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지표 호조에 달러 강세…3주 만에 최고치

달러 인덱스(DXY)가 26일(현지시간) 0.64% 상승하며 3주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견조한 미국 거시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긴축)적 통화정책 전망을 강화한 데다, 주식시장의 약세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났다.

2025년 9월 2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연율 3.8%로 상향 조정돼 시장 예상치(3.3%)를 웃돌았다. 개인소비지출 역시 2.5%로 수정되며 1.7%를 점쳤던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했다. 이와 함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21만8,000건으로 2개월 최저치를 기록해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했다.

물가 지표 측면에서는 2분기 근원 PCE 물가상승률이 연율 2.6%로 상향 조정돼, 기존 발표치(2.5%)와 예상을 동시에 넘어섰다. 이는 인플레이션 진정세가 더디다는 점을 부각하며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목

주요 경제 지표 세부 내용

8월 핵심(국방·항공 제외) 내구재 신규주문은 전월 대비 0.6% 증가해 시장 전망(0%)을 크게 웃돌았다.
8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0.2% 감소한 400만 건으로, 예상치 395만 건보다 양호했다.
• 같은 달 유로존 신규 자동차 등록은 전년 대비 5.3% 증가(67만8,000대)했으며, M3 통화공급은 2.9%로 시장 예상(3.3%)을 밑돌았다.

DXY 차트


정책 발언 및 시장 전망

주목

“현재 통화정책은 다소 제약적이며, 인플레이션을 추가로 낮추기 위해서는 현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제프 슈미드(Jeff Schmid)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슈미드 총재의 이 같은 매파 성향 발언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 금리선물시장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10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p)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86%로 반영하고 있다.

EUR/USD 차트


유럽·일본 환율 동향

같은 날 유로/달러(EUR/USD) 환율은 0.65% 하락하며 3주 내 최저치를 보였다. 러시아 군용기가 유럽 영공을 추가로 침범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격추에 나설 수 있다는 외교관 발언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점도 유로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독일 10월 GfK 소비자신뢰지수가 -22.3(전월 대비 +1.2포인트)로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낙폭을 일부 제한했다.

달러/엔(USD/JPY) 환율은 0.56% 상승해 엔화가 1.7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8월 서비스 생산자물가지수(PPI)가 2.7% 오르며 예상치(2.9%)를 하회해 일본은행(BOJ) 완화정책 지속 전망을 자극한 데 따른 결과다. 반면 BOJ 7월 회의 의사록에서 한 위원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과도한 신중함을 경계해야 한다”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엔화 급락을 어느 정도 진정시켰다.


귀금속 시장: 금·은 가격 반등

12월물 금 선물은 전장 대비 0.08%(3달러) 오른 3개월래 최고가에 마감했다. 은 선물은 무려 2.09% 급등하며 최근월물 기준 14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과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 고조,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 등 복합적인 불안 심리가 안전자산 수요를 끌어올렸다.

Gold 차트

다만 달러가 3주 고점으로 올라선 데다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금 가격 상단은 제한됐다. 경제 지표 호조가 산업용 수요 전망을 지지해 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는 분석이다. ETF(상장지수펀드) 자금 유입도 귀금속 랠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달러 인덱스(DXY)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유로, 엔, 파운드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수가 오르면 달러가 강세라는 뜻이다. PCE(개인소비지출) 물가는 연준이 물가 목표를 판단할 때 중시하는 지표로, 소비자물가(CPI)보다 서비스 비중이 높다.

또한 M3 통화공급은 현금·예금은 물론 장기 예금, 채권 등까지 포함한 광의 통화지표로, 증가율 둔화는 통화 여건이 긴축적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내구재 신규주문은 기업의 설비투자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꼽힌다.


시장 영향 및 전망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하다는 신호가 연달아 확인되면서 달러 강세와 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돼 금·은 가격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발표될 9월 고용보고서FOMC 의사록에서 연준의 정책 방향 힌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 필자 리치 애스플런트(Rich Asplund)는 해당 종목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