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루이지 망지오네(Luigi Mangione) 사건과 관련해, 변호인단이 검찰의 사형 구형 시도를 막아 달라고 법원에 공식 요청했다.
2025년 9월 2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망지오네 측은 전날 늦은 밤 제출한 서면에서 "피고인의 적법절차(due process)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됐다"며 연방 법무부가 사형을 배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특히
“수갑을 찬 채 헬리콥터에서 끌려 내려오는 모습을 TV·영상·사진으로 전국에 중계한 ‘퍼프 워크(perp walk)’가 노골적이고 위헌적인 공개 망신 주기였다”
고 지적하며, 이러한 연출로 인해 배심원 선정은 물론 기소 과정 전반이 편향됐다고 강조했다.
사건 개요
망지오네(27)는 지난해 12월 4일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호텔 밖에서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itedHealth Group) 보험 부문 CEO 브라이언 톰프슨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해당 호텔에서는 회사 임원들이 투자 콘퍼런스를 진행 중이었다.
공공의 반응
사건 직후 공직자들은 일제히 살인을 규탄했으나, 미국 내 상당수 시민은 급등한 의료비 부담과 치료비 지급 거절을 둘러싼 불만을 공유하며 망지오네에 동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정치적 폭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수 성향 활동가 찰리 커크가 지난주 암살된 이후 이러한 우려는 더욱 증폭됐다.
사형 구형 절차 쟁점
연방법무부는 2025년 4월 1일, 팸 본디(Pam Bondi) 미국 법무장관 명의로 “미국 사회를 경악시킨 사전 계획적 암살”이라며 사형 구형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노골적으로 정치적인 발표였고, 통상 필요한 대배심 검토·변호인 의견 청취 절차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검찰(맨해튼 연방검사실)은 사형 유지 여부를 두고 10월 31일까지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마거릿 가넷(Margaret Garnett) 연방판사는 올해 12월 5일 열리는 차기 심리에서 2026년 중 재판 일정을 확정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사형이 허용되고 배심원이 유죄 평결을 내릴 경우, 같은 배심원이 양형 절차를 진행해 망지오네의 사형 집행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주(州) 차원의 기소
연방 사건과 별도로, 망지오네는 뉴욕주 법원에서도 살인 등 9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그레고리 카로(Gregory Carro) 주판사는 이번 주 화요일 테러 혐의 2건을 기각했으나, 살인 혐의 등은 유지됐다. 뉴욕주는 2004년 사형제를 위헌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주 재판에서 최고 형량은 종신형이다. 차기 주법원 심리는 12월 1일로 예정돼 있으며, 구체적 재판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전문가 해설 — ‘퍼프 워크’란?
‘Perp walk’는 피의자(perpetrator)가 체포 직후 수갑을 찬 채 공공장소를 걸어가는 장면을 언론에 공개하는 관행을 말한다. 법 집행 기관은 대중에게 신속한 수사·체포 성과를 과시할 수 있지만, 피의자 측은 무죄 추정 원칙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인권 침해를 주장한다. 미국에서는 유명 인사 사건 때마다 반복돼온 논란거리다.
전문가 시각
이번 사건은 사형제 존폐·의료 체계·정치적 폭력 등 미국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 쟁점을 한데 압축하고 있다. 특히 연방 차원의 사형 적용 가능성은 뉴욕주가 이미 사형을 폐지했다는 현실과 충돌해 향후 헌법적 논쟁으로 비화할 여지가 크다. 또한 퍼프 워크 등 "공개 망신형" 관행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피고인의 배심원 공정성 및 재판 적정절차 논의의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