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앙은행(Banco Central do Brasil) 총재 가브리엘 갈리폴루가 자국 경제가 전반적인 둔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견조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며, 물가 안정을 위해 높은 정책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2025년 9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갈리폴루 총재는 상파울루에서 이타우 BBA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브라질 중앙은행이 현행 15%의 기준금리가 인플레이션을 3% 목표치로 되돌리기에 충분히 제약적(restrictive) 수준인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달 초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인 15%로 두 번째 연속 동결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잦아들 때까지 장기간 동결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고용시장·경상수지 등 거시 지표에서 드러나는 ‘뜨거운 수요’
갈리폴루 총재는 “브라질의 고용시장이 큰 회복력을 보여 높은 금리 환경에서도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상수지 적자가 수요 과열의 징후를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 용어 설명
경상수지 적자(current account deficit)란 상품·서비스·투자소득·이전소득을 모두 합산한 결과가 마이너스인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내수 소비와 해외 수입이 활발해 자금이 국외로 빠져나갈 때 나타난다.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면 해외자본 유입 의존도가 높아져 통화정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 고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운 과제다. 당분간 이를 견뎌내야 할 것” — 가브리엘 갈리폴루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
물가 전망: 2027년 1분기까지 목표 초과 가능성
총재는 중앙은행 자체 전망과 민간 경제주체들의 기대 모두 인플레이션이 2027년 1분기까지 목표치(3%)를 넘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변수들이 우리로 하여금 경계심, 냉정함, 그리고 인내를 유지하도록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앙은행이 채택한 데이터 기반(data-dependent) 접근법이 지금까지 효과적으로 작동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는 매 회의마다 최근 발표된 물가·고용·성장 지표를 점검해 정책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이 큰 신흥국 환경에서 정책 오차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전문가 관점: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자본유입 사이에서 균형 필요
시장 참가자들은 브라질의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가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해외 투자자에게 매력적이지만, 내수 기업과 가계에는 차입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금리 동결을 장기화할 경우, 채권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지속되는 반면 설비투자와 소비는 위축될 수 있어 정책 균형이 더욱 중요해진다.
특히 2024년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 상승과 브라질 헤알화 약세가 겹치면서 수입물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 갈리폴루 총재의 발언은 중앙은행이 이러한 외부 요인까지 감안해 조기 완화 대신 인플레 기대안정에 방점을 찍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투자자·기업이 주목해야 할 핵심 포인트
① 고금리 지속: 기준금리 15% 동결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한 기업·가계는 금리 리스크 관리가 불가피하다.
② 환율 변동성: 경상수지 적자와 고금리 기조가 공존해 헤알화가 쌍방향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수출입 기업의 헤지 전략이 중요하다.
③ 인플레이션 경로: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 시계가 2027년 1분기로 설정된 만큼, 중장기 인플레 압력에 대비한 자산 배분 전략이 필요하다.
갈리폴루 총재의 메시지는 결국 브라질 경제가 완전한 디스인플레이션 단계에 진입하기 전까지,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를 유지하며 통화 신뢰도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가 브라질 시장에 대해 느끼는 정책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국내 경제 주체에게는 고금리 수용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상기시키는 신호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거시 환경에서는 통화·재정·구조개혁 정책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만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면서도 물가 안정을 달성할 수 있다. 장기전으로 접어든 브라질의 긴축 싸움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금융 시장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