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 달러 강세…파운드·엔화 혼조세

[달러 인덱스 상승] 미국 달러화가 DXY 지수 기준으로 0.22% 오르며 주요 6개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이는 미국 국채(T-note미 재무부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이 투자 자금을 달러 자산으로 끌어들인 결과다.

2025년 9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강세는 영국 8월 정부 차입 규모가 예상치를 웃돌며 영국 파운드화가 2주 만에 최저치로 밀린 점도 뒷받침했다. 다만 장중 초강세 이후,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올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발언하자 달러는 고점에서 일부 후퇴했다.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도 달러에 부담을 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한다는 보도, 그리고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이 직을 유지한 채 연준 이사로 임명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달러 자산 이탈 가능성이 제기됐다.


FOMC·ECB 정책 기대 시장은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 91%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카슈카리 총재는 이번 주 25bp 인하 결정에 지지를 표명했고, 연내 추가 두 차례 인하를 ‘연필로 적어두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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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달러(EUR/USD)는 0.25% 하락했다. 독일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2.2% 급락하며 15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 디플레이션 우려가 유로 약세로 이어졌다. 독일 정부가 4분기 국채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0% 늘려 인프라·국방 지출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점도 부담이다.

ECB 내부 발언은 엇갈렸다. 마리오 센테노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는 “유로존 성장률이 잠재치보다 낮고 물가상승률도 목표를 밑돌 우려가 크다”며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마덜린 뮐러 에스토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은 다소 완화적이며 금리 인하를 더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스왑시장은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2%로만 보고 있어, 연준과 ECB의 정책 디버전스가 유로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


엔화·일본 통화정책 달러/엔(USD/JPY)은 0.08% 하락(엔화 강세)했다. 일본은행(BOJ)연간 3,300억 엔 규모의 ETF 매각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며 통화긴축 신호를 준 것이 엔화 지지로 작용했다. 다만 BOJ는 0.50% 정책금리를 7대2로 동결했고,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유지했다.

일본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해 예상치 2.8%를 하회, 10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3.3%로 둔화됐다. 금리 동결과 물가 둔화를 감안하면 BOJ의 ‘조심스러운 긴축’은 단계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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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LDP(자민당) 총재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재정 확대보다는 건전 재정 노선이 강화될 가능성도 엔화 강세에 일조했다.


금·은 등 귀금속 시장 12월물 금 선물은 0.42%(15.40달러) 오른 1,000온스당 3,681.80달러, 12월물 은은 1.17%(0.492달러) 상승했다. 연준과 ECB의 비둘기파적 코멘트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겨 귀금속을 지지했다.

다만 달러 강세와 글로벌 국채 금리 상승은 금·은 가격 상승폭을 제한했다. 주식시장 강세로 안전자산 수요가 다소 줄었고, 앞서 언급한 뮐러 총재의 매파적 발언도 금리에 추가 하락 여지를 시사해 금 가격에 부담을 줬다.

정치·지정학 리스크가 안전자산 선호를 유지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개입, 프랑스 프랑수아 바위루 총리의 불신임으로 인한 사임,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기사 시점에서 임시총리 사퇴 등 불확실성이 금값 바닥을 지지하고 있다.

ETF(상장지수펀드) 자금도 꾸준히 유입돼 금 ETF 보유량은 2년 3개월 만의 최고치, 은 ETF는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용어·배경 설명

달러 인덱스(DXY)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통화를 가중 평균해 산출하는 지수로, 달러의 전반적 강세·약세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T-note는 만기 2~10년 사이의 미국 재무부 중기 국채를 의미하며, 글로벌 자금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금리 벤치마크다. 수익률이 오르면 해당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 통상 달러화는 강세를 보인다.

미국 연방기금금리는 연준(Fed)이 조절하는 초단기 시장금리로, 인상·인하는 전 세계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중요한 정책 신호로 간주된다.


전문가 시각·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올해 추가 인하 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하고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2회 인하는 다소 과도할 수 있다. 반면 ECB는 더 이상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내부 의견이 커, 달러-유로 금리차 확대가 달러 강세를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다.

금 시장은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 하락이 멈출 경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연준의 통화정책뿐 아니라 미국·독일 국채 실질금리의 방향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외환시장의 초점이 중앙은행 독립성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이동한 만큼, 달러 지수는 105선을 중심으로 변동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건전 재정 노선을 선호하는 일본 정치권 변동, 독일의 적극적 재정 확장 등이 혼조 요인으로 작용해 엔화 및 유로화의 단기 반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