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뉴욕증시 약세 마감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가 국채 금리 급등 압력에 밀리며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25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28% 내렸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7% 떨어졌다. 나스닥100 지수 역시 0.31% 하락했다. 동시에 12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27%,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34% 각각 하락 마감했다.

2025년 9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4.15%까지 치솟으며 2주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주식 매도 압력으로 이어졌다. 이날 금리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오스탄 굴스비 총재의 ‘매파적(hawkish) 발언’과 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증한 8월 신규주택 판매 지표가 겹치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장 초반에는 반도체주 강세국제유가(WTI) 2% 급등에 힘입어 지수가 소폭 오르기도 했다. 알리바바가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규모를 500억 달러를 넘어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AI 수혜 기대를 부추기며 기술주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그러나 채권 금리 상승이 위험자산 선호를 짓눌렀고, 결과적으로 지수는 모두 하락 반전했다.

주목

미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한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0.6% 증가했다. 30년 고정금리 평균 모기지 금리는 6.34%로 5bp 하락했다. 한편 8월 신규주택 판매는 월간 20.5% 급증한 80만 건(연율)으로 시장 예상치 65만 건을 크게 상회했다.

연준 발언 및 실적 가이던스가 향후 방향성의 핵심

시카고 연은 굴스비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상회하는 가운데 다시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에 덜 우호적으로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기업 측면에서는 Bloomberg Intelligence 자료에 따르면 S&P 500 편입 기업의 22% 이상이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이는 1년래 최고 비중으로,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주가의 하방을 제한할 잠재적 완충장치로 해석하고 있다. S&P 500 기업의 3분기 EPS 성장률 전망치는 6.9%로 5월 말 6.7%에서 소폭 상향됐다.

이번 주 주목할 경제 캘린더

시장 참여자들은 26일 발표될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23만3천 건 예상), 8월 핵심 자본재 신규주문(-0.1% 예상), 2분기 GDP 확정치(+3.3% 예상), 8월 기존주택 판매(-1.3% 예상) 등을 주시하고 있다. 27일에는 8월 개인소득(+0.3%)과 개인소비(+0.5%), 핵심 PCE 물가지수(+0.2%·전년 대비 2.9%) 그리고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55.4) 등이 연이어 발표된다.

주목

연방기금선물시장은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 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92%로 반영하고 있다.

해외 증시 및 채권시장 동향

유럽 STOXX50 지수는 0.14% 하락한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83%, 일본 닛케이지수는 0.30% 각각 상승 마감했다. 같은 날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2.748%로 0.1bp 하락, 영국 길트 금리는 4.669%로 1.1bp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선물(12월물)은 7.5틱 하락하며 2주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700억 달러 규모의 5년물 국채 입찰이 bid-to-cover 2.34배(최근 10회 평균 2.38배)로 부진했던 점도 수익률 상승에 기여했다.

독일 IFO·ECB 발언

독일 9월 IFO 기업환경지수는 4개월 만의 최저치인 87.7로 하락(전월 대비 -1.2p), 예상치 89.4를 밑돌았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치폴로네는 “유로존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균형적”이라며 현 금리 수준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파생시장은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1% 미만으로 본다.

종목별 주요 변동

하락 종목에서 프리포트-맥모란은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동광산 토사 붕괴 사고로 force majeure(불가항력) 선언 및 생산 중단을 발표하며 16% 급락했다. 블룸 에너지(-10%)는 제프리스의 목표주가 하향·투자등급 ‘언더퍼폼’으로, 아카디아 파마슈티컬스(-9%)는 프래더-윌리 증후군 대상 3상 임상 실패로, 제임스 하디(-4%)는 2025~2028 회계연도 EBITDA 마진 전망치(28.5%)가 시장 컨센서스(31~32%)를 밑돈 영향으로 각각 약세를 보였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1분기 매출 전망(125억 달러)이 컨센서스(119억 달러)를 상회했으나 속칭 ‘위스퍼 넘버(130억 달러)’에 못 미쳐 2% 하락했다. 어도비는 모건스탠리 ‘비중확대→비중유지’로 강세가 꺾였다.

상승 종목으로는 마벨테크놀로지(7%)가 50억 달러 자사주 매입 발표로, 인텔(6%)이 미국 재무부가 “엔비디아의 인텔 지분 매입은 정부의 인텔 투자 결정의 타당성을 보여준다”고 언급하면서 급등했다. ARM·퀄컴은 2% 넘게 올랐고, 마이크로칩·ON·NXP·TI도 1% 이상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 덕에 필립스66(3%↑), 코노코필립스·데번에너지(2%↑), APA·셰브론·옥시덴털·다이아몬드백·마라톤·베이커휴스 등이 1% 이상 동반 상승했다.

한편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사 유니큐어는 헌팅턴병 1/2상 임상에서 36개월 차 질환 진행 속도 유의미한 둔화를 확인했다는 소식으로 240% 폭등했다. 암호화폐 채굴 기업 Iren은 애리트 리서치 ‘매수’ 개시(목표가 78달러)에 13% 상승했고, RV(레저용 차량) 제조업체 토어 인더스트리(6%)는 4분기 매출이 예상(23.3억 달러) 대비 크게 웃돈 25.2억 달러로 호조를 보였다. 제너럴모터스는 UBS ‘중립→매수·목표가 81달러’ 상향에 2% 올랐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Bid-to-Cover Ratio: 국채 입찰 시 응찰 규모 대비 발행 규모의 비율로, 숫자가 높을수록 수요가 강하다는 의미다.
Force Majeure: 기업이 예측 불가능한 사유(천재지변, 정부 규제 등)로 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됐음을 공식 선언하는 조항이다.
MBA 모기지 신청 지수: 미국 모기지은행협회가 매주 발표하는 주택담보대출 수요 지표.
Core PCE 물가지수: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에서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값으로,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척도다.

기자 해설 및 전망

금리 방향성이 다시 한 번 주식시장 변동성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고무적인 기업 실적 가이던스AI·반도체 업종의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존재하더라도, 장기금리 4.1%대 안착 여부가 기술적 반등의 지속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특별히 10월 말 FOMC를 앞두고 핵심 PCE와 고용지표가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에너지·반도체처럼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 중심의 선별적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