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Alphabet) 산하 구글(Google)이 자사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 Google Cloud Universal Ledger(GCUL)를 공개하며, 리플 랩스(Ripple Labs)의 XRP 레저(XRPL)와의 경쟁 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2025년 9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GCUL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네트워크를 대체할 정도로 빠르고 저렴한 자금 이체를 목표로 하면서도, 기관 수준의 중앙집중식 통제·규제 준수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 같은 접근법은 탈중앙성을 강조해 온 XRPL과 확연히 대비된다.
GCUL vs. XRPL: 구조적 차이
GCUL은 허가형(private) 블록체인으로, 사전에 구글의 심사를 통과한 금융기관만 참여할 수 있다. 구글 클라우드가 거버넌스와 인프라를 직접 관리해 안정성과 규제 투명성을 확보하는 대신, 탈중앙성을 희생한다. 반면 XRPL은 전 세계 밸리데이터(검증자)들이 분산돼 있어 누구나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퍼블릭(public) 구조다. 접근성은 뛰어나지만 허가 절차 부재로 불법 트랜잭션 노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토큰 경제(Tokenomics)의 유무
GCUL은 자체 토큰을 발행하지 않는다. 이용 기업은 월 단위 고정 요금을 지불해 수수료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반면 XRPL은 네이티브 토큰 XRP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ipple USD(RLUSD)를 보유한다. 두 토큰 모두 송금·수수료·리저브 지불 수단으로 쓰이며, 특히 변동성 높은 통화 간 ‘브리지(bridge) 전환’ 용도로 각광받는다. 토큰이 없는 GCUL은 이 부분에서 경쟁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
스마트컨트랙트 지원 수준
GCUL은 스마트컨트랙트를 네이티브로 지원해 다양한 분산형 애플리케이션(dApp) 개발이 가능하다. XRPL은 경량화된 ‘hooks’만 기본 지원하지만, 최근 이더리움(Ethereum) 호환 사이드체인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실제 론칭 시기가 2026년으로 예정된 GCUL보다, 사이드체인이 조기에 가동될 XRPL이 dApp 생태계를 선점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GCUL이 진정한 ‘XRP 킬러’가 될 수 있을까?
구글은 GCUL을 통해 대형 은행·청산소·자산운용사 등 기관 고객을 공략할 전망이다. 이미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원스톱’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시함으로써 진입 장벽을 낮춘다. 그러나 엄격한 고객 심사·승인 절차는 플랫폼 확장 속도를 제한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XRPL이 ‘개방성’과 ‘낮은 수수료’라는 무기로 소형 금융기관·개인 투자자를 흡수할 여지도 크다.
“XRPL은 이미 전 세계 300개 이상 은행과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앞으로도 GCUL과 공존할 시장이 충분하다”
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2025년 10~11월로 예상되는 XRP 현물 ETF 승인, RLUSD 도입 확산, dApp용 사이드체인 완성 등 굵직한 촉매가 대기 중이다.
SWIFT·블록체인·스테이블코인 용어 설명
SWIFT: 11,000여 개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국제 전신송금망으로, 평균 결제 시간이 수일에 달하고 수수료가 높다.
스마트컨트랙트: 블록체인상에 코드 형태로 탑재돼 조건 충족 시 자동 실행되는 계약. 중개인 없이 투명한 거래를 가능케 한다.
스테이블코인: 달러 등 실물자산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 RLUSD처럼 달러 1:1 페깅이 일반적이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GCUL이 ‘XRP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규제 친화적 B2B 시장과 탈중앙 개인·중소기관 시장이라는 양분된 수요를 가시화할 것으로 본다. 이미 멀티체인(Multi-chain) 전략이 대세로 자리잡은 만큼, 두 블록체인이 상호보완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GCUL 론칭 전까지 1년 이상 남은 공백기 동안 XRPL이 추가 기술·제휴로 ‘선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편, 알파벳 주식 투자 여부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모틀리풀(™) ‘스톡어드바이저’ 팀이 선정한 상위 10대 종목 리스트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해당 리스트에는 구글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흥미롭게 읽힌다.
*모든 수익률 데이터는 2025년 9월 15일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