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앞두고 숨 고르기… S&P·다우·나스닥 약세

뉴욕증시가 지난주 기록적인 랠리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22일(현지시간) 정규장 초반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18%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0%, 나스닥100 지수는 ‑0.09% 내렸다. 같은 시각 12월물 E-mini S&P 선물은 ‑0.15%, 12월물 E-mini 나스닥 선물은 ‑0.04%를 각각 기록했다.

2025년 9월 23일(현지시간),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S&P 500·다우·나스닥100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뒤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지수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노동시장의 둔화와 완화된 물가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여지를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히 강하다.

안전자산 선호도 두드러졌다. 국제 금 가격은 이날 장중 1% 넘게 올라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완화적 통화정책 전망, 지정학적 리스크, 미·중 무역 갈등 재부상 등이 금을 ‘가치 저장 수단·안전 자산’으로 부각시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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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된 8월 시카고 연방은행 전국활동지수는 ‑0.12로, 전달(-0.28) 대비 0.16포인트 상승하며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0.15)를 웃돈 지표이지만 여전히 0 이하라는 점에서 경기 확장 국면에는 진입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점은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런 관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은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1bp=0.01%p) 인하 가능성을 91%로 반영하고 있다.FedWatch 자료

가상자산(크립토) 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1.5주 만에 최저치로 2% 넘게 밀렸다. 파생시장 분석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40만7,000명 이상의 투자자가 손절매(롱 포지션 강제 청산)를 당했다.

기업 실적·가이던스 개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 500 기업 중 22% 이상이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1년 사이 가장 높은 비율이다. S&P500 전체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6.7%에서 6.9%로 상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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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주요 이벤트

시장은 무역·관세 정책 뉴스와 더불어 주요 경제지표에 주목한다. 24일에는 9월 제조업 PMI가 51.9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제롬 파월 의장이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 상공회의소 행사에서 경제전망을 논의한다. 25일 발표되는 8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0.3% 감소한 65만 호가 전망된다. 26일에는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23.4만 건)와 핵심 자본재 신규주문(-0.1%) 지표가, 27일에는 2분기 GDP 확정치(+3.3% q/q)와 기존주택판매(396만 호)가 나온다. 28일에는 개인소득(+0.3%), 개인지출(+0.5%), 근원 PCE 물가(전월비 +0.3%, 전년비 +2.7%)가 동시에 발표된다.

글로벌 증시·채권 시장 동향

유럽 Euro Stoxx 50 지수는 ‑0.37% 하락했으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2%, 일본 닛케이225는 +0.99% 상승 마감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7bp 내린 4.124%를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분트금리는 2.733%(-1.5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695%(-2bp)로 동반 하락했다.

종목별 움직임

주택건설주 전반 약세가 두드러졌다. 레나(LEN)가 레이몬드제임스의 투자의견 하향(‘마켓퍼폼→언더퍼폼’)에 4% 넘게 급락하자 DR호튼(DHI)·펄티그룹(PHM)·톨브러더스(TOL)도 1% 이상 떨어졌다.

비트코인 급락 여파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가 나스닥100 내 최다 낙폭(-3%대)을 기록했고, 코인베이스(COIN)·비트디지털(BTBT)·마라(MARA)·라이엇플랫폼스(RIOT)가 줄줄이 2% 넘게 약세를 보였다.

케이뷰(KVUE)는 타이레놀 주성분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연관성 검토를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4% 하락했다. 아머스포츠(AS)는 티베트 불꽃놀이 후폭풍으로 중국 당국이 환경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6% 넘게 밀렸다.

반면 애플(AAPL)·테슬라(TSLA) 등 대형 기술주는 강세를 주도했다. 웨드부시가 목표가를 270달러에서 310달러로 상향 조정한 애플은 2% 상승, 파이퍼 샌들러가 400달러에서 500달러로 목표가를 높인 테슬라는 3% 넘게 올랐다.

제약·헬스케어 섹터에서는 화이자가 약 49억 달러(주당 47.50달러)에 메트세라(MTSR) 인수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메트세라 주가가 62% 폭등했다. MBX 바이오사이언스(MBX)는 주 1회 투여 약물 ‘캔뷰파라타이드’가 2상 시험에서 주요 평가지표를 충족하며 139% 급등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테라다인(TER)은 서스케한나파이낸셜의 목표가 상향(133달러→200달러)으로 8% 뛰었고, BMO가 ‘아웃퍼폼’으로 상향 조정한 사렙타 테라퓨틱스(SRPT)도 8% 상승했다. UBS가 ‘매수’로 전환한 팩트셋리서치(FDS)는 4% 올랐다. 모건스탠리가 ‘비중확대’로 상향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 역시 3%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E-mini 선물: CME에 상장된 소형 지수선물로, 기본 계약 크기를 줄여 소액 투자도 가능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 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 변동폭을 1/100퍼센트 단위로 표시하는 용어(1bp=0.01%p)다.

이번 주 잇따른 지표와 파월 의장 연설, 무역·관세 이슈가 랠리 이후 가격 조정을 겪고 있는 증시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근원 PCE 물가가 연준 목표(2%) 대비 얼마나 더 둔화할지가 10월 FOMC 결정의 핵심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