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가격이 급락하며 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9일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12월물 아라비카 커피(KCZ25)는 전일 대비 -14.35센트(-3.77%) 하락한 채 마감됐고, 11월물 로부스타 커피(RMX25) 역시 -312달러(-7.02%) 밀리면서 약세를 보였다.
2025년 9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하원의 초당적 의원들이 커피 제품에 대한 관세를 전면 면제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 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브라질 등 주요 산지에서 들여오는 커피 원두에 부과된 50% 관세가 사라져 미국 내 수급 구조가 대폭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
“브라질 커피에 대한 고율 관세가 해제되면, 이미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ICE 인증 재고가 단숨에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트레이더들의 중론이다.
➊ 50% 관세와 재고 감소, 그리고 가격 지지 요인
현재 미국은 브라질산 커피 원두에 5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로 인해 ICE 모니터링 아라비카 재고는 9월 19일 16.75개월 만의 최저치인 654,224포대까지 감소했고, 로부스타 재고도 6,464로트로 1.75개월 만의 저점에 근접했다. 약 미국 원두 수입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브라질산 물량이 관세로 묶이면서, 유통업체들은 신규 계약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왔다.
➋ 베트남 ‘풍년’ 전망이 불러온 추가 하락 압력
베트남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26 시즌 베트남 로부스타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176만 톤(2,940만 포대)으로 4년 만의 최고치가 예상된다. 아울러 2025년 1~8월 누적 수출은 전년 대비 +7.8% 늘어난 114만 1,000톤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증산·증수출 소식은 이미 약세장이던 커피 가격에 추가 부담을 줬다.
➌ 9월 중순까지 이어진 브라질 가뭄·라니냐 우려
지난 9월 13일 주간 기준,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 주(最大 아라비카 산지)는 강수량 ‘0’을 기록했다고 민간 기상업체 소마르(Somar Meteorologia)가 전했다. 이에 따라 9월 16일에는 12월물 아라비카가 계약 고가, 근월물(U25) 아라비카가 7개월 최고치를 각각 경신했으며, 로부스타 역시 3주 신고점을 터치했다. NOAA(미해양대기청)는 10~12월 남반구에 라니냐 형성 확률을 71%로 제시했는데, 라니냐는 브라질에 ‘극심한 건조’를 동반해 2026/27 수확량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상방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➍ 브라질 수확·수출 동향
브라질 국립공급공사(Conab)는 9월 4일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전망치를 3,700만 포대에서 3,520만 포대(-4.9%)로 하향 조정했다. 총 커피 생산량도 5,570만 → 5,520만 포대(-0.9%)로 축소됐다. 또 브라질 무역부에 따르면 2025년 7월 원두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4% 감소한 16만 1,000톤에 머물렀다. 수출업체협회 Cecafe 역시 같은 달 그린빈(생두) 수출이 -28% 줄어든 240만 포대였다고 밝혔다.
한편 브라질 최대 협동조합 Cooxupé는 9월 12일 기준 조합원들의 수확 진행률이 98.9%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수확 압력’은 단기적으로 가격을 누르는 요인이지만, 관세가 유지되는 한 실제 미국 이동 물량은 제한적일 수 있다.
➎ 글로벌 수급 전망과 투자자 관심사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2025/26 글로벌 생산을 1억 7,868만 포대(+2.5% y/y)로 제시하면서도, 아라비카 생산은 -1.7% 줄고 로부스타는 +7.9% 늘어 품종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기말재고는 2,282만 포대(+4.9%)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스위스 무역사 볼카페(Volcafe)는 아라비카만 놓고 보면 2025/26 시즌 -850만 포대 부족으로 5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아라비카종은 고지대·저온 환경에서 재배돼 풍미가 뛰어나고, 로부스타종은 저지대·고온에서 잘 자라 카페인이 높다. 전자는 주로 프리미엄 커피에, 후자는 인스턴트·블렌드용으로 사용된다.
➏ 법안 통과 시나리오: 가격·무역·소비 구조 변화
현재 미 의회에서 검토 중인 ‘커피 관세 전면 면제 법안’이 실제 통과될 경우, 미국 내 로스팅 업체와 유통업체는 브라질 물량을 저가로 대량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ICE 재고가 빠르게 회복돼 선물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관세 해제 → 소비 증가 → 재고 감소의 순환 구조가 형성돼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게 시장 분석가들의 중론이다.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 필자인 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증권·선물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