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포인트
ㆍ 브로드컴과 엔비디아 같은 AI 하드웨어 업체는 여전히 매력적인 매수처로 평가된다.
ㆍ 고성장을 이어가는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량이 반드시 확대돼야 한다.
ㆍ 알파벳은 생성형 AI 분야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9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티커: PLTR)는 최근 몇 년간 눈부신 주가 흐름을 보여 왔다. 2023년 초 이후 주가가 무려 2,570% 상승해 같은 기간 엔비디아를 능가했지만, 사업 성장 속도는 그만큼 빠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현재 주가에는 과도한 기대가 선반영돼 있으며, 투자자들은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필자는 팔란티어보다 우선적으로 검토할 만한 다섯 개 기업을 선정했다. 이들 모두가 팔란티어보다 월등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밸류에이션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팔란티어, 가파른 주가 상승에 비해 실적은 미진
팔란티어의 AI 소프트웨어 부문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8%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성장세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의 높은 주가를 정당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2023년 초 대비 주가가 25배 급등한 반면, 분기 매출은 8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결국 주가 상승의 대부분이 밸류에이션 확장에서 비롯됐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팔란티어의 주가매출비율(P/S)은 126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은 267배로, 시장 최고 수준의 고평가 영역에 위치한다.
통상 P/S가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종목은 드물며, 매출이 매년 두세 배씩 폭증하지 않는 기업이 이러한 밸류에이션을 받는 사례는 극히 예외적이다.
AI 투자, 왜 하드웨어인가?
AI 경쟁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필자는 컴퓨팅 인프라를 공급하는 하드웨어 기업에 주목한다. 그중에서도 GPU를 설계·판매하는 엔비디아와 네트워크 스위치·맞춤형 AI 칩을 제공하는 브로드컴은 핵심 수혜주로 꼽힌다. 엔비디아의 GPU는 대부분의 AI 모델 학습·추론에 필수적이며, 브로드컴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연산 결과를 빠르게 연결하는 스위치 시장과 고객 맞춤형 칩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또 다른 핵심 분야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TSMC(티커: TSM)는 엔비디아·브로드컴 등 팹리스(설계 전문) 업체의 첨단 칩을 실제로 제조한다. TSMC에 투자한다는 것은 결국 “AI 시대에 더 많은 고성능 칩이 필요하다”는 명제에 베팅하는 셈이다.
파운드리 생태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한 ASML(티커: ASML) 역시 주목해야 한다.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하는 기업으로, 사실상 기술적 독점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AI 수요 확대에 따라 신규 반도체 공장이 속속 건설되면, ASML의 장비 판매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알파벳(티커: GOOG·GOOGL)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자체 AI 모델 “Gemini”를 앞세워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드문 사례다. 초기에는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히며 선두권을 재탈환하고 있다.
오버밸류된 팔란티어, 비교 기업과의 밸류에이션 차이
엔비디아·브로드컴·TSMC·ASML·알파벳의 밸류에이션은 팔란티어 대비 훨씬 합리적이다. 예를 들어 브로드컴의 선행 P/E는 25배 수준이며, TSMC는 21배, 알파벳은 23배에 그친다. 더구나 이들 기업은 모두 AI 관련 매출이 직접적으로 확대되는 구조이기에, 성장 기대를 주가가 따라잡을 여지가 크다.
용어 해설
1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그래픽·영상 처리에 특화된 연산 장치로, 병렬 연산에 강해 AI 학습·추론 작업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2 P/S 비율은 주가를 주당 매출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창출하는 매출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높은지를 판단하는 척도다.
3 Forward P/E는 향후 1년 예상 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며, 투자자가 미래 이익에 대해 어떤 프리미엄을 지불하는지 보여 준다.
전문가 코멘트
AI 인프라 투자는 장기적인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뒷받침되고 있다. 이 가운데 과열된 소프트웨어 순수 플레이보다는, 칩 설계·제조·장비·클라우드 등 밸류체인 전반을 포괄하는 하드웨어 기업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리스크 프로필을 제공한다. 팔란티어처럼 밸류에이션이 앞서 달린 종목은 향후 실적이 주가를 따라잡을 때까지 긴 조정 국면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위에서 언급한 다섯 기업은 견조한 수요와 기술 진입장벽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AI 관련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투자자라면 팔란티어보다는 엔비디아·브로드컴·TSMC·ASML·알파벳에 우선순위를 두는 전략이 합리적이라 판단된다.
※ 투자 판단에 대한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