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미 연방정부가 잠정 셧다운에 직면할 경우 고용·물가·경기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공식 통계 발표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월가에선 이미 ‘플랜 B’로서 민간·대체 지표를 활용한 시장 진단 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개별 일정과 지표 특성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2025년 9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는 주간 보고서를 통해 “만약 연방정부가 문을 닫으면 10월 3일로 예정된 9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Non-farm Payrolls)와 10월 15일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핵심 공식 통계가 최소 10일 이상 늦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흐름을 가늠할 만한 민간·고빈도 데이터가 ‘충분히 많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9월 30일 컨퍼런스보드(Conference Board)의 ‘일자리 얻기 쉬움–어려움(Job Hard–Job Easy)’ 지수를 첫 손에 꼽았다. 해당 지수는 구직이 쉽다고 답한 비중과 어렵다고 답한 비중의 차이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실업률과 높은 상관계수를 보여 왔다. 이어 10월 1일 발표되는 ISM 제조업 지수 및 S&P Global PMI의 가격 세부 항목이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용어 풀이
ISM(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 지수는 미국 제조·서비스 기업 구매관리자들의 실질 경기 체감을 0~100으로 수치화한 대표 선행지표다. PMI(Purchasing Managers’ Index) 역시 같은 방식으로 작성된다.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파이퍼 샌들러는 이어 10월 1일 모기지은행협회(MBA) 주간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 ADP 민간 고용보고서, 10월 2일과 9일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셔터 다운 기간 중 반드시 체크해야 할 지표로 제시했다. “2013년 셧다운 당시에도 실업수당 청구 통계는 정상 공표됐으며, 이번에도 동일하다”면서 “연방 공무원 임시 휴직(furlough)으로 청구 건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10월 10일 발표될 산업생산(Industrial Production) 지표 역시 생산 활동의 즉각적 충격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소개됐다. 뒤이어 10월 14일 전미자영업연맹(NFIB) 경기낙관지수, 15~16일 뉴욕 연은(엠파이어스테이트)·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16일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 등이 순차적으로 대기 중이다.
참고
NFIB 지수는 3만여 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NAHB 지수는 주택건설업체 700여 곳을 대상으로 설문한다. 둘 다 경기 선행성이 높은 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셧다운 중에도 ‘대체 GPS’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의 심리가 셧다운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당사 일일 소비자 신뢰도 조사를 지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영향 및 전문가 해석
정부 통계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연준(Fed)의 11월·12월 회의 의사결정에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시장은 고빈도·민간 데이터에 더욱 의존하며, 지표 발표 순간마다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처럼 공표가 유지되는 통계의 ‘상대적 중요도’가 평소보다 배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연방 공무원 200만 명 중 상당수가 임시 무급휴가에 들어갈 경우, 노동시장 냉각 신호로 오인될 위험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단기 채권금리가 과도하게 하락하거나, 위험자산 투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는 데이터 공백 자체보다 ‘지표 해석 체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식 지표 지연이 단순한 정보 부족에 그치지 않고, 시장 참여자 간 기대 형성 과정 자체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민간·고빈도 데이터의 판독력과 셧다운 장기화 여부가 4분기 금융시장 변동성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은 이미 ‘악재 소화력’을 시험받고 있으며, 통계 공백이 길어질수록 데이터 발표가 재개되는 순간 점프(가격 갭)가 커질 위험도 감안해야 한다.
본 기사는 파이퍼 샌들러 보고서에 기반해 작성됐으며, 추가 해설·용어 풀이·시장 전망은 기자의 분석을 반영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