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로이터】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ank Indonesia, 이하 BI)이 자국 통화인 루피아(IDR) 안정을 위해 국내·국외 비전달선물환(NDF) 시장 개입을 비롯한 모든 가용 정책 수단을 과감히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2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페리 와르지요(Perry Warjiyo) BI 총재는 성명을 통해 “BI는 현물환·국내 NDF·국채(정부채) 2차시장 매입, 그리고 아시아·유럽·미국 등 해외 NDF 시장 개입을 지속적이고 대담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총재는 이어 “통화 안정화 노력이 루피아를 기본 펀더멘털 가치 수준으로 안내할 것”이라며, 시장 참가자들에게 건전한 거래 환경(conducive climate) 유지를 당부했다. 그는 또한, 현재 루피아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BI가 충분한 외환·채권 시장 대응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동향과 성과
루피아는 9월 26일(금) 장 초반 전일 대비 0.3% 추가 하락하며 4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만 3% 이상 가치가 하락해, 신흥국 통화 가운데 최약세 그룹에 속한다. 전일(25일)에도 루피아는 달러당 16,762 IDR까지 밀리며 6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비전달선물환(NDF)이란 무엇인가?※용어설명
NDF는 만기일에 현물을 인도하지 않고 차액만 결제하는 선물환 계약이다. 규제·자본 통제 등으로 현물환 거래가 제한된 국가 통화에 대해 해외 투자자가 헷지나 투기 목적으로 활용한다. 인도네시아 루피아, 중국 위안, 인도 루피 등 신흥국 통화가 대표적 대상이며, 싱가포르·홍콩·런던·뉴욕 등 오프쇼어 시장에서 거래된다.
정책 배경
BI는 24개월 연속 보유했던 기준금리를 9월 19일 전격 인하했다. 시장은 이를 신임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정부의 성장 가속화 압박에 따른 조치로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가 재정·통화정책의 신뢰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 반응
금리 인하 직후, 투자자들은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 완화가 맞물려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국제 투자은행(IB) 몇몇은 보고서를 통해 “BI의 선제적 통화부양 시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달러 강세 환경에서 루피아 약세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Bank Indonesia는 루피아 방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시장 조치와 정책 도구를 주저 없이 투입할 것이다.” — 페리 와르지요 총재
실물경제 및 인플레이션 전망
인도네시아는 2025년 올해 GDP 성장률 5.1% 내외를 목표로 삼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2% 중후반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BI는 내다보고 있다. BI의 환시 개입 및 국채 매입은 외화 보유액과 국내 유동성의 균형을 동시에 고려한 조치로, 투자자 신뢰 유지가 관건이다.
전문가 시각
국립 인도네시아대(UI) 경제학과의 타리아 프람디니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한, 신흥국 통화 전반이 약세 흐름을 벗어나기 어렵다”면서 “BI의 NDF·채권시장 동시 개입은 루피아 급락의 완충장치가 될 수 있으나, 외환보유액 소진 속도가 변수”라고 지적했다.
향후 과제
BI는 시장소통 강화, 통화 스와프 계약 확대, 국채 유동성 관리 등을 통해 외환 시장 안정에 주력할 예정이다. 동시에 재무부와 협력해 재정-통화 정책 간 공조 체계를 유지함으로써, 대외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결론
루피아가 당분간 약세 압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지만, BI는 공세적 시장 개입과 정책적 일관성 유지를 통해 루피아 방어선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는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자국 통화 가치와 거시경제 안정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분명히 전달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