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선물가 반등… 브라질 공급 확대 속 주간 낙폭 일부 만회

국제 설탕 선물가격이 19일(현지시간) 소폭 상승 마감했다. 10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원료설탕) #11(SBV25)은 전일 대비 0.08센트(+0.52%) 오른 파운드당 15.44센트에, 12월 런던 ICE 백설탕 #5(SWZ25)는 1.10달러(+0.24%) 상승한 톤당 462.60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일 뉴욕·런던 시장에서 각각 4.25년·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던 급락분을 일부 되돌린 흐름이다. 그러나 브라질의 공급 확대가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는 근본적인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2025년 9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는 8월 하순(8월 16~31일)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의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18% 증가한 387만2,000톤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중 설탕 생산 비중은 54.20%로 작년 48.78%에서 높아졌다. 다만 2025/26연도 누적(4~8월) 생산은 2,675만8,000톤으로 1.9% 감소해 긴 호흡에서는 공급 증가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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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ucden(프랑스계 설탕 트레이더)은 인도가 2025/26연도에 400만 톤의 설탕을 에탄올로 전환(바이오연료화)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는 당초 기대보다 적어 인도 설탕업체들이 최대 400만 톤을 수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도는 세계 2위 생산국으로, 추가 물량 유입 전망은 가격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 6개월간 이어진 약세장과 ‘공포의 쇼트 포지션’

브라질 업체들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을 우선시하면서 최근 6개월간 시장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분석업체 코브릭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건조한 기후 탓에 수확한 사탕수수의 당도가 높아 밀들은 설탕 생산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 눈여겨보는 또 다른 변수는 투기적 순매도 잔고다. 9월 9일 주간 COT(Commitment of Traders)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 순숏 포지션은 18만2,608계약으로 약 6년 만의 최대 규모다. 대규모 숏 커버링이 발생할 경우 단기 급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상존한다.

▶ 글로벌 수급 전망 — 다소 줄어든 적자, 그러나 여전히 공급 우위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발표에서 2025/26연도 세계 시장이 23만1,000톤 부족해 6년 연속 수급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024/25연도의 488만 톤 적자에 비하면 크게 개선됐다. ISO는 2025/26 생산 1억8,060만 톤(+3.3%), 소비 1억8,080만 톤(+0.3%)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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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정부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도 8월 19일 2025/26 생산 전망치를 4,450만 톤(−3.1%)으로 기존 예상(4,590만 톤)보다 낮췄다. 앞서 7월 보고서에서는 2024/25 생산이 4,411만8,000톤(−3.4%)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가뭄·고온으로 인한 수량 감소 탓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 과잉 전망은 여전히 가격을 누르고 있다. 상품 트레이더 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연도에 750만 톤의 세계 잉여를 예상해 최근 8년 가운데 최대 초과공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보고서에서 2025/26 생산을 1억8,931만8,000톤(+4.7%)으로, 재고를 4,118만8,000톤(+7.5%)으로 전망했다.

▶ 인도·태국 — 풍부한 우기와 재배면적 확대

인도 기상청(IMD)은 9월 18일 기준 몬순 강수량이 875.3mm, 평년 대비 8% 많다고 밝혔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합(NFCSF)은 6월 2일 2025/26 생산이 3,490만 톤(+19%)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인도설탕제조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 생산 2,620만 톤(5년 만의 최저) 대비 큰 폭의 증가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생산이 1,000만 톤(+14%)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USDA 외국농업국(FAS)은 2025/26년 태국 생산이 1,030만 톤(+2%)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 내다본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USDA FAS 예측치 — 브라질 4,470만 톤(+2.3%), 인도 3,530만 톤(+25%), 태국 1,030만 톤(+2%)

로, 주요 3개국이 모두 공급을 늘릴 경우 가격 하단이 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 참고: 용어 해설

  • COT 보고서 —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매주 발표하는 포지션 통계로, 펀드·상업·개인 등 시장 참여자의 매수·매도 잔고를 파악할 수 있다.
  • Unica — 브라질 사탕수수 및 에탄올 산업협회로, 중남부 지역 생산 데이터를 제공한다.
  • ISO — 국제설탕기구(International Sugar Organization)로, 글로벌 설탕 통계를 관장한다.
  • Conab — 브라질 국가공급공사, 농업 생산량·재고 등을 전망한다.

▶ 기자 시각 — 단기 반등 vs 중장기 공급 부담

대규모 순매도 잔고에 따른 숏 커버링 가능성, 브라질 누적 생산 감소 등은 단기 저가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 그러나 ISO·USDA·Czarnikow 등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중·장기 공급 과잉 전망이 해소되지 않는 한 추세적 반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는 브라질 우기 강수 패턴, 인도의 수출 정책, 펀드 포지션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기사를 작성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보도 시점 기준으로 관련 선물·주식에 직·간접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을 구성하지 않는다.