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미 국채 수익률 상승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0.50%,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8%, 나스닥100 지수는 –0.43% 밀리며 모두 1주일 만의 최저치로 후퇴했다. 연동 선물도 동반 약세를 보이며 12월물 E-mini S&P 선물이 –0.48%, E-mini 나스닥 선물이 –0.47% 떨어졌다.
2025년 9월 2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 경제지표 깜짝 호조에 따라 채권 금리가 오르자 위험자산에서 몸을 뺐다. 미 10년 만기 국채(T-note) 수익률은 장중 4.199%까지 치솟으며 3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4.17%에 마감했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미래 현금흐름의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에는 부정적(역상관)이라는 전통적 메커니즘이 재확인된 셈이다.
같은 날 발표된 2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3.8%로 상향 조정되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 8천 건으로 두 달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 탄력을 입증하는 지표들이 줄줄이 나왔다. 한편, 국방·항공을 제외한 8월 핵심 자본재 신규주문도 전월 대비 0.6% 늘어나 기업투자 심리가 견조함을 시사했다.
연준 정책 시각·국채 시장 동향
“현재 통화정책은 약간 제약적(slightly restrictive) 수준이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노동시장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 —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슈미드 총재의 매파적 발언까지 겹치면서 채권 매도세는 더욱 가팔랐다. 미 재무부가 실시한 7년물 국채 440억 달러 입찰도 응찰률(비드 투 커버) 2.40으로 10회 평균 2.63을 밑돌며 2.5년 만에 가장 부진했다.
유럽 국채 역시 동반 약세를 보였다. 독일 10년물 분트금리는 2.773%(+2.6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757%(+8.8bp)로 각각 3주 최고치를 찍었다.
거시 변수와 정치 리스크
시장은 10월 1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날 백악관은 "의회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경우 일부 부처 인력이 대거 무급휴직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물가 지표인 8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이를 근거로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86%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주요 업종·종목별 흐름
반도체주는 약세가 두드러졌다. 마이크론 –3%, ARM·온세미 –2% 이상, 브로드컴·퀄컴·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도 –1% 이상 밀렸다. 비트코인 가격이 2주 최저치로 3% 넘게 빠지며 암호화폐 관련주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 –7%, 코인베이스 –4%대 등 낙폭이 컸다. 이는 27일 만기 옵션에서 명목가치 170억 달러 물량이 만료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적·기업 뉴스 중고차 딜러 카맥스는 2분기 매출이 65억 9천만 달러에 그쳐 컨센서스(70억 1천만 달러)를 하회하며 –20% 폭락했다. 프리포트-맥모란은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구리 공급 계약에 포스마쥬르를 선언한 여파가 이어져 이틀간 22% 급락했다.
반면, 인텔은 애플에 투자 제안을 했다는 보도에 힘입어 +8% 급등, S&P 500·나스닥100 상위권에 올랐다. IBM도 HSBC가 양자컴퓨팅(퀀텀)을 활용한 채권 가격 예측 성과를 공개하면서 +5% 뛰었다. 리튬아메리카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분 취득을 추진한다는 소식으로 이틀 새 118% 폭등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Bid-to-Cover Ratio: 국채 입찰에서 실제 응찰 금액(수요)을 발행 금액(공급)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수요가 약하다는 의미다.
T-note(티노트): 만기 2~10년 사이의 미국 국채를 통칭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벤치마크 금리 역할을 수행한다.
PCE 물가지수: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로,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다. CPI보다 소비 패턴 변화를 더 민감하게 반영한다.
전망 및 전문가 시각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 500 기업 중 22%가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해 1년 만에 최고 비율을 기록했다. 분기 EPS 증가율 예상치도 6.9%로 상향되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과 실적 개선이라는 상반된 요인이 교차하면서 ‘금리 vs. 이익’ 구도가 당분간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한 27일 발표될 8월 개인소득·지출, 근원 PCE, 9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가 주말 증시 변동성을 결정할 키 데이터로 지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