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7월 국내총생산 0.2% 반등… 3개월 연속 감소세 일단 멈춰

오타와=로이터 ―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이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바에 따르면, 7월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이 전월 대비 0.2% 증가하며 3개월 연속이던 감소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반등은 광업·채굴·석유·가스, 제조업, 도·소매 무역 부문이 견인했다.

2025년 9월 2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경제는 2분기 연율 -1.6%의 위축을 기록한 뒤 3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시장 참여자들은 7월 실적이 3분기 전반 흐름을 가늠할 결정적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경제학자들은 두 분기 연속 GDP 감소를 ‘기술적 침체(technical recession)’라고 정의한다. ※침체의 정확한 판정은 캐나다 공공정책연구소(CD Howe Institute) 내 경기순환일정위원회가 담당하지만, 통상적으로는 2개 분기 연속 음(-)의 성장률을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3분기 성장률이 소폭이라도 플러스 영역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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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성장률 ‘제로’ 예상… 경기 하강은 피했지만 반등 모멘텀 약해

통계청은 8월 GDP를 ‘성장 0%’(flat)로 잠정 추정했다. 서비스업이 증가했으나 재화 생산 부문 부진이 이를 상쇄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잠정치는 향후 수정될 수 있다는 점이 명시됐다.

로이터가 실시한 사전 설문에서 애널리스트들은 7월 GDP를 0.1% 증가(6월 -0.1%)로 예상했으나, 실제 수치는 이보다 높은 0.2%로 집계됐다. CIBC 캐피털마켓의 앤드루 그래넘(Andrew Grantham)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별 변동성을 감안하더라도 3분기 GDP는 현재 연율 0.8%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이전 예상치보다 개선된 수치”라고 평가했다.


■ 미·중 무역분쟁發 관세 충격… 제조업·자원산업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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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견조했던 캐나다 경제는 미국발 관세가 줄줄이 적용되면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석유·가스, 알루미늄, 목재 등 대미(對美)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 타격을 받았고, 기업 투자 역시 위축됐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교역 혼란과 관세가 핵심 산업에 의미 있는 충격을 줬으며, 부정적 파급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7월 성장률을 뜯어보면, 재화 생산 부문이 전월 대비 0.6% 늘어 4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광업·채굴·석유·가스는 무려 1.4% 증가해 전체 GDP를 가장 크게 끌어올렸다. 미국 관세 여파로 민감한 제조업0.7% 상승하며 두 번째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서비스업0.1% 성장에 그쳤다. 그중에서도 도·소매 도매·운송·창고 부문이 각각 0.6% 증가하며 방어적 역할을 했다. 운송·창고업은 6월 -0.7%에서 7월 2.8% 급반등해 2022년 9월 이후 최대 월간 증가폭을 기록했다. 부동산·임대·리스 부문도 0.3% 성장, 두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래량이 부진했던 부동산 시장이 중개업·브로커 사무소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인 결과다.

다만 소매업은 7월 -1.0%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6월에는 탄탄한 증가세였지만, 고금리·물가 부담이 소비 심리를 짓눌렀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 금리정책 ‘동전 던지기’ … 10월 25bp 추가 인하 여부 초미 관심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25bp(0.25%p) 인하해 2.50%로 낮추며 통화 완화 행보를 재개했다. BoC는 “경제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경우 추가 인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머니마켓에서는 10월 회의 결과를 ‘50대 50 동전 던지기’로 비유하며, 25bp 재인하와 동결 가능성을 양쪽에 걸어 두고 있다.

CIBC의 그래넘 이코노미스트는 “10월 29일 결정에 앞서 발표될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가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컨대 성장률보다 물가와 고용 흐름이 금리 결정의 최대 변수로 부상한 셈이다.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환율·채권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GDP 발표 직후 캐나다 달러는 미 달러 대비 1.3936캐나다달러(미국 71.76센트)로 강세를 보였고, 2년 만기 국채금리는 0.9bp 하락한 2.486%로 떨어졌다.


■ 전문가 시각: ‘완만한 침체’ vs ‘소프트 랜딩’

이번 수치는 캐나다 경제가 완만한 침체(mild recession)소프트 랜딩(연착륙)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7월 반등은 유의미하지만, 재화 부문 집중 성장이라는 편향성과 8월 플랫 전망은 불안 요소다. 더욱이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소비·고용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관세로 인해 캐나다만 독자적 충격을 받고 있다는 점은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향후 관세 갈등이 완화되거나 원자재 가격이 반등할 경우, 알버타·브리티시컬럼비아주 중심의 에너지 산업이 다시 캐나다 성장의 견인차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된다면 서비스업 전반과 가계 소비 위축이 본격화돼 올해 안으로 ‘기술적 침체’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필자는 “3분기 성장률이 연율 1% 안팎의 약세를 보이더라도, 서비스업의 구조적 회복력과 BoC의 선제 완화가 겹치면 연착륙 시나리오가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관세 문제 해결 없이는 제조업과 교역 의존 업종의 체질 개선이 쉽지 않아, 정책적·외교적 해법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