월 14일부터 가구·캐비닛 등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10월 1일 발효 예정이던 트럭·특허 의약품 관세와 맞물려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 기자 시각·전망
현재 시장은 ‘셧다운→지표 공백→연준 판단 지연’이라는 3단계 리스크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달러 강세 완화, 금 가격 급등, 원유 약세라는 자산별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10월 말 FOMC까지 결정적 경제지표가 공백 상태로 남을 경우, 연준은 “데이터 기반(data-dependent)”이라는 기존 원칙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시장은 이르면 2026년 1분기로 예상되던 첫 기준금리 인하가 2025년 4분기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시나리오에 반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고위험 자산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포트폴리오 방어(헤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중국·유럽의 경기 회복 속도, OPEC+의 증산 결정을 주시하며 중장기 매크로 동인을 점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