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신중한 금리 인하’ 언급에 뉴욕 3대 지수 일제 하락

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 여파로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대표 지수인 S&P500 지수(티커: SPX)는 전장 대비 -0.62% 내린 5,071.32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0.29% 하락한 39,460.7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IUXX)는 -1.09% 떨어진 18,228.45를 각각 기록했다.

2025년 9월 2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로드아일랜드에서 열린 행사에서 파월 의장은 10월 FOMC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주기에는 이르다”고 말하며 추가 관망 기조를 시사했다. 그는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증시는 이 같은 신중 기조에 즉각 반응했다. 특히 ‘매그니피센트 세븐’이라 불리는 초대형 기술주가 낙폭을 키우며 지수 전반의 하방 압력을 가중했다. 아마존과 엔비디아가 각각 2% 이상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알파벳·애플도 0.2~0.6%대 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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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에너지 업종은 국제유가 힘입어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 넘게 올라 94달러 선을 회복했고, 이에 따라 할리버턴이 9% 급등하며 S&P5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다이아몬드백에너지·APA·데번에너지 등도 4% 이상 동반 상승했으며, 엑슨모빌·옥시덴털·필립스66·마라톤페트롤리엄도 2% 이상 올랐다.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비둘기파(완화적) 기조, 지정학적 위험, 통상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수요를 밀어올린 결과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bp 하락한 4.13%로 내려앉으며 주가 낙폭을 일부 제한했다.

경제 지표는 대체로 부진했다. 2분기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2,513억 달러로 예상치(2,566억 달러)보다 작았지만, 9월 S&P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1.0p 떨어진 52.0으로 예상치(52.2)를 밑돌았다. 같은 달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도 -17로 급락, 시장 전망(-5)을 크게 하회했다.

시카고 연은 오스턴 굴즈비 총재는 “현 정책금리는 경미한 제약적 영역에 있다”면서도 중립금리 대비 1.00~1.25%p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미셸 보우먼 Fed 이사는 “노동시장 둔화가 명확해진 만큼 연준이 선제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업 실적 기대는 주가에 우호적 배경으로 작용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22% 이상이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1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3분기 S&P500의 예상 순이익 증가율도 6.9%로, 5월 말(6.7%)보다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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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주요 일정으로는 24일(수) 8월 신규주택판매(전월 대비 -0.3% 예상) 발표가 예정돼 있다. 25일(목)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3천 건, 국방·항공 제외 8월 핵심 자본재 수주가 -0.1%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26일(금)에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대기한다. 시장은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91% 수준으로 반영 중이다.


해외 증시는 엇갈렸다. 유로 Stoxx50은 0.70%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18% 내려 2주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추분절 휴일로 휴장했다.

금리 시장에서는 12월 만기 미국 10년물 국채선물(ZNZ5)이 2틱 오르며 단기 쇼트커버가 나타났다. 이번 주 미 재무부는 총 2,11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및 변동금리채를 발행, 이날 2년물 690억 달러를 시작으로 공급 부담이 상존한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748%로 0.1bp,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690%로 2.2bp 각각 하락했다.

유로존 9월 S&P 제조업 PMI는 49.5로 전월 대비 1.2p 하락, 경기 확장·수축의 분기점(50)을 다시 밑돌았다. 반면 서비스업을 포함한 합성 PMI는 51.2로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9월 제조업 PMI는 46.2로 5개월 저점으로 후퇴했다. 이탈리아·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의 비용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10월 30일 회의에서 25bp 인하할 확률을 1%가량으로 미미하게 반영하고 있다.

개별 종목 동향을 보면, Firefly Aerospace가 2분기 매출 1,550만 달러(컨센서스 1,610만 달러)를 기록하며 11% 급락했다. 비스트라(VST)는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매수’→‘보유’, 목표주가 241달러→230달러로 낮추자 4% 이상 떨어졌다. 오토존(AZO)은 4분기 매출(62억4,000만 달러)이 예상치(62억5,000만 달러)를 소폭 하회해 2%대 약세를 보였다.

반면 엔비디아·아마존 급락에도 방어적인 헬스케어·산업재 일부는 강세를 보였다. 맥케슨(MCK)은 2026회계연도 주당순이익 가이던스를 38.05~38.55달러로 상향 조정해 6% 급등했다. ACM리서치(ACMR)는 S&P스몰캡600 편입 소식에 5% 올랐고, 온투 이노베이션(ONTO)은 제프리스가 ‘보유’→‘매수’로 상향하며 4% 뛰었다. 팔란티어(PLTR)는 미 재무부 계약 수주로 1% 강세를 기록했다.

용어 해설
매그니피센트 세븐: 시가총액이 가장 큰 미국 7개 기술주(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플랫폼스·테슬라)를 묶은 별칭이다.
T-노트(Treasury Note): 2~10년 만기의 미국 국채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벤치마크 금리를 제공한다.
PCE 물가(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Price Index): Fed가 선호하는 물가지표로, 소비지출을 기반으로 가중치를 산정해 CPI보다 변동성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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